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Bolivia)

[볼리비아] 제12편 - 기차 무덤을 구경한 후 우유니를 떠나 라파즈로 돌아가다

민지짱여행짱 2021. 3. 22. 16:11

2010년 1월 1일 금요일, 남미 가족여행 16일차입니다.

 

우유니 소금 사막 투어를 예정 보다 일찍 끝마치고서 오후 4시경에 선인장들이 많은 물고기섬을 출발해 우유니로 이동합니다. 황량한 소금 사막을 1시간 넘게 달리는 동안에 저는 아빠 엄마 사이에서 깜빡 잠이 들었어요. 3~40분 가량 덜컹 거리는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동안에도 계속 잠에 빠져 있었던 것 같아요.

 

[소금 사막 투어를 마치고 우유니로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라마들의 모습입니다]

 

오후 6시가 거의 다되어 우유니에 도착해 폴란드에서 온 남녀를 버스 타는 곳에 내려주고 우리 가족을 비롯한 나머지 일행들(콜롬비아에서 온 대학생 남녀와 칠레에서 온 남자 한 명)은 계속 지프를 타고서 시내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기차 무덤으로 갑니다. 소금 사막 투어에 포함되어 있는 곳인데 옛날에 사용되었던 고장난 기차들을 모아놓은 곳이라 해서 기차 무덤이라 불리더군요.

 

[이 곳이 우유니의 기차무덤 입니다]
[기차 무덤에서 놀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차 무덤에서 바라 본 우유니 모습입니다]
[콜롬비아에서 온 대학생 남녀가 우리 가족 사진을 찍어줬어요]
[기차 무덤을 가로질러 놓여있는 철로입니다]

 

약 30분 정도 기차 무덤을 구경하고 오후 7시 경에 우유니로 되돌아 왔어요. 투어를 함께 한 일행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Wara 여행사 사무실에 들러 맡겨 놓았던 큰 가방을 찾은 다음 다시 지프를 타고서 우리 가족이 탑승하게 될 버스 회사 사무실 앞에서 내립니다. 이 것으로 1박 2일간의 우유니 소금 사막 투어는 끝이 난 거예요.

 

[오른쪽 아주머니가 Wara 여행사 사장입니다. 저래 보여도 아빠랑 어깨동무 할 정도로 호탕하시더군요]
[라파즈행 버스를 운영하는 회사 사무실 입구입니다]

 

아빠가 어제 아침에 라파즈행 버스 티켓을 미리 사놓기를 아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이 2010년 새해 첫날이다 보니 운전 기사들이 새해맞이 파티를 즐기며 술 마시고 노느라고 유일하게 이 회사 버스 한 대만 라파즈까지 운행을 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라파즈로 가야하는 여행객들이 몰려 버스 표가 동이나 버린 상황이라 몇몇 여행객들은 버스 티켓을 구하려고 대기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더군요.

우리 가족이 투어를 마치고 버스 회사 사무실 앞에 도착했을 때 버스 티켓을 구하려는 여행객들이 우리 가족에게 라파즈행 표가 없으니 대기 리스트에 올려놓아야 된다고 말한다. 그러자 아빠가 지갑에서 표를 꺼내 보여주며 이미 티켓을 구입했다 하니 정말 좋겠다는 부러움이 담긴 얘기를 전한다. 심지어 자기에게 티켓을 팔라고 하더군요. ㅎㅎ

라파즈로 가는 버스회사 사무실에 들러 라파즈행 버스가 저녁 8시 정시에 출발하는지 다시 확인한 다음 두 개의 큰 가방을 버스 회사 사무실에 맡겨 놓고서 저녁 식사를 하러 갑니다.

 

[우리 가족을 태우고 라파즈까지 가게 될 버스입니다]

 

어제 새벽에 잠깐 눈을 붙인 호스텔이 바로 맞은 편에 있기에 다시 그 곳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한다. 어제 아침에 이 곳에서 먹었던 1인당 16볼(2천 3백원 정도)짜리 아메리카노 정식을 3개 주문합니다. 커피나 코코아와 같은 따뜻한 차와 빵 2개(더 달라고 하면 그냥 더 줄 것 같았음), 계란요리(스크램블 혹은 프라이)와 과일쥬스가 나오네요.

 

[호스텔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라 호스텔 입구로 들어서야 안쪽에 식당이 있어요]
[아메리카노 정식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있어요]

 

식사를 마치고 저녁 7시 45분 경에 버스회사 사무실로 가서 맡겨둔 가방 2개 찾아서

라파즈행 버스의 짐 칸에다 싣고 버스에 탑승한다. 버스에 탑승하기 전에 노점 가게에서 멀미약을 먹기 위한 물 한 병과 과자를 몇 개 삽니다. 한글이 적힌 짝퉁 과자를 팔고 있더군요.

 

[한글로 사커룬이라고 적혀있는 과자입니다. 한국에서 만들어 파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ㅎㅎ]

 

우유니에서 라파즈까지 가는 동안에 여섯 시간 정도는 비포장 도로를 가야하기 때문에 아빠가 어제 티켓팅하실 때 비어있는 좌석들 중에서 흔들림이 상대적으로 적은 버스의 앞쪽 부분 좌석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신 거다. 그래서 저랑 엄마는 버스 가운데 부분에 복도를 끼고서 좌우에 떨어져 앉게 되었고 아빠는 두 칸 뒤편에 혼자 앉아가게 된 상황입니다. 아빠가 좌석을 바꿔서 엄마랑 내가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해 주시겠다고 장담하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버스에 올라타자 마자 자연스럽게 엄마랑 내가 나란히 앉게 되었어요.

우리 가족이 오루로에서 우유니행 기차 티켓을 구하기 위해 오루로 기차역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우리 가족과 마찬가지로 티켓을 구하려고 기다리던 외국인 아가씨를 라파즈로 가는 이 버스에서 다시 만나게 된 거다. 오루로에서 서로가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다시 버스 터미널로 가서 우유니행 버스 티켓을 사러 돌아다닐 때 그 곳에서도 또 만났구요. 지금 라파즈행 버스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그 아가씨가 엄마 옆자리에 앉게 되었네요. 공교롭게도 그 아가씨가 우유니 소금 사막 투어 중에 만나서 친하게 지낸 남자가 제 옆에 앉게 된 거구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남자와 엄마가 자리를 서로 바꾸게 되었답니다. 아빠의 호언 장담처럼 저랑 엄마는 나란히 앉아서 라파즈로 가게 된 거지요.

버스는 8시 정각에 출발을 한다. 버스 티켓을 구하지 못한 여행객 대 여섯 명은 입석으로 타고 가더군요. 거의 10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가야 라파즈에 도착할 거고, 더군다나 이 곳 우유니에서 오루로까지 일곱시간 정도는 비포장 도로를 달리게 될거라 너무 고생하실 거 같아 보인다. 다행히 새벽 3시경에 오루로에 도착해 몇 명이 내린 터라 그 곳 부터는 입석 승객들 모두 자리를 잡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오루로에서 라파즈까지는 도로 사정이 좋은 편이라서 우리 가족 모두 편안하게 새벽 잠을 자면서 이동할 수 있었어요. 

 

[우유니에서 1박 2일 소금 사막 투어를 하고 오루로를 거쳐 라파즈까지 가고 있어요. 볼리비아에서의 여행 루트가 담긴 지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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