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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제15편 - 박더풀 더르바르를 구경한 후 로컬 버스를 타고 나갈고트로 가다

민지짱여행짱 2017. 3. 13. 00:13

2017년 1월 8일 일요일, 

네팔 여행 11일차입니다.


오후 첫 한국어 수업을 담당했던 학생이 오늘 일과를 마쳤기에 오전에 수업을 담당했던 선생님 한 분과 함께 다른 학생들이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막간을 이용해 가까운 박더풀에 다녀오게 되었어요. 

박더풀이 이 곳 사노티미 캠퍼스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는터라 제가 가이드 역할을 해서 왕궁을 잠시 구경하고 돌아오려는 거예요.


셋이서 사노티미 캠퍼스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가 박더풀 가는지를 확인한 다음에 탑승합니다.

약 20분 정도 이동해 버스는 박더풀에 도착했어요. 버스 요금은 1인당 15루피를 받더군요.



버스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박더풀 더르바르(왕궁) 입구 중의 하나가 나옵니다.

현지인들은 그냥 자유롭게 출입합니다만 외국인들은 1,500루피의 입장료를 내야 해요.

박더풀 전체가 유적지이나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는 곳이다 보니 관광객들이 주로 드나드는 곳에 매표소들을 설치해 놓고 입장료를 받고 있는 거랍니다. 



우선 박더풀 도시를 살짝 둘러본 다음 왕의 요구르트라 불리는 주주더히를 사먹은 후 더르바르 광장으로 들어 갈거예요. 그래서 여기서는 매표를 하지 않고 그 옆을 돌아 인공 연못이 있는 곳으로 찾아갑니다. 

제가 지난 여름에도 몇 분을 안내했던 터라 이 곳 주변 지리가 훤히 기억나더군요.



다른 더르바르 출입구 근처에 주주더히를 파는 가게들이 여러개 보이더군요.

작은 거 하나에 50루피입니다. 맛은 국내에서 파는 새콤한 요거트를 좀 더 굳힌 거라 보시면 됩니다.



주주더히를 먹은 다음 박더풀 더르바르 광장에 들어서서 40여분 정도 왕궁 유적을 구경합니다.

지난 2015년 4월 대지진 영향으로 왕궁 유적들 상당 부분이 무너지는 피해를 본 터라 지금은 재건 공사가 한창이더군요.



왕궁 구경을 마친 후에 천천히 박더풀 마을을 구경을 하면서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두 사람은 다시 사노티미 캠퍼스로 돌아갈 거지만 저는 이들과 헤어져 나갈고트로 갈거예요.



사노티미 캠퍼스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확인한 다음 두 사람을 먼저 태워 보냅니다. 

사노티미 캠퍼스 주변에 별다른 건물들이 없으므로 두 사람이 내릴 곳을 잘 기억할 것으로 여겨봅니다.



이 곳 박더풀에서 나갈고트로 가는 버스가 있는걸로 아는데 버스 정류장이 어딘지 모르겠더군요.

근처에 정차해 손님을 기다리는 버스가 보이기에 물어보니 이 버스를 타고 가다 도중에 내리라 하더군요.

버스에 앉아계신 한 분이 나갈고트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자기가 내릴거라 합니다.



잠시 후 그 분이 하차하기에 같이 따라 내립니다. 버스 요금은 짧은 거리였지만 20루피를 냈어요.

그 분이 자그마한 버스 정류장을 가리키면서 저기서 나갈고트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하더군요.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헤어집니다.



이미 나갈고트로 가는 버스는 승객들로 가득 차 있더군요.

1시간 정도 이 버스를 타고가야 하는터라 승객들 틈을 비집고서 뒷쪽 공간으로 이동했어요.

약 5분 정도 기다린 오후 4시경에 나갈고트로 가는 버스는 출발합니다.

울퉁불퉁 비포장 도로에다 꼬불 꼬불 산길을 달리다가 가끔씩 승객 한두명을 내려주거나 태우기도 합니다.

박더풀을 출발한 지 1시간 15분쯤 되어서야 드디어 나갈고트에 도착하더군요.

스마트폰에 GPS를 활성화시키고서 맵스미 지도를 확인하면서 온 터라 제때 하차할 수가 있었답니다.


양손을 번갈아 가면서 스마트폰을 확인하거나 버스 내 선반을 붙잡고서 중심을 잡으며 버텨온 터라 내릴 때에는 양쪽 팔이 모두 얼얼하더군요.

이 버스는 나갈고트에서 저를 포함한 몇 명을 내려주고는 바로 출발하더군요.

여기가 최종 목적지가 아니었나 봅니다.



버스에서 내려 나갈고트에서 하룻밤을 묵을 숙소를 찾아 나섭니다.

나갈고트에서 At the End of the Universe 호텔이 가격 대비 괜찮다는 정보를 확인한 터라 맵스미 지도를 확인하면서 천천히 호텔을 향해 걸어갑니다.



10분 정도 걸어 At the End of the Universe 호텔에 도착해 보니 약간 허름한 편이더군요.

방갈로 식으로 지어진 객실들이 몇 개 있는데 위치에 따라 전망에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듯합니다.

빈 방을 둘러보면서 가격도 확인하고 전망도 체크하려 했는데 정작 리셉션 데스크에 직원이 없네요.



잠시 히말라야 레인지를 구경하며 직원을 기다리다가 포기하고서 산길을 따라 전망좋은 호텔을 찾아나섭니다.

약 10분 정도 산길을 걷다보니 전망 좋기로 유명한 Hotel Country Villa에 도착하네요.

2년 전 여름철에 이 곳에서 하룻밤 묵은 적이 있는 곳이예요. 

그땐 계속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히 낀터라 히말라야 레인지를 구경하지도 못한 안타까움이 남는 곳이지요.

매니저에게 지난 얘기를 언급하면서 이번에 다시 찾아왔으니 가격 좋게 방을 하나 줄 수 있나 물어봅니다.

근데 할인 가격으로 조식 포함해 70달러를 부르네요. 아침 식사를 뺀다면 60달러까지 가능하다네요.



50달러 선에서 딜을 해보았지만 절대 안된다고 하기에 그냥 포기하기로 합니다.

지금은 해질 무렵인 데다가 내일 아침에 전망대까지 가서 일출과 함께 장엄한 히말라야 레인지를 구경할 계획인터라 비싼 숙박비를 내고서 하룻밤을 지내기에는 맘이 내키지 않더군요.


Hotel Country Villa에서 되돌아 내려가 다시 At the End of the Universe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조금 걸어내려오다 보니 다른 자그마한 방갈로 안내 간판이 보이더군요.

직원과 함께 방을 보러 가니 전망이 거의 없고 좁은 방만 비어있네요. 

가격은 1,000루피인데 핫샤워가 추가되면 1,500루피라고 합니다. 

앞서 살펴 본 Hotel Country Villa와 비교하면 극과 극이 되는 셈이예요.



바로 앞 언덕을 바라보니 앞이 틔여있어 Hotel Country Villa 못지않게 전망 좋을 듯한 호텔이 보이더군요.

가격도 그리 비싸 보일것 같지 않기에 이 곳이 오늘 밤 내가 묵을 곳이다 라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호텔 이름은 Peaceful Cottage 이더군요. 

직원도 일단 친절해 보이고 전망은 정말 훌륭하네요.

 해질 무렵 석양에 붉게 물드는 멋진 히말라야 레인지를 구경할 수가 있더군요.

바로 발 아래에는 방금 둘러봤던 자그마한 오렌지 색의 방갈로가 내려다 보이구요.



가격 흥정은 방이 맘에 들어야 가능한지라 직원과 함께 방을 먼저 둘러보기로 합니다.

여행 비수기인터라 비어 있는 객실이 많은 느낌이 들더군요.

객실은 넓고 혼자 지내기엔 넓은 침대가 놓여져 있더군요. 창문은 히말라야 레인지를 구경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 있구요. 이 방에서 묵는 걸로 맘을 잡은 후 가격 흥정에 들어갑니다.


처음 직원이 핫샤워와 와이파이 그리고 조식을 포함해 50달러를 부르더군요.

제가 뻥을 좀 쳐서 방금 전에 다녀온 Hotel Country Villa에서도 50달러면 잘 수 있었는데 여기가 좋아보여 찾아온거다 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직원이 바로 40달러에 주겠다 하네요. 

제가 40달러도 너무 비싸다. 그리고 지금 시각은 해질 무렵이라 더 이상 찾아 올 손님도 없을거다 라고 하면서 35달러를 부르자 직원이 의외로 쉽게 OK를 해버리네요. 

아... 이런... 그냥 30달러를 부를걸...ㅠㅠ

내 입으로 얘기한 35달러인지라 더 이상 가격 흥정은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어요.

결국 네팔 루피로 3,500루피에 하룻밤을 보내는 걸로 합니다. 

직원이 다른 손님들에게는 제가 3,500루피에 묵는다고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객실에 백팩을 내려 놓은 후 곧바로 저녁 식사를 하러 호텔 프론트이자 레스토랑으로 갑니다.

석양에 붉게 물드는 하늘과 히말라야 레인지를 조망하면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어요.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터라 치킨 뚝바를 하나 주문합니다.

그리고 갈증을 해소하려 고르카 맥주 한 병을 주문합니다. 

주문한 뚝바의 양이 적은 것 같아 직원을 불러 메뉴 추천을 받아 야채 시즐러도 하나 주문했어요.



옆 테이블에서 혼자 와서 저녁 식사를 주문하는 독일 아줌마와 합석을 해서 저녁을 먹게 되었네요.

이름은 EVA(에바) 이구요 독일 출신이지만 스위스 쮜리히에서 간호사로 일하다가 일을 그만두고서 새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3주 일정으로 이 곳 네팔에 오게 되었다네요.

보통 네팔에 3주 정도 일정으로 오게되면 히말라야 트래킹을 하게되는데 이 분은 그냥 포카라나 카트만두에서 요가 수업을 듣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시간을 보낼거라 하더군요.

다음에 다시 아시아 지역으로 여행할 계획이 있으면 한국에도 방문해 보라 권유합니다.

식사를 하며 얘기하는 도중에 그 분도 3,500루피에 방을 잡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