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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제3편 - 시아녹 캐년(Sianok Canyon) 반나절 트래킹을 하다

민지짱여행짱 2017. 11. 8. 17:35

2017년 10월 2일 월요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부 가족여행 2일차입니다.


10시 15분경 집사람과 함께 다시 시아녹 뷰포인트가 있는 파노라마 공원에 도착합니다.

투어 가이드 조니가 공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저는 이미 이른 아침에 구입한 티켓을 가지고 있는터라 집사람만 추가로 1만 루피아를 내고서 함께 입장을 합니다.

다시 한번 집사람과 함께 공원을 둘러보면서 시아녹 캐년의 파노라마 뷰를 구경하고 담장 위에서 놀고있는 작은 원숭이들 무리도 구경할 수 있었네요.




조니의 안내로 이제 일본 터널을 구경하기로 합니다. 이 곳 공원에 있는 터널 입구로 들어가 계단을 따라 깊은 곳 까지 내려간 다음 터널들을 구경하고서 다른 도로쪽으로 난 출구로 나갈거라 하네요. 



이 곳은 일본이 이 곳 인도네시아를 잠깐 지배했을 당시 일본군들이 인도네시아인들을 동원해 터널을 파게하고 무기를 저장해 놓고 생활하던 곳이라 하더군요. 외부에 들키지 않도록 밖과 통하는 통로를 최소화하고 밖에서는 터널이 있나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교묘하게 만들어 놓았다네요. 그러면서 외부에서 음식물을 공급받던 아주 자그마한 구멍도 확인시켜 주더군요. 더군다나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이 곳 수마트라섬 사람들이 아닌 다른 섬에서 사람들을 데려와 터널 내에 가둬두고서 먹을 것 제대로 주지않고 죽도록 일을 시켰다하네요. 

여하튼 인도네시아 인들에게는 쓰라린 역사가 담긴 곳이라 터널 구경하는 동안에 절로 숙연해지더군요.


  

일본 터널을 빠져나와 조니는 뒷쪽 절벽을 가리키며 저 곳 내에 일본 터널이 있는데 밖에서는 터널이 있나 분간이 안될 정도로 교묘하게 만들어 놓아 발견하기 어려웠다 하더군요..

이제 부터 시아녹 캐년 트래킹이 시작됩니다. 이른 아침에 조니와 얘기할 때 투어 가이드 없이 다녀올 수 있나 물어보니 가능은 하지만 논길도 건너고 강도 건너고 해야되서 길을 찾기가 어려울 거라 하더군요. 

그래서 조니를 택한건데 이제부터 조니만 따라 다니면서 설명을 들으면 되는 편한 트래킹이 될거 같네요.


조니는 결혼을 해서 어린 자녀 둘을 키우고 있다 하네요. 홍콩 고전 액션 영화배우인 부루스 리(이소룡)을 많이 닮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조니라 부르는 대신에 그냥 부루스 리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트래킹 시작하자 마자 자그마한 구멍 가게 주인이 반갑게 인사를 하네요. 방금 구운 듯한 빈대떡 같아 보이는 걸 팔고 계시기에 조니랑 집사람과 함께 3개만 구입해 먹어봅니다. 조니가 옆에 놓인 자그마한 고추를 맵다면서 먹어보라 하던데 제가 몇 개를 먹으니 옆에 있던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듯 엄지척을 하더군요. 자랑스럽게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를 합니다. ㅎㅎ

   


자그마한 강을 가로지른 다리도 지나고 작은 만리 장성(Great Wall) 계단을 올라가니 파노라마 공원에서 바라보던 언덕 위 마을이 나오더군요. 생수를 사서 목을 축이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조금 더 걸어가니 조금 큰 마을이 나오네요. 마을을 천천히 구경한 후 조니가 안내하는 은(Silver) 세공품을 파는 가게에 들러 집사람의 은반지를 하나 사줬어요. 25만 루피아 달라는 걸 조금 깎아서 20만 루피아를 주고 샀는데 집사람이 좋아하더군요.



은 세공품 파는 가게에서 나와 이제는 논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커피를 파는 카페까지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고 하더군요. 논길을 따라 걸으며 분홍색의 우렁이 알도 보여주고, 잎사귀를 펼치고 있다가 손을 갖다대니 잽싸가 오므리는 풀도 보여주더군요. 먹으면 배가 아픈게 낫는다는 과일도 따서 먹어보라고 주더군요. 안에 딱딱한 자그마한 씨앗들이 많이 있어 하마터면 이빨 깨먹을 뻔 했답니다.

여하튼 가이드 투어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예요. 



약간의 정글 같은 길도 걸었는데 제 얼굴 너비 만큼 굵은 대나무도 있더군요. 이런 대나무로 집을 짓는 데 사용한다고 하네요. 제가 열대 과일 중에서 두리안도 좋아하지만 뱀 껍질같은 껍데기 속에 큰 마늘같은 알맹이가 든 과일 살릭(영어로는 Snake Skin Fruit 이라 함)도 좋아하는데 이 과일이 어디서 열리는 지도 알게 되었네요.

 


트래킹의 마지막 코스라면서 자그마한 강을 맨발로 건너야 하는 데로 안내하더군요. 이 강을 지나 조금만 더 걸어가니 조니가 추천하던 타루코(Taruko) 카페가 나오더군요. 처음엔 커피 빌리지라 해서 커피를 직접 재배하고 판매하는 마을인 줄 알았는데 그냥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카페일 뿐이었어요.

일본 터널 구경을 마치고 나서 트래킹을 시작한지 약 3시간 정도 지난 오후 2시경이랍니다.



타루코 카페에서 집사람은 커피를 마시고, 나와 조니는 시르삭 쥬스를 마시면서 멋진 절경을 구경합니다. 곧 점심 식사를 같이하게 될 거라 감자튀김만 하나 추가로 주문해 간단히 허기를 채웁니다.


이렇게 멋진 전경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타루코 카페를 즐겨찾는가 보네요. 부키팅기에서 이 곳에 찾아 오려면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오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요. 한 번 더 찾고싶은 곳인데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기회가 다시 오려나 모르겠네요. 


이 곳 타루코 카페에서 여러 개의 방갈로식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기에 조니가 빌리지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 같아요. 근데 찾아온 외국인 여성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계곡에서 노는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긴 인근 주민들이 항의를 해서 더 이상 계곡에서의 비키니 수영은 못하는 걸로 되었다 하더군요. 무슬림들은 여성들이 신체를 과도하게 노출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대신에 남자들은 상의를 탈의하고 물놀이를 해도 괜찮다 하구요.


타루코 카페에서 나와서 조니가 말한 오리 요리를 파는 가게로 향합니다. 바로 조니의 고향 마을이라 하네요. 이 곳 타루코 카페에서 조금 걸어나가 앙콧을 기다리면 된다는데 기다려도 앙콧이 안오기에 그냥 천천히 걸어가다 앙콧이 오면 타기로 합니다. 10여분을 걷다가 빨간색의 앙콧이 오기에 탔는데 현지인들이 우리 부부를 보고 많이 웃으시더군요. 그냥 본인들이 부끄러워하면서 웃으시는 걸로 봐서 외국인과 함께 비좁은 앙콧을 타게되어 약간 겸연쩍었던 모양입니다. 



오후 3시 경에 조니의 고향 마을에서 오리 고기가 포함된 현지식으로 늦은 점심 식사를 합니다.

식사 후에 조니가 친구의 오토바이를 타고 부키팅기 시내로 가서 자신의 오토바이를 몰고 오더군요.

조니가 모는 오토바이 뒤에 우리 부부가 타고서 오르막길 내리막길을 달려 노보텔 호텔에 도착합니다.

가이드 투어 비용이 30만 루피아인데 조니에게 이른 아침에 10만 루피아를 줬기 때문에 나머지 20만 루피아를 건넵니다. 그리고 팁으로 10만 루피아를 더 주니 너무 좋아하네요. 내일 빠야쿰부(Payakumbuh)와 바투상카르(Batusangkar) 투어를 위해 오전 9시에 만나는 걸로 하고 헤어집니다. 

 


오후 4시가 훌쩍 지나 호텔에 도착한 터라 집사람은 장시간 트래킹으로 인해 지쳐 쓰러지더군요.

저는 이른 아침부터 돌아다녔지만 여전히 거뜬한 편이었구요. 오후 3시가 넘어 점심 식사를 한 터라 저녁이 되어도 배고픈 줄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어젯밤에 사 놓은 쥬스랑 과자로 저녁을 대신하고서 부키팅기에서의 둘째날 밤을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