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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제7편 - 우중 건텡을 둘러본 후 수라데로 이동해 치카소 폭포를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4. 25. 20:35

2018년 3월 4일 월요일,

펄라부한 라투와 우중 건텡 여행 5일차입니다.


우중 건텡에 도착해 새끼 거북이 방생 모습을 구경한 후 실비아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보냈어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혼자 악어 비치(Pantai Cibuaya)와 민박집 주변으로 산책을 나섭니다. 별로 관광객이 없고 조용한 비치로 생각했으나 학생들 몇 명이 엠티라도 온 것처럼 우루루 아침 산책을 나서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더군요. 악어 비치는 그리 크지는 않았고 모래도 약간 굵은 편이예요. 쓰레기는 아니지만 부유물들이 떠밀려와 비치에 쌓여있다 보니 약간 지저분해 보이더군요. 그래도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전형적인 어촌 마을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비아 민박집 주인 아줌마에게 아침 식사를 주문합니다. 메뉴를 고를 수 있는게 아니고 나시고랭만 준비 가능하다네요. 특별히 계란 후라이를 하나씩 올려서 한그릇에 15,000루피아라고 하더군요. 민박집 슈퍼에서 생수 두 병을 챙겨와 우장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서 모두 4만 루피아를 드렸어요.



아침 식사 후에 다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짐을 챙겨서 오전 10시 경에 실비아 민박집 주인 아줌마와 작별 인사를 나눕니다. 다음에 집사람과 함께 이 곳 우중 건텡에 다시 오게되면 이 곳에서 묵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떠나기에 앞서 아줌마가 집 근처에 있는 넓은 땅을 살 생각없냐고 다시 물어보더군요. 어젯밤에 두리안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아줌마가 제의한 건데 제가 집사람과 상의해 보고 오늘 아침에 대답해 주기로 했거든요. ㅎㅎ 


가로와 세로 각각 200미터 길이, 즉 4만 평방미터 넓은 땅인데 겨우 1억 루피아(약 800만원)에 살 수 있다네요. 여기에다 민박집 같은거 지으면 자기가 관리해 주고 수익을 나누자는 투자 제의가 들어왔던 거지요. 집사람에게 물어봐도 제 생각과 같더군요. 땅을 사고 건물을 짓고 하는데 큰 돈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이 곳에 다시 올 기회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또한 아직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다 보니 투자 대비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아줌마에게 정중히 거절 의사를 전달합니다. 아줌마는 제게서 땅이라도 사겠다는 긍정적인 답을 기대했으나 결국 아쉬움이 남는가 봅니다. 다음에라도 생각 있으면 연락하라기에 이 곳 실비아 민박집 전화번호가 사진에 담겨있으니 꼭 연락하겠다고 한 후 작별을 고합니다.



우중 건텡을 떠나 다음 목적지인 수라데(Surade)로 가기에 앞서 우중 건텡 중심가와 항구를 잠시 둘러보기로 합니다. 수라데는 어제 만났던 현장실습 학생들이 소개한 도시로서 수카부미(Sukabumi)까지 가는 시외버스를 탈 수 있는 곳이랍니다. 제가 오늘 우장이 모는 차를 타고 수라데까지 가서 우장을 펄라부한 라투로 돌려보내고, 나 혼자서 수라데에서 1박을 한 다음 내일 수카부미를 거쳐 반둥까지 돌아가려는 생각인거예요. 그러다 보니 오늘 시간 여유가 많아 우중 건텡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려는 거랍니다.


우중 건텡 마을은 조용하기만 하네요. 인적이 드문 편이고 항구에도 많은 배들이 정박되어 있을 뿐 돌아다니는 배들은 거의 없다보니 정적만이 감도는 분위기입니다.



구글 지도를 살펴보니 곶부리 쪽에 두 개의 비치가 있는 걸로 나오더군요. 아마 멋진 풍광이 숨어있을 것만 같기에 우장에게 항구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한 다음 걸어서 곶부리 쪽으로 향합니다. 차량이 충분히 다닐 정도의 넓은 길이 나 있으나 좌우는 마치 정글을 연상케 하는 듯 수풀과 나무가 우거져 있더군요. 조금 걸어가다가 다시 되돌아가서 우장이 모는 차를 타고 돌아볼까 생각하다가 기왕 여기까지 온 거 끝까지 가보자는 심산으로 계속 혼자 걸어들어가 봅니다. 


역시나 곶부리 근처에 갈 수록 작고 예쁜 비치가 나오고 느낌상 바닷물도 더 맑아보이더군요. 민가도 나오기에 바다 낚시를 나가려는 주인장과 잠시 얘기를 나누며 휴식을 취합니다. 제게서 아무런 연락이 없자 우장이 SNS 메시지를 보내오더군요. 차가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다면서 위치를 알려주니 차를 몰고 제가 있는 곳까지 찾아오더군요. 편하게 돌아갈 수 있게되어 다행입니다.  



우중 건텡 항구와 비치를 구경한 다음 오전 11시 반경에 수라데(Surade)를 향해 출발합니다. 우중 건텡에서 수라데까지는 23.4 키로인데 도로 사정이 좋지않은 관계로 약 40분 정도 걸린거 같아요.


그런데 수라데에 도착해 보니 도시라기 보다는 도로를 중심으로 좌우에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약간 큰 마을에 불과하더군요. 이 곳 수라데에서 우장을 펄라부한 라투로 떠나보내고 내가 혼자 1박을 할 예정이었는데 고민을 하게 되는 상황이랍니다.


어떻게 할지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우선 이 곳 수라데에서 유일한 볼거리인 치카소 폭포(Curug Cikaso)를 구경하기로 합니다. 치카소 폭포가 있는 입구 마을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하고 메뉴를 보니 선택의 폭이 크지 않더군요. 우장과 함께 미고랭으로 점심 식사를 주문하고서 두 개의 음료수와 함께 5만 루피아를 지불합니다.



이 곳 마을에서 치카소 폭포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더군요. 보트를 타면 2~3분이면 갈 수 있는데 입장료를 합쳐 6만 5천 루피아를 내야하고, 도보로 가게 되는 경우에는 10분 정도 걸리고 1만 5천 루피아만 내면 된다더군요. 우장과 함께 걸어서 가보기로 하고 주차료 1만 루피아를 추가로 지불하고서 치카소 폭포를 향해 걸어갑니다. 도보로 가는 길은 이정표가 없는 데다가 길 구분이 명확하지 않더군요. 그래도 보트가 가는 방향으로 강변에 나 있는 길과 논길을 번갈아 약 10분 정도 걷다보니 폭포에 도착하더군요. 



폭포 입구에서 나이드신 할아버지께서 북 비슷한 악기를 연주하고 계시더군요. 여기에는 관광객들도 그리 없는 곳인데 하면서 갖고 있던 소액권을 모으니 3천 루피아가 되기에 모두 드렸어요. 그냥 구걸을 하시는 거였으면 그냥 떠났을 건데 악기로 연주 하시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함께 기념 사진을 남겨봤네요. ㅎㅎ



폭포 입구에서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을 잠시 구경하게 되었어요.

할아버지께서 보트를 탈거냐고 묻기에 가격을 물어보니 2만 루피아라 하더군요. 편도 가격이기는 하나 2만 루피아이면 저렴한 편이라서 우장과 함께 보트를 타고 선착장으로 가게 되었어요. 손자가 하도 개구쟁이 처럼 배안에서 재밌는 제스쳐를 취하기에 선착장에 도착해 별도로 1만 루피아를 용돈으로 건네주니 끝까지 우스꽝 스러운 제스쳐를 보여주더군요.



치카소 폭포 구경을 마쳤으니 이제 우장에게 내가 어떻게 할지 결정 사항을 알려줘야 할 상황입니다. 내가 이 곳 수라데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면 내일 수카부미를 거쳐 반둥까지 가는 일정이 너무 길어져서 불편할 것 같으니 나를 수카부미까지 태워다 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우장은 내가 오늘까지 차를 렌트한 거라 내가 원하면 어디든 데려다 주겠다고 하더군요. 


구글 지도를 살펴보니 수라데에서 수카부미로 가는 지름길이나 펄라부한 라투로 가다가 수카부미로 가는 주요 도로를 이용하는 거랑 시간 차이가 거의 안나더군요. 우장에게 물어보니 지름길은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네요. 지금 수카부미로 가겠다면 어느 길로 갈 생각인가 물어보니 조금 거리는 멀어도 도로 상태가 좋은 길을 택할 거라고 하기에 그러면 일단 펄라부한 라투 방향으로 이동하자고 전합니다. 펄라부한 라투 근처까지 가서 수카부미로 갈지 아니면 그냥 펄라부한 라투에서 하룻밤을 더 자고 내일 혼자서 수카부미를 거쳐 반둥으로 이동할지는 가는 도중에 생각을 해보겠다고 한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