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Nepal)/카트만두 | 포카라

[네팔] 제4편 -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 여행자 버스로 14시간 걸려 도착하다

민지짱여행짱 2016. 3. 1. 21:47

12월 31일 목요일

네팔 여행 4일차입니다.

 

오늘은 오전 7시에 카트만두를 출발해 포카라(Pokhara) 가는 여행자 버스를 타야하는 터라 아침 5시 30분경 기상해 준비하고서 6시경에 호텔 체크아웃을 합니다.

6시 반까지 여행자 버스를 타는 곳까지 와야한다고 티켓상에 적혀있는 터라 조금 서둘러 도착해 버스 출발을 기다리려고 하는 거예요.

 

어제 프론트 데스크에 얘기해서 1월 2일에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돌아오면 다시 이 곳 로얄 펭귄 부티크 호텔&스파2에 4박을 더 지내고 싶다고 얘기를 해놓았으며 선급금으로 4,000루피를 내고 영수증을 받아놓았어요.

그래서 가벼운 백팩만 메고 큰 캐리어는 호텔에다 맡겨놓았어요.

레스토랑에 가서 아침 식사를 요청했는데 준비가 늦어지는 것 같네요.

테이블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하고 갈 여유가 없기에 테이크 아웃으로 요청합니다.


아침 6시 반경 비닐 봉지에 든 아침식사를 챙겨들고 백팩만 하나 메고서 여행자 버스를 타러 칸티 패스(Kanti Path)로 이동합니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 까지는 200키로 정도이나 도로 사정으로 6~7시간이 걸린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하루에 아침 7시에 한 번 수십개 회사의 버스가 거의 동시에 출발해 오후 2시경에 포카라에 도착하는 가 보더군요.

그리고 이 버스들이 다음날 아침에 카트만두로 가는 손님들을 태우고 출발하는 것 같구요.
즉, 한 회사는 버스 두 대로 카트만두와 포카라를 교대로 운행하는 시스템으로 여겨지더군요.

 

 

오전 7시 15분에 내가 탄 Holiday Adventure 회사 버스는 빈 좌석 없이 만석으로 출발해 중간 중간 휴게소에 들러 승객들이 간식이나 식사를 할 수 있게 정차하면서 순조롭게 이동중이었는데...

 

 

무글링(Mugling) 이라는 도시를 조금 지나 낮 12시경에 버스에 어딘가 고장이 난 모양이네요.

허름한 시골 정비소가 있는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고치기 시작하더군요.

조금 시간이 걸리려나 하면서 승객들 모두 내려서 길가를 산책하거나 일행들과 수다떨거나 하네요.

모두들 이런 차량 고장이 다반사인듯 태연하네요. 

나도 옆자리 네팔인과 얘기나누다가 밖으로 나와 가게에서 맥주 한 병과 과자를 사서 쪼그리고 앉아 마시며 차량 수리가 빨리 마무리 되기를 기다립니다.

 

 

무려 3시간이나 걸려 겨우 버스는 고쳐지고, 승객들은 타고서 환호를 지르며 출발...

하나 생각했는데 1키로도 채 안가서 반디푸르라는 마을에서 또 다시 버스가 멈춰서더군요.

이번엔 버스 고장이 아니라 앞에 길게 차량들이 정체해 있어서....

 
이유는 이 마을에서 약 10키로 전방에서 어린이 사망 교통사고가 있었는데 피해자측 집에서 가해자 차량에 불을 지르면서 원하는 보상을 받아낼 때까지  마을 사람들을 동원해 도로를 막고 번다(데모)를 하고 있어 아예 경찰들이 아예 사고 지점에서 전후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큰 마을에서 교통 통제를 하는 거라네요.
이 나라 사람들이 가진 악습이 바로 뭐든지 번다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한다는 거지요.

학생들도 툭하면 번다를 일으켜 시험 무효화하기도 하고 본관 점령하기도 하고, 시민들도 툭 하면 길거리 막고 요구사항 들어주길 바라고...

우회 도로도 없으니 무작정 기다리네요. 또 승객들은 모두 내려 마을을 돌아다니고...

저도 내려 통제지점인 마을 초입부로 가보니 내가 탄 버스 앞으로 겨우 30여대 차량이 서 있더군요.

버스를 5분만 빨리 고쳤어도 다시 이렇게 무작정 기다리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여차하면 이 곳에서 게스트하우스 잡아서 자야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더군요.
어둠도 내리고... 배 고픈거는 생각도 잘 안나고...

오늘 중으로 포카라에 도착할 수 있는가가 더 걱정이더군요.

 

 

반디푸르 마을에서 3시간 반을 기다려 저녁 6시 반경에 정체가 풀려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고 승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출발...

2시간 반이 더 걸려 밤 9시에 겨우 포카라에 도착했네요. 무려 14시간이나 걸린거지요.
한국 시각으로는 2016년 1월 1일 0시 15분에....

부모님께 새해 인사를 포카라 거의 도착 즈음에 전화로 인사를 드리고, 폰 배터리 부족으로 가족 및 형제들과는 SNS로 짧게 새해 인사를 대신했네요.

당초 계획은 오후 2시경에 포카라에 도착하면 택시를 타고 까레 까지 이동하고 또 2시간 정도 트래킹을 해서 오스트리안 캠프라는 곳으로 가서 롯지에서 1박하며 히말라야 설산을 보면서 송년 일몰과 새해 일출을 보는 거였는데...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네요.

옆좌석에 앉은 네팔 친구랑 택시를 타고 페스티발(12/28~1/1)이 열리는 여행자 거리 레이크사이드로 이동해(차량 통제로 택시 10분 이동, 도보 20분 이동) 그 친구가 예약해 놓은 Eleven Inn에 그냥 방 하나 추가해서 지내기로 합니다.
1박에 1,500루피(15,000원) 숙박비라고 하네요.

당초 이 곳 포카라 시내에서 숙박할 계획이었다면 미리 괜찮은 호텔로 예약하고 왔을건데...

이 시간에 지친 몸으로 호텔 잡으러 돌아다닐 상황도 아니고 ...ㅎㅎ

 

 

샤워 후 옷 갈아 입고 맞은편 로컬 식당에서 현지인들과 맥주마시며 얘기나누고...

내 식사는 툭바(네팔식 우동) 맵게 해달라 해서 맛있게 먹었네요.
그리고 레이크사이드 걸으며 페스티발 (일종의 야시장과 길거리 공연 등) 구경하며 신년 새해를 맞이한 후 새벽 1시경 호텔로 이동해 2015년 마지막 밤을 보내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