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뿌뜨리섬(Pulau Putri)

[인도네시아] 제2편-반둥에서 기차를 타고 자카르타에 도착해 집사람을 만나다

민지짱여행짱 2018. 4. 11. 23:08

2018년 3월 23일 금요일,

뿔라우 서리부에 있는 뿌뜨리 섬 가족여행 1일차입니다.


오늘 이 곳 반둥에서 혼자 기차를 타고 자카르타에 가서 집사람을 만나 호텔에서 1박을 한 후 내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뿔라우 서리부(Pulau Seribu)에 있는 뿌뜨리 섬(Pulau Putri) 여행을 하고서 25일 일요일 밤에 기차를 타고서 반둥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입니다. 


오전 11시 35분에 반둥역을 출발하는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오전 10시 45분경 아파트 로비에서 고카(Go-Car)를 호출했으나 10시 55분경에서야 차를 타고 이동할 수가 있었어요. 차량 정체만 없다면 15~20분이면 충분한 거리이지만 혹시 모를 정체가 있지 않을까 해서 맘을 졸였습니다만 이 시간대에는 다행히 정체가 없더군요. 11시 15분 경에 반둥 기차역에 도착해 무인 단말기(Kiosk)에서 예약 번호를 넣고서 티켓을 출력합니다.



아직 20분 남짓 시간이 남은 터라 기차를 타고 가면서 먹을 로띠오(Roti'O) 빵 몇 개와 음료수를 구입합니다.

이미 집에서 시원한 캔맥주 하나랑 안주용 김을 몇 개 챙겨왔기 때문에 이 정도면 자카르타까지 가는 동안에 먹고 마신 후 한숨 자게되면 3시간 15분여 지루한 시간의 절반은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옆 자리에 젊은 아가씨라도 앉으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 금방 자카르타에 도착하게 될 건데 이번에는 그런 행운도 찾아오지 않더군요. 열심히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중년이 넘었을 아줌마가 옆자리에 앉았는데 서로 방해를 주지 않도록 조용히 각자의 시간을 즐기며 기차를 타고 갑니다.

 


오후 3시경 반둥을 출발한 기차는 종착역인 자카르타 감비르(Gambir) 기차역에 도착합니다. 집사람이 챙겨오라고 한 짐들과 제가 2박 3일간의 자카르타와 뿌뜨리 섬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담은 자그마한 가방 하나만을 들고서 기차에서 내립니다. 집사람은 오늘 밤 자정을 넘긴 0시 25분에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예요. 며칠 전에 친구들과 함께 한국을 떠나 방콕 여행 중에 있는데 오늘 저녁에 친구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고 집사람은 혼자서 에어아시아 항공편으로 자카르타로 돌아오는 거랍니다. 


오늘 밤 숙박을 위해 이 곳 감비르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옐로 호텔 하모니(Yello Hotel Harmoni)을 예약해 놓았어요. 호텔로 가기에 앞서 감비르 역 주차장 한켠에 자리잡은 담리 버스 매표소에 가서 수카르노 하타 공항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가 몇 시에 있나 알아보니 밤 9시에 마지막 버스가 있다고 하네요.

승차 요금은 4만 루피아이고 이 곳에서 공항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린답니다. 이미 몇 번을 이용해 봐서 잘 아는 대중 교통편입니다만 밤 10시경에 공항에 도착해서 집사람을 만날 때 까지 약 2시간 반이나 기다려야 하는 터라 오늘 밤 공항까지 가는 교통편으로는 부적합한 걸로 판단을 내립니다. 



이 곳 감비르 역에서 옐로 호텔 하모니까지는 도보로도 이동 가능한 거리라 생각되지만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 아래를 걷기에는 무리입니다. 그랩(Grab)이나 고카(Go-Car) 차량을 부를 수 있으나 거리가 가까운 터라 그냥 근처에 있는 오젝(O-Jek)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고 가는 거지요. 이 곳은 기차역이다 보니 오젝 역시 가격이 그리 싸지는 않네요. 3만 루피아(2,400원 정도)를 부르기에 5천 루피아(약 400원) 정도 깎아봐야 뭐하겠나 싶어 그냥 그대로 주는 걸로 하고 오토바이 뒤에 올라탑니다. 그냥 지도 상의 거리하고 실제 교통편을 이용해서 이동하는 거리는 다르더군요. 일방 통행도 있고해서 약간 돌고 돌아 15분 정도 걸려 하리스(Harris) 호텔 입구에 내렸어요. 오토바이 운전자가 엘로 호텔 하모니를 잘 모르더군요. 옐로 호텔 하모니가 하리스 호텔 건물 뒤쪽에 자그맣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택시 기사에게 하리스 호텔로 가자고 해야 한다는 정보가 있었기에 오토바이 기사에게 하리스 호텔이라고 하고서 제대로 찾아 온거랍니다. 



호텔 리셉션은 7층에 있더군요. 처음엔 1층에 자그마한 안내 데스크 같은게 있기에 여기서 체크인을 하나 생각했는데 5분 정도 기다려도 직원이 나타날 생각을 안하더군요. 그제서야 이 곳 호텔의 리셉션은 7층에 있다는 것이 생각나더군요. 



그냥 엘리베이터를 타고서 7층까지는 별도의 액세스 카드 없이도 올라가면 됩니다. 리셉션 주변만 둘러봐도 무슨 카페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인테리어를 모던하게 잘 꾸며 놓았더군요. 체크인도 태블릿PC를 이용해서 모든 것을 처리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네요. 디파짓 30만 루피아를 신용카드 대신에 갖고 있던 현금으로 지불하고서 영수증을 받습니다. 이 영수증을 챙겨놓아야 내일 아침에 체크아웃 할 때에 디파짓을 돌려받을 수 있거든요. 모든 체크인 과정을 마치고 나니 직원이 깜빡했다는 듯이 그제서야 웰컴 드링크를 한 잔 따라 주더군요.



집사람이 새벽 1시경에라야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 그 때까지는 혼자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호텔 객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잠시 잠이 들었네요.


 오후 6시 반경에 하리스 호텔 로비가 있는 쪽으로 가다보니 2층에 몇 개의 식당이 보이네요. 이 건물은 하리스 호텔과 옐로 호텔 하모니만 있는게 아니라 자그마한 쇼핑 센터를 겸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2층에 있는 라차(Raa Cha)라는 태국식 수끼 및 바비큐 전문 식당에 들어가 고기 몇 접시와 야채, 버섯, 어묵 등이 담긴 작은 접시들을 몇 개 챙겨서 계산을 한 후 창가쪽 테이블에 앉았어요. 반둥에도 동일한 레스토랑이 있어 가본 적이 있기 때문에 주문 및 셀프 요리 시스템을 잘 알아요. 자그마한 불판 위에 고기들을 올려 비비큐를 직접 만들어 먹고, 똠양 수프에다 야채, 버섯, 어묵 등을 넣어 익힌 다음 매콤한 칠리와 마늘을 섞어 넣어 만든 소스에다 찍어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히답니다.  



저녁 식사 후에 다시 호텔 객실에 돌아와 시간을 보내다가 밤 11시가 거의 되어 갈 무렵 호텔 입구에서 고카(Go-Car)를 불러 타고서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합니다. 택시를 타게 되면 공항까지 보통 20만 루피아를 부르는 게 예사이기 때문에 저렴한 고카를 부른 거예요. 공교롭게도 호출을 수락한 차량 번호가 옐로 호텔 하모니 객실 번호랑 동일하더군요. 차량 정체가 거의 없는터라 45분 정도 걸려 공항에 도착했어요. 고페이(Go-Pay) 밸런스가 넉넉히 있어 처음 차량 호출시에 선결제된 89,000 루피아 이외에 두 번의 톨게이트 비용에 해당하는 16,000 루피아에다가 약간의 팁을 얹어 3만 루피아를 운전자에게 현금으로 드리니 고마워 하네요.



당초 자정을 조금 넘긴 0시 25분에 도착하는 걸로 예정된 항공편이 10여분 늦게 도착한 데다가 집사람 좌석이 뒷쪽 편에 위치해 있어 거의 새벽 1시를 넘겨 집사람을 만날 수 있었어요. 이제 서둘러 호텔로 돌아가야 하는데 택시를 탈까 생각하다가 앞서 공항까지 오는 도중에 고카 운전자가 알려준 대로 이 곳 공항에서도 고카 이용이 가능하다기에 호출을 하니 바로 수락이 되더군요. 요금은 85,000루피아로 나오네요. 운전자와 잠깐 전화 통화 후에 바로 옆 주차 빌딩 2층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을 타고서 시내로 이동합니다. 새벽 2시경에 호텔에 도착해 운전자에게 톨게이트 비용과 약간의 팁 포함해서 현금으로 12만 루피아를 드립니다. 고페이(Go-Pay) 밸런스가 조금 부족해 현금으로 내는 걸로 해서 호출했거든요. 시내에서 공항까지 왕복으로 택시를 이용했더라면 40만 루피아가 들었을 건데 고카를 이용함으로써 24만 루피아에 왕복할 수 있었네요.

새벽 2시경에 호텔에 도착하자 마자 샤워를 간단히 한 후 새벽 6시 반에 알람을 맞춰놓고서 잠자리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