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펄라부한라투|우중건텡

[인도네시아] 제5편 - 펄라부한 라투를 출발해 5시간 걸려 우중 건텡에 도착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4. 25. 11:19

2018년 3월 4일 일요일,

펄라부한 라투와 우중 건텡 여행 4일차입니다.


어제 오후에 1백만 루피아를 내고 선상 밤낚시에 도전했으나 겨우 40센티 정도 크기의 물고기 한마리를 잡고는 오늘 아침 7시경에 쓸쓸히 호텔에 돌아와 부족한 잠을 잠시 청합니다. 

오전 8시 반경에 호텔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아침 식사를 한 다음 테이블에 1만 루피아를 팁으로 올려놓고 객실에 돌아와 우중 건텡(Ujung Genteng)으로 출발할 준비를 합니다. 어제 호텔 매니저인 이이스에게 150만 루피아를 주고 1박 2일간 우중 건텡에 다녀오는 차량 렌트를 예약했는데 오늘 아침 9시에 출발하기로 했거든요.

객실에는 친절한 직원 아줌마를 위해 1만 루피아를 팁으로 올려놓습니다. 많은 팁을 드리고 싶지만 기대 심리를 높여놓으면 다른 여행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적으나마 성의 표시만 하는 거예요.



거의 9시에 맞춰 리셉션에서 체크 아웃을 하고 기다렸으나 오늘 차를 운전할 우장이 10여분 늦게서야 나오더군요. 어제 밤 낚시로 많이 피곤했을 터인데 오늘 또 몇 시간 차를 몰고서 운전을 해야하는 터라 조금 안쓰러운 생각도 들더군요. 매니저 이이스와 작별 인사를 하고는 오전 9시 15분경에 호텔을 출발합니다.



 호텔 라구사를 출발한 지 10여분도 채 안되어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네요. 승용차 뒷 타이어 하나가 평크가 난거랍니다. 도로 가에 주차해 놓고서 우장이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하는 동안에 혼자서 근처 길가에서 파는 두리안(Durian) 과일가게에 들립니다. 처음 가격을 물어보니 두리안 한 통에 8만 루피아라 부르기에 한 통을 그 자리에서 먹어치운 후 우장을 위해 한 통을 더 사려고 하니 주인장이 한 통에 5만 루피아씩 해서 모두 10만 루피아만 내면 된다네요. 아마 처음에 외국인 가격으로 불렀다가 인도네시아 말도 좀 하는 데다가 다른 로컬 손님들도 있고 하니 다시 정상 가격으로 고쳐 받은 모양입니다. 사실 한 통에 8만 루피아라 해도 반둥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서 그렇게 지불하려고 했는데 두 통에 10만 루피아를 내고 사게 되었으니 뿌듯하네요.



두리안을 한 통 사 들고서 우장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니 이미 스페어 타이어 교체를 끝내고서 쉬고 있더군요.

스페어 타이어를 달고서 우중 건텡까지 몇 시간 거리를 이동할 수가 없기 때문에 펄라부한 라투 시내를 조금 벗어나는 곳에 있는 수리 센터에 들러 타이어 수리를 맡깁니다. 이 곳 차량의 타이어는 한국과는 달리 자전거 타이어 처럼 내부에 튜브가 들어가 있는 타이어 형태이더군요. 그러다 보니 다시 튜브를 파는 가게에 가서 새 튜브를 사가지고 와야만 펑크 난 타이어 수리를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이랍니다. 


수리 센터에서 10여분 걸려 타이어 수리를 끝낸 후에 우장이 이를 받아 스페어 타이어를 빼낸 자리에 직접 갈아 끼우더군요. 우중 건텡까지 장거리 이동 전에 벌써부터 고생을 많이 한 우장을 위해 근처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 물 그리고 빵을 5만 루피아 어치 정도 구입해 우장에게 건네니 고마워 하네요.



오늘 우중 건텡으로 가는 도중에 큰 사원도 하나 구경하고, 유명한 폭포들도 구경하고, 게오 파크(Geo Park)도 구경할 예정이었으나 타이어 펑크에다가 날도 무덥고 해서 큰 사원 하나는 그냥 패스하기로 합니다. 사원 구경을 하려면 산을 조금 걸어 올라가야 한다기에 이 곳은 다음에 집사람과 함께 펄라부한 라투에 다시 여행을 오게되면 꼭 들리자고 당부를 하고 이번에는 그냥 패스하자고 한거지요.


우중 건텡으로 향하면서 중간 중간에 뷰가 좋은 곳에서는 잠시 차에서 내려 조망을 하기도 하면서 약 1시간 정도 이동하다 큰 폭포를 구경하게 되었어요. 차 안에서도 구경할 수 있는 폭포이지만 우장이 잠시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혼자 걸어가 구경을 하고 다시 돌아옵니다. 



폭포 구경을 하고 우장이 있는 곳에 돌아오니 두리안을 파는 트럭이 와서 멈춰서더군요. 가격을 물어보니 1개에 3만 루피아 이더군요. 조금 전에 펄라부한 라투에서 산 두리안이 싸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싼게 아니었나 봅니다. 더군다나 우장이 가격 흥정을 해서 크고 맛좋은 두리안 두 통을 골라 5만 루피아에 사게 된거예요. 그 중에서 먹음직 스러운 한 통을 갈라 우장과 둘이서 나눠먹고, 나머지 한 통은 펄라부한 라투에서 산 다른 한 통과 함께 뒷좌석에 싣고서 폭포를 떠납니다.



얼마 가지 않아 또 다른 폭포가 있다면서 구경할거냐고 하더군요. 저야 마다할게 아니기 때문에 주자창에 차를 세워놓고 우장과 함께 폭포를 보러 갑니다. 조금 전에 구경한 폭포에서 흘러내린 물들이 얼마 안가서 새로운 폭포가 되어 흘러 내리는 곳이더군요. 폭포 규모와 생김새 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네요. 폭포의 뷰 포인트가 몇 군데 있기에 혼자 여기 저기 다니면서 구경하고 사진에도 남겨봅니다.



두 번째 폭포를 구경한 다음 다시 3~40분 정도 이동하니 이번에는 비치가 하나 나타나네요. 비치 입구에 게오 파크(Geo Park)라고 적혀있던데 여기가 바로 매니저 이이스가 얘기한 그 게오 파크인가 봅니다. 수카부미(Sukabumi) 지역에 여러 곳의 게오 파크가 있는데 여기도 그 게오 파크 중의 하나이더군요. 정식 이름은 게오파크 칠레뚜(Geo Park Ciletuh) 입니다. 비치가 길고 모래 역시 부드러운 편이나 바닷물이 흙탕물 색깔인 데다가 별로 깨끗한 편이 아니더군요. 그래서인지 관광객들이 그리 많이 찾지 않는 한산한 곳이네요. 여행 비수기이거나 아니면 이 곳까지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비치 오른쪽 끝에는 또 다른 폭포가 보이는데 너무 멀어서 그냥 찾아가는 걸 포기합니다. 날씨도 덥고 햇살도 따갑게 내리쬐는 터라 혼자 잠시 비치에서 파노라마 사진을 찍은 후 허겁지겁 주차장으로 되돌아 왔네요.



게오 파크를 떠나 우중 건텡으로 향하는 데 왼쪽 편으로 저 멀리 제법 규모가 큰 폭포가 보이네요. 이 곳 주변에 폭포가 다수 있는것 같네요. 우중 건텡까지 갈 길이 바쁜 터라 저 폭포 역시 그냥 패스하기로 합니다.

우중 건텡이 가까워 지자 도로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구간도 나오더군요. 펄라부한 라투를 떠난 지 5시간 정도 지난 오후 3시경에 드디어 우중 건텡에 있는 터틀 비치(Turtle Beach)에 도착했어요.

오늘 하룻밤을 묵을 숙소를 잡으려 우장이 추천하는 데를 찾아가게 되었는데 마침 바로 근처에 거북이 박물관 같은 곳이 보이기에 먼저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입장료는 1인당 1만 루피아이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이 곳은 거북이 박물관이 아니라 비치 모래 구덩이 속에서 갓 태어난 거북이 새끼들이 다른 짐승의 먹이가 되지 않도록 일정 기간 사육실에서 키운 다음 자생력을 가졌을 시기에 이를 방생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일종의 거북이 보호 센터이더군요.



새끼 거북이를 사육하는 곳을 구경한 다음 이 곳 거북이 보호 센터와 연결된 비치로 나가 잠시 구경을 합니다. 이 곳 센터를 통하지 않고는 관광객들의 출입이 통제가 되는 곳이다 보니 비치도 깨끗하고 모래도 부드럽고 아주 좋네요. 밤이 되면 비치로 큰 거북이가 비치로 기어나와 알을 낳거나 밤을 보낸다고 하니 기대가 되기 시작하네요. 

 


잠시 비치 구경을 마치고 다시 거북이 보호 센터로 돌아오니 실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임시 근무하는 여대생 두 명이 저를 반겨주더군요. 여기서 두 달간 거북이 새끼 보호 및 관리 업무를 지원하고 학교에 돌아가면 학점을 받게되는 그런 현장 실습 프로그램에 참여중이라고 하네요. 한국 음악을 좋아하고 한국 드라마를 유투브를 통해 가끔 즐긴다고 하며, 가벼운 인삿말 정도는 한국어로 가능 하기에 잠시 한국어와 인도네시아어를 섞어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배우고 싶어하는 한국어 문법을 물어보기에 제가 가르쳐 주기도 했구요.

 


나중에 5시에 이 곳 센터를 다시 찾아오면 새끼 거북이 방생 장면을 구경할 수 있다기에 학생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고 우장과 함께 근처 식당을 찾아나섭니다. 아직 제대로 된 점심 식사를 안했거든요. 점심 식사라기에는 늦은 감이 있고 저녁 식사라고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는 어정쩡한 식사를 하려는 거예요.

 그런데 이 곳 우중 건텡에서는 그럴싸한 레스토랑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더군요. 접근성이 떨어져 여행객들이 많이 찾지않기 때문인가 봅니다.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니 다행히 식당을 겸하면서 민박집(인도네시아어로 Pondok 이라 부름)을 운영하는 곳이 보이기에 들어가 냉장고에 든 생선을 세 마리 고른 후 양념 생선구이로 주문합니다.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에 잠시 식당 주변을 구경하기도 하고, 두 사람이 함께 이용 가능한 객실이 있나 둘러보며 가격을 알아봤으나 매트리스 두 개에다 선풍기 하나 달려있는 객실이 35만 루피아를 부르기에 나중에 다른 민박집들도 둘러본 후에 가성비를 따져보고 결정하기로 합니다.



양념을 발라 구워나온 생선들이 모두 맛있네요. 생선 세 마리 무게가 1키로 나가기에 13만 루피아에 가격 흥정했고, 두 사람이 먹을 밥과 음료수 등을 주문했기에 모두 합쳐 15만 루피아를 계산했어요. 저는 따로 음료수를 주문하지 않고 펄라부한 라투에서 미리 페트병에 담아 온 맥주를 마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