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뿌뜨리섬(Pulau Putri)

[인도네시아] 제4편-여러 마리의 코모도를 구경한 다음 썬셋 크루즈를 즐기다

민지짱여행짱 2018. 4. 18. 17:20

2018년 3월 24일 토요일,

뿔라우 서리부에 있는 뿌뜨리섬 가족 여행 2일차입니다.


오전 10시 조금 넘어 뿌뜨리 섬에 도착해 객실에서 두어 시간 휴식을 취한 후에 풀보드 패키지에 포함된 점심 식사를 하러 나섭니다. 오늘 점심부터 시작해 내일 점심까지 4끼 식사가 무료로 제공이 된답니다.

날씨가 약간 흐린 편이지만 햇살이 구름 사이로 내비칠 때의 바다 색깔은 정말로 예술이더군요.



레스토랑은 선착장 바로 옆에 위치한 수상 건물에 자리잡고 있네요. 사방이 확 트인 건물에 지붕만 위치해 있는 식이라 어느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든 시원한 바닷 바람과 더불어 깨끗한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가 있더군요. 이 곳 섬에 들어온 사람들이 모두 풀보드 패키지로 온 터라 별도로 객실 번호나 인원 수를 체크하지는 않아요. 그냥 들어가 아무데나 자리잡고 앉아 접시에 음식을 담아오면 된답니다. 식당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음료수가 있지만 냉장고에 든 캔 맥주나 음료수는 명시된 가격을 나중에 지불해야 하네요. 냉장고 안을 살펴봤으나 맥주가 안보이기에 직원에게 물어보니 지금은 없고 나중에 저녁에 채워넣을 거랍니다.



점심 식사 후에 레스토랑 바로 옆에 붙어있는 철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수중 아쿠아리룸이 나타나네요. 별도의 비용 지불없이 언제든지 이 곳 아쿠아리움은 구경할 수가 있는 곳이랍니다. 수중 터널 식으로 되어 있는데 예쁜 산호들과 다양한 종류의 열대 물고기들을 구경할 수가 있어 좋더군요. 따로 스노클링을 안해도 될 정도로 볼거리가 많기에 천천히 두어번 왔다 갔다 하면서 구경합니다. 그러다가 예쁜 니모가 산호 속에서 노는 모습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네요.  



아쿠아리움에서 나와 천천히 산책삼아 바닷가를 따라 걸으며 뿌뜨리 섬을 한바퀴 둘러봅니다. 워터 슬라이드도 마련되어 있고 멋진 수영장도 갖추어져 있네요. 사방을 둘러보아도 섬 주변의 수심은 선착장 주변을 제외하고는 많이 얕아 보이는군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에게 더 없이 좋은 섬인거 같습니다. 



약 20분 정도 산책 후에 객실에 다시 돌아와서 곧바로 객실 앞 바다로 들어갑니다. 얕은 바다이기는 하나 산호들이 군데 군데 자리잡고 있고 그 주변에 작은 물고기들이 노는 모습들이 눈에 띄더군요. 수심이 너무 얕아 제가 100미터 정도 걸어나가도 깊이가 무릎 정도에 불과하더군요. 지금이 썰물 시간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뭏든 어른들이 수영을 즐길만한 곳은 아니고요, 그냥 맑고 깨끗한 바다를 걸으며 수중 산호나 작은 물고기들을 구경하기에는 좋은 조건이라 생각됩니다. 



객실 앞 바다에 들어가 30분 남짓 구경을 한 다음 객실에 다시 돌아왔어요. 오늘은 날씨가 조금 흐린 편이라서 스노클링이나 수영을 즐기기에는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냥 객실에서 쉬다가 오후 4시 반경에 큰 도마뱀인 코모도를 구경하러 나섭니다. 블로그를 뒤져보니 이 곳 뿌뜨리 섬에서 심심찮게 산책중에 코모도를 구경할 수 있다는 얘기가 많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5시에 썬셋 크루즈를 타게될 거라 그 이전에 잠시 섬 안쪽에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걷기로 한거예요. 아니나 다를까 조금 걷다보니 집사람이 저기 코모도가 있다면서 소리치기에 집사람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돌아보게 되었는데, 정말로 큰 코모도가 산책로에 웅크리고 있다가 우리 부부가 다가가자 잽싸게 숲 속으로 도망을 가더군요. 코모도가 뱉는 침에 맹독 성분이 있어 아주 위험하다는 글을 읽어본 터라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아주 조심스럽게 지켜본 거예요. 혹시라도 코모도가 우리를 향해 달려오면 잽싸게 도망칠 준비를 하고서요. ㅎㅎ


이후 짧은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펴보는데 여기 저기에서 코모도가 보이더군요. 약 20여분 사이에 모두 5마리나 되는 큰 코모도를 만날 수 있었답니다. 이 녀석들도 인기척을 느끼자 마자 도망을 가는 녀석들이 대부분인지라 도망가는 모습의 사진과 동영상을 겨우 찍을 수 있었네요. 아마 오후 늦은 시각에 이 녀석들도 먹을 거리를 찾아 어슬렁 거리나 봅니다. 리셉션에서 불과 십여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코모도가 보이는 걸로 봐서 이 곳 주변 숲 속에 이들의 은신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네요. 뿌뜨리 섬을 찾으시는 분들은 늦은 오후에 리셉션 옆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걸으신다면 쉽게 코모도를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리셉션 근처 바비큐 그릴 위에는 큰 물고기가 코코넛 껍질을 태운 숯불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고 있더군요. 아마도 오늘 저녁 식사 테이블에 오를 생선 구이로 여겨집니다. 갑자기 허기가 지기 시작하면서 저녁 식사가 기다려 지는 순간입니다.



오후 5시경에 선착장에 도착하니 이미 썬셋 크루즈가 대기해 있고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이 탑승해 있더군요. 오후 5시 출발로 예정되어 있는 터라 모두들 미리 자리를 잡고 있는데 우리 부부는 코모도를 구경하느라 조금 늦게 도착한 거지요. 그런데 직원이 우리 부부에게 선실 내가 아닌 선장실과 선두 갑판 사이에 앉도록 안내하면서 아주 좋은 자리라고 얘기하더군요. 선실 내에 이미 만석이라 제공한 자리인데 오히려 썬셋을 구경하기에 더 없이 좋은 자리에 앉게 된거예요. 

우리 바로 옆 자리에는 필리핀 출신의 선생님 커플이 앉게 되었는데 자카르타에서 여자는 영어 선생님, 그리고 남자는 수학 및 과학 선생으로 일을 하고 있다네요.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보니 썬셋 크루즈는 서서히 출발을 하네요.


크루저가 출발하자 선실 내에 있던 사람들이 우루루 밖으로 나와 선두 갑판 위 여기 저기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더군요. 자리를 확보 못한 사람들은 다시 선실로 되돌아 가구요. 보다 낭만적인 썬셋을 구경하려면 미리 선두 갑판 위에 퍼질러 앉거나 아니면 우리 부부처럼 선두 갑판과 선장실 사이 전망 좋은 위치에 자리를 잡으면 좋을 거예요.



날씨가 약간 흐린 탓에 붉은 노을이 지는 썬셋은 구경하진 못했지만 뿌뜨리 섬 주변에 있는 여러 작은 섬들을 편안히 구경할 수가 있었네요. 어떤 섬들은 비치가 아름답게 갖추어져 있던데 뿌뜨리 섬은 아쉽게도 비치가 없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주변 수심이 낮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1박 2일 일정으로 시간을 보내기엔 좋은 섬이라 생각됩니다. 별도의 스노클링 투어 없이도 예쁜 산호와 물고기들을 구경할 수 있으니깐요.


썬셋 크루즈를 다녀온 후 샤워를 하고서 한숨을 자는 바람에 저녁 8시경이 되어서야 레스토랑으로 저녁 식사를 하러 갑니다. 이미 대부분의 손님들은 식사를 끝내고서 객실로 돌아간 거 같고 일부 손님들이 식사 후 남아서 수다를 떨고 있는 정도이더군요. 우리 부부가 거의 마지막 손님이다 시피 한 터라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분들에게 조금 미안한 느낌이 들더군요. 우리 부부 때문에 일찍 라이브 음악을 끝마치지 못하고 늦은 시간까지 노래를 불러야 했으니깐요. 이미 생선 구이도 뼈만 앙상히 남은 상황이라 아쉬워 했는데 다행히도 직원이 새로운 생선으로 갖다놓아 주더군요.



서둘러 저녁 식사를 한 후 다시금 어둠이 내린 수중 아쿠아리움에 들러 산호와 물고기들을 구경합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아쿠아리움에서 니모를 비롯한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서둘러 저녁을 챙겨 먹는다고 맥주 마시는 걸 깜빡했네요. 리조트 내에 있는 자그마한 마트에 들러 캔맥주 두개와 안주용 과자를 사서 객실에 돌아와 뿌뜨리 섬에서의 조용한 밤을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