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파당 | 부키팅기

[인도네시아] 제5편 - 뿐짜 라왕 전망대와 무꼬 무꼬에서 마닌자우 호수를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7. 11. 23. 20:37

2017년 10월 4일 수요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부 가족여행 4일차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추석 명절입니다. 이 곳 인도네시아에서는 추석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지만 아침 7시경(한국은 아침 9시경) 시골에 계신 부모님과 형제 친지들이 모여 차례를 마치자 마자 화상 통화로 연결해 차례상을 보면서 절을 두 번 하는 걸로 대신합니다.


투어가이드 조니가 오늘 아침에 정글 투어 가이드를 위해 슬라웨시 섬으로 떠나야 하는터라 더 이상 우리 부부를 안내하지 못하고 대신에 조니의 사촌이 오늘 하루 우리 부부를 마닌자우 호수(Lake Maninjau)로 안내하기로 되어 있어요. 

오전 8시 반경에 조니의 사촌(이름을 까먹었어요. 그냥 투어가이드라고 할께요)과 만나 마닌자우 호수로 향합니다. 약 30분 정도 산길을 타고 이동하다 어느 전망좋은 휴게소에 들러 커피와 쌍화차(Teh Telur)를 마시며 휴식을 취합니다. 인도네시아 현지 나이드신 아주머니들이 단체로 마닌자우 호수 구경을 가는 모양입니다. 옆 테이블에 모여앉아 차를 마시다가 우리 부부를 보고 반갑다고 인사하네요. 한국의 제주도에 한번 단체로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하시면서 번갈아 가며 우리 부부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시더군요. 졸지에 스타가 된 느낌입니다. ㅎㅎ






오전 10시경 마닌자우 호수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뿐짝 라왕(Puncak Lawang) 전망대에 도착했는데 낮게 깔린 구름 때문에 일부만 살짝 볼 수 있었고 곧 호수 전체를 운무가 감싸버리더군요.

나중에 부키팅기로 돌아갈 때 날씨가 좋으면 다시 이 곳 전망대에 들리기로 하고 44개의 지그재그 도로를 따라 내려가 마닌자우 호수에 도착합니다. 뿐짝 라왕 전망대에서 출발해 약 45분 정도 걸린 거 같아요.



가이드가 마닌자우 호수를 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돌아보는게 어떻냐고 하기에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니 차량으로 2시간이나 걸린다고 하네요. 차에 앉아 창밖으로 계속 호수만 바라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그냥 말립니다. 이미 중간 휴게소와 전망대에서 보낸 시간을 제외하고도 거의 두 시간이나 차량을 타고 왔으며, 마지막 30분 가량은 44개의 지그재그로 된 내리막 경사 도로를 타고 내려오느라 정신이 혼미한 상황이었거든요.


아직 우리 부부는 아침 식사도 안한 터라 맛있는 생선요리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자고 하니 차량을 돌려 반시계 방향으로 10여분 이동해 오전 11시 반경에 Batu Lambuik 이라는 이름이 붙은 레스토랑에 도착합니다. 어제 바투상카르에서 먹었던 양념바른 생선 구이인 이칸 닐라 바카르에다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알려진 런당(Lendang) 요리가 세 가지(계란, 소고기, 치킨)나 테이블에 깔리더군요. 마실거리로 저랑 집사람은 시르삭 쥬스와 오렌지 쥬스를 각각 주문했고, 가이드도 뭘 주문했는데 기억은 안나네요. 나시(밥)도 기본적으로 두 개의 큰 사발에 담겨 나왔는데 세 명이서 겨우 한 그릇을 비웠답니다. 제게는 수마트라 섬의 모든 요리가 정말 맛이 있는 것 같아요. 

식사 후에 계산을 하는데 총 요금이 133,000루피아(한화 약 11,000원) 나왔더군요. 

1인당 4천원도 안되는 비용으로 과일쥬스 포함해 이렇게 푸짐한 식사를 한거랍니다.



점심 식사 후 가이드에게 마닌자우 호수를 구경할 만한 가장 좋은 곳을 택해 한 군데만 들렀다가 부키팅기로 돌아가자고 얘기를 합니다. 가이드가 무꼬 무꼬(Muko Muko)를 추천하기에 레스토랑에서 약 20분 이동해 낮 12시 반경에 무꼬 무꼬에 도착했어요. 이동하는 동안에는 호수와 도로 사이에 논과 밭들이 펼쳐져 있는터라 호수를 멀리서 힐끗 힐끗 바라볼 수 밖에 없답니다.



이 곳 무꼬 무꼬는 공원 형태로 조성해 놓은 곳이라 주차비와 입장료를 내야 하더군요. 어른 1명 입장료는 4천 루피아입니다. 무꼬 무꼬에서 호수를 조망하며 공원을 구경한 다음 집사람은 커피를 마시며 쉬고 저는 낚시꾼들 모여있는 곳에 가서 낚시 구경도 하고 서투르지만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20여분 낚시 구경을 했는데 10여명의 조사님들께서 아무도 고기를 못잡더군요. 고기 잘 잡히면 낚싯대를 하나 빌려 손맛이라도 좀 보려고 했건만 아쉽게 되었네요.



오후 1시 반경에 무꼬 무꼬를 출발합니다. 오전에 마닌자우 호수를 뒤덮고 있던 운무가 사라진터라 다시 뿐짜 라왕 전망대로 가서 호수를 조망한 다음 부키팅기로 가려고 해요. 이번에는 44개의 지그재그 도로를 타고 올라가야 하네요. 



오후 2시 반경에 뿐짜 라왕 전망대에 도착하니 마닌자우 호수와 호수 주변 마을들을 생생하게 조망할 수 있더군요. 기념 사진을 찍은 다음 전망대에 있는 자그마한 가게에서 간단히 간식을 먹기로 합니다. 바나나 3개, 리치 쥬스 캔 2개 그리고 주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머핀 비슷한 빵 3개를 사서 나눠 먹었어요. 빵 하나는 여주인의 어린 아들에게 먹으라고 건네줬구요. 총 금액이 2만 3천 루피아인데 2만 5천 루피아를 건네고 받은 거스름돈 2천 루피아는 어린이 손에 쥐어줍니다.


천천히 부키팅기로 이동하다 중간에 잠시 가이드가 코토 가당(Koto Gadang)이라면서 사진 찍을거냐기에 뭔지도 모르고 내려서 사진을 찍고 주변을 잠시 구경합니다.

오후 4시경에 마닌자우 호수 구경을 다녀오는 하루 투어를 마치고 노보텔 호텔에 도착했어요. 어제와 마찬가지로 투어 비용 55만 루피아에다가 10만 루피아를 팁으로 보태 건넵니다.



1시간 정도 객실에서 쉬다가 저 혼자 호텔 근처에 있는 뷰티풀 스파에 가서 1시간 바디 맛사지를 받습니다.

당초 오늘 마닌자우 호수 구경을 다녀와 집사람과 함께 맛사지를 받을 생각이었는데 집사람은 피곤하다고 그냥 객실에서 쉬겠다고 하더군요. 1시간 맛사지 요금이 175,000루피아이나 팁 포함해서 20만 루피아를 지불합니다.



이 곳 부키팅기에서 렝고 게니(Lenggo Geni) 전통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이 잠가당(Jam Gadang, 시계탑) 근처에 있다고 하는 정보가 있기에 맛사지 받고 난 뒤에 잠가당 근처를 혼자 둘러봅니다만 잘 안보이더군요. 두어 군데 가게에 들러 렝고 게니라고 말해도 뭔지 잘 못알아 듣더군요. 이미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어차피 공연장을 찾는다 할지라도 집사람이 피곤해서 오늘 공연 관람은 힘들거라 여겨 포기를 합니다.



집사람이 카톡으로 배가 고프니 햄버거랑 치킨을 사오라고 하네요. 잠가당 바로 옆에 있는 쇼핑 센터에 텍사스 치킨이라는 패스트푸드점이 있는 걸 알거든요. 텍사스 치킨에 들러 햄버거 2개, 닭다리 3개랑 순살 4개를 합쳐 96,000 루피아를 현금으로 내면서 직원에게 렝고 게니를 물어보니 잠가당 옆 계단으로 내려가 BNI 은행 옆에 공연장이 있다고 알려주네요. 내일 집사람과 함께 공연장을 찾아가 보기로 하고 호텔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