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Peru)

[페루] 제27편(마지막편) - 페루 여행을 마치고 볼리비아 코파카바나로 가다

민지짱여행짱 2021. 2. 16. 18:02

2009년 12월 27일 일요일, 남미 가족여행 11일차 입니다.

 

오늘은 페루 여행을 끝마치고 국경을 넘어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Copacabana) 라는 곳으로 갑니다. 이번 여정의 후반부는 볼리비아에서 진행되며 우유니 소금 사막까지 구경하는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예요.

 

아침 7시에 모든 짐들을 챙겨 호텔 프런트로 내려가 체크아웃을 한 후 로페즈가 보내 올 택시를 기다린다. 엊그제 여행사를 운영하는 로페즈에게 1인당 25솔(9천원 정도)씩을 내고 이 곳 푸노에서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를 거쳐 수도인 라파즈까지 오픈 버스티켓을 구입했는데, 이 곳 호텔에서 푸노 버스 터미널까지 택시로 태워주는 서비스까지 포함되어 있거든요. 우리 가족은 오전 7시 30분에 푸노 버스 터미널에서 출발해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로 가는 버스를 탈 예정이랍니다.

 

우리 가족이 호텔 로비에서 택시를 기다리며 앉아 있다가 쿠스코 근교 유적지 투어를 함께 했던 이탈리아인 Damiano를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그 때 아빠가 Damiano에게 푸노에서는 호텔 유로파에서 묵을 예정이라고 했는데, 자기도 푸노에 가게되면 호텔 유로파에 묵을 예정이라 했다네요. 아마도 어제 늦은 밤에 이 곳 유로파 호텔에 도착한 모양이다. 늦은 밤이다 보니 우리 가족이 모두 잠들어 있는 방에 노크하지 못하고 방문 틈새로 쪽지만 남겨놓았던 거예요. 아침에 아빠가 Damiano의 쪽지를 확인했지만 아침 일찍 택시를 타고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그냥 넘어 가려고 했는데 마침 Damiano가  호텔 로비에 내려온 거랍니다. Damiano는 티티카카 호수 투어를 1박 2일짜리로 끊었고 투어 가이드를 만나려고 로비에 내려왔다더군요. 우리 가족은 지금 볼리비아로 떠나야 하는 상황임을 전하면서 만나자 마자 다시 작별 인사를 나눕니다.

 

오전 7시 10분경 로페즈가 보내 준 택시가 호텔 입구에 도착하기에 짐들을 싣고서 버스 터미널로 이동합니다.

 

[푸노의 버스 터미널 입구입니다]
[버스 터미널 내에 있는 볼리비아 코파카바나로 가는 버스 사무실 앞이예요]

 

약 10분 정도 걸려 도착한 버스 터미널에서 큰 가방 2개는 화물 칸에다 집어넣었어요. 직원이 노란색의 태그 두 장을 보여 주면서 한 장은 가방에다 부착하고 한 장은 건네주는 식으로 해서 우리 가방을 중간 기착지에서 다른 사람이 챙겨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를 해주더군요. 가벼운 백팩만 메고서 버스 탑승 게이트로 가니 직원이 딱스 어쩌구 저쩌구 하기에 역시 이 곳에서도 터미널 이용료를 내야 하는가 보다 직감하게 되더군요. 직원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터미널 이용료 내는 곳이 있다. 1인당 1솔씩 3솔을 내고서 버스 티켓에다 세 장의 터미널 이용료 납부 스티커를 붙이고서 버스를 타러 갑니다. 이제부터 페루의 화폐는 쓸 일이 없어진 셈이다.

 

[푸노에서 코파카바나로 가는 버스 티켓에다 버스 터미널 이용료 1솔짜리 스티커를 붙여준다]
[버스에 탑승하면 직원이 볼리비아 입국신고서를 나눠준다. 버스 출발 전에 아빠가 작성하셨어요] 
[푸노에서 볼리비아 코파카바나로 가는 버스 내부 모습입니다]

 

당초 버스 출발 예정 시각이 오전 7시 30분인데 밍기적 거리기 시작하더니 오전 7시 45분경에 비로소 출발을 한다. 푸노를 출발해 처음 1시간 정도는 거의 비포장 도로를 지나는지 버스가 좌우로 계속 흔들거린다. 포장은 되어있으나 도로가 많이 파여있어 버스가 이를 피해 지그재그로 운행하다 보니 그런 거더군요. 마치 시골의 농로 같은 좁은 길을 차량들이 양방향으로 겨우 비켜 지나갈 정도로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그러다가 1시간 쯤 지나자 그 이후로는 도로 사정이 괜찮아지더군요.

 

[버스를 타고 가면서 MP3 음악을 듣고 수첩에다 캐릭터 그림을 그립니다]
[어제 푸노 재래시장에서 산 몽키 바나나랑 센터럴 마켓 옆 가게에서 산 빵으로 아침 식사를 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모습들이예요] 
[버스가 가는 방향의 좌측편으로는 드넓은 티티카카 호수가 바라보인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엄마 무릎을 베고서 잠을 자고 있어요]
[2시간 조금 넘게 걸려 Yunguyo라는 페루의 국경 도시에 도착합니다]

 

오전 10시 10분 경에 페루의 국경 도시인 Yunguyo에 도착한다. 버스가 작은 건물 앞에 서더니 승객들에게 화장실에도 다녀오고 환전을 하라고 한다. 아빠도 50달러를 볼리비아 돈으로 환전합니다. 당장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에 도착하면 식사비를 비롯한 지출을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환전율이 1달러에 6.9 볼리비아노(이하 볼이라 함) 입니다. 우리 가족은 다시 페루로 돌아올 것이 아니기 때문에 페루 화폐는 더 이상 필요 없으므로 남은 돈을 모두 모아서 콘 1개와 하드 1개를 9솔 주고 삽니다. 아빠가 필요한 만큼씩 환전을 해 온 터라 페루 돈이 거의 남지 않았더군요.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승객들이 환전을 하고 있는 모습이예요]
[화장실에도 다녀오고 남아 있던 페루 돈으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있어요]

 

오전 10시 반경에 우리 가족을 태운 버스는 페루 국경 근처에 위치한 출국 사무소 앞에 도착한다. 버스 도착 직전에 직원이 버스 안에서 스페인어로 뭐라고 얘기를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들었는데 잠시 후 이게 아주 중요한 얘기였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됩니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10여명의 승객들을 따라 페루 출국 사무실 앞으로 가서 줄을 섭니다]

 

우리 가족도 다른 승객들과 마찬가지로 버스에서 내린 다음 페루 출국 사무소에 들립니다. 이 곳에서 출국 스탬프를 받은 다음에 걸어서 국경을 넘어가 볼리비아 입국 사무소에서 다시 입국 수속을 밟을 예정이랍니다. 승객들이 모두 내린 버스는 페루 출국 사무소 입구에서 승객들이 출국 스탬프를 받는 동안에 잠시 기다리고 있답니다. 승객들이 출국 수속을 마치고 걸어서 국경을 넘어갈 때 버스 역시 승객들을 태우지 않은 채 함께 국경을 넘어가 볼리비아 입국 사무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볼리비아 입국 사무소에서 입국 수속을 마친 승객들이 모두 탑승하게 되면 목적지로 출발하는 거랍니다.

 

[페루 출국사무소 앞에서 승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는 동안에 버스는 기다리고 있어요]
[페루 출국 사무소에서 줄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페루 출국 사무소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있어요]
[페루와 볼리비아의 국경입니다. 아치형으로 생긴 곳을 넘어서면 볼리비아 입니다] 
[페루 출국심사를 받고서 국경을 넘어 볼리비아로 걸어가고 있어요. 버스도 함께 국경을 넘고 있어요]
[이제 볼리비아 입국 심사를 받으러 가야 합니다]
[볼리비아 입국 사무소입니다]

 

페루 출국사무소에서 출국 심사를 받은 후 걸어서 국경을 넘어 볼리비아 입국 사무소 입구에 도착합니다. 입국 심사를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던 우리 가족이 건물 내부로 들어가려는데 직원이 우리 가족의 여권과 볼리비아 입국 신고서를 살펴보더니 볼리비아 여행 후에 다시 페루로 돌아갈거냐고 묻더군요. 아빠가 다시 페루로 돌아가지 않고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미국으로 갈거라고 하니

다시 페루로 돌아올 게 아니라면 여권에다 직접 출국 확인 스탬프을 받아와야 한다네요. 방금 다른 승객들 따라 줄서서 페루 출국 스탬프를 받았는데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된다. 

 

보통 외국에 가게 되면 기내에서 입국 신고서를 작성한 다음 입국 신고를 하게 되는데, 이때 이민국 직원이 입국 신고서와 함께 붙어있는 출국 신고서 부분을 여권 사증 페이지에다 스탬프로 찍어주거나 아니면 사증 페이지 사이에다 꽂아 분실하지 않도록 해준답니다. 여행을 마치고 그 나라를 떠날 때에 출국 심사대에서 이 출국 신고서를 확인 제거한 후에 사증 페이지다가 출국 확인 스탬프를 찍어주게 되구요. 

 

아빠가 여권을 확인해 보시더니 여권의 사증 페이지가 아닌 페루 출국 신고서 뒷면에다 출국 확인 스탬프가 찍혀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이랑 같이 줄서서 페루 출국 스탬프를 받았던 승객들은 모두 볼리비아 여행 후에 다시 페루로 돌아올 사람들이었나 봅니다. 직원이 다시 국경을 가리키며 페루 출국 사무소로 되돌아 가서 여권에다 직접 도장을 받아오라고 한다. 아빠는 힘들어 하는 엄마와 나를 가리키며 가족을 이 곳에 남겨두고 혼자 다녀와도 되냐고 했더니 그렇게 하라고 하네요.

 

아빠 혼자서 가족의 여권들을 모두 챙겨들고 다시 국경을 넘어 페루의 출국 사무소 쪽으로 갑니다. 아까 출국 스탬프를 받은 건물 왼쪽에 있는 건물이 바로 페루를 완전히 떠나는 경우에 출국 심사를 하는 곳이더군요. 출국 스탬프를 받는 건물이 따로 나뉘어져 있어 이런 상황이 발생한 거랍니다.

 

[가운데 연두색 낮은 건물이 아까 출국 심사를 받은 곳인데 그 왼쪽에 있는 건물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는 아빠 여권에만 출국 스탬프를 찍어주고 나머지 가족들을 직접 와야 한다는게 아니겠어요? 아빠는 다시 국경을 넘어 볼리비아 입국 사무소로 와서 나랑 엄마를 데리고서 다시 국경을 넘어 페루 출국 사무소로 갑니다. 걸어서 2~3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이지만 해발 4천미터에 육박하는 고산지대라 그런지 모두들 숨을 가쁘게 내어 쉬면서 페루 출국사무소에 다시 도착했어요. 나랑 엄마의 여권 사증 페이지에 페루 출국 스탬프를 찍은 것을 확인한 다음 다시 국경을 넘어 볼리비아 입국 사무소에 도착해 볼리비아 입국 심사를 마치게 되었답니다.

 

[볼리비아 입국 심사 직원이 여권을 검사하고 있어요]
[볼리비아 입국 신고서 하단부에 입국 일자가 적힌 스탬프를 찍은 다음 찢어서 여권사이에 끼워주네요]

 

볼리비아 입국 심사를 마치기 까지 아빠는 무려 다섯 번이나 국경을 넘나들었고, 저랑 엄마는 세 번이나 국경을 넘나들었어요.

 

버스가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 근처에 도착할 즈음에 직원이 스페인어로 한 말은 페루로 다시 돌아올 사람은 오른쪽 건물에서 출국 심사를 받고, 페루를 완전히 떠나는 사람은 왼쪽 건물에 가서 출국 심사를 받으라는 말이었나 봅니다. 아마 영어로도 같은 말을 했을 것 같은데 우리 가족은 흘려들었나 봅니다. 

 

우리 가족이 수차례에 걸쳐 국경을 넘나들면서 최종적으로 볼리비아 입국 심사를 마칠 때까지 버스는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다른 승객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기도 하거니와, 또한 국경을 왔다 갔다 하는 동양인 가족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니 부끄럽기도 하더군요. 버스에 올라 타면서 직원과 승객들에게 "죄송합니다(Sorry!)" 라고 크게 한 번 외쳐주고는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답니다.

 

페루 출국 심사와 볼리비아 입국 심사를 마칠 때까지 무려 40여분의 시간이 흘렀네요. 오전 11시 10분 즈음해서 우리 가족을 마지막으로 태운 버스는 다시 이동을 시작합니다. 페루보다 볼리비아가 1시간 빠른 시차가 있어 볼리비아 시각으로는 낮 12시 10분이랍니다. 버스가 출발하고 대략 20분쯤 지난 낮 12시 30분경에 버스의 최종 목적지인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Copacabana)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낮 12시 반경에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에 도착했어요]

 

우리 가족의 페루 여행 일기는 이것으로 끝마치고, 남은 여정은 볼리비아 여행 일기에서 계속됩니다.

-민지짱여행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