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교수파견일기/미국(USA)

[파견일기] 제40편 - 한국을 출발해 미국에 도착하다

민지짱여행짱 2014. 11. 8. 20:12

2009년 7월 8일(수)
 
미국에서 시차 적응을 빨리 하려고 새벽 2시반경까지 잠을 안자고 있다가 전날 하루 종일 짐 싸느라 지친 몸이 말을 잘 안 듣는다. 약 2시간 정도 잠을 자고 4시 반경에 일어나 가족들 깨워 출발 준비를 하라고 전한다.
 
새벽 5시 20분경에 막내 동생의 차에 짐을 싣고 아파트를 떠나 김해 공항으로 나선다.

 

여분의 여행 가방을 하나 더 챙겨간다. 혹시나 공항에서 이민 가방 하나의 무게가 23Kg 초과하게 되면 조금 들어내서 짐을 하나 더 만들어 챙겨가기 위함이다. 가족이 3명이라 23Kg 이내의 가방을 6개 갖고 갈 수 있는데 지금 우리 가족은 4개 밖에 안 가져 가므로 초과하는 짐이 있다면 하나 더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해 공항에 5시 50분경에 도착해 대한항공에 티켓팅을 한다. 대한항공편으로 김해->인천공항(국내선), 인천공항->아틀란타(국제선)을 탈 거라 미국에 보낼 짐은 이곳 김해공항에서 부치게 되면 아틀란타에서 찾을 수가 있어 편하다.
 
카운터에 여권과 항공권(국내선 및 국제선 E-티켓)을 직원에게 건네니 현지 체류 관련 서류를 보여달라고 해서 DS-2019를 보여준다. 부치는 짐들의 무게는 모두 23Kg 이하라서 여분의 가방은 배웅하러 동행한 막내 동생에게 되돌려 준다.
 
기내에 갖고 탈 수 있는 가방은 1인당 노트북 가방과 백팩 하나 씩은 가능하므로 (대한항공 사이트에는 그렇게 나와있지만 더 이상도 가능할 듯 하네요) 가방의 중량이 초과되어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경우 일부를 덜어내서 기내에 갖고 탈 가방에다 쑤셔 넣어도 될 것이다.

아뭏든 다섯개의 짐을 부치고 나서 김해공항 국내선 출발 수속을 밟는다. 나는 노트북 2개와 서류가 담긴 백팩과 숄더백, 집사람도 작은 등산용 백팩 하나와 숄더백, 딸내미는 분홍색 샘x나이트 캐리어를 갖고서 기내에 탈 예정이다.

김해 출발 인천공항 도착 대한항공은 7시에 출발을 할 예정다. 오전 8시에 인천 공항에 도착해 패스트푸드점에서 아침 식사를 한 다음 이미 짐들을 보낸 터라 할 일이 없어 일찍 국제선 출국 수속을 밟기로 한 거다. 출국 수속은 별로 문제될 게 없으므로 여권과 DS-2019를 내미니 여권에다 출국 도장을 하나 콩 찍어주는 걸로 끝난다.
 
국제선 터미널 면세점에서 현재 대학교의 초청 교수, 비자 받기까지 서류 챙겨준 현지 조교, 그리고 만나게 될 현지 학과의 교수들을 위한 한국적 냄새가 나는 기념품을 산다. 부산 진시장이나 국제시장 같은데 사러 갈 예정이었으나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일찍 팔게 되는 바람에 공항에서 사게 된 것이다.
 
나를 초청해 준 교수에게는 덮개 부분에 자개가 박힌 탁상용 명함보관함을 샀다가 조금 더 비싸지만 한국의 탈을 소개하는 작은 병풍형 기념품(금박을 넣어 품위가 있어보임)으로 바꾸고, 조교(여자)에게는 한글의 자모 문양을 칠기로 씌운 손거울을 샀고, 그 밖에 학과 교수들 만나게 되면 주려고 한글 자모가 적힌 볼펜을 2개씩 4셋트 담긴 걸로 하나 구입한다.
 
외환 비자 플래티늄 카드는 10% 할인이 되어 병풍형 기념품은 32달러->29달러, 칠기 손거울은 17달->15달러, 볼펜 8개(2개씩 4세트)는 22달러->20달러에 각각 구매한 거다.
 
집사람은 립스틱 다 떨어졌다고 해서 20달러 짜리 하나 사네요. ㅎㅎ
 
근처에서 이벤트 행사를 하기에 가보니 100달러 이상 영수증 보여주면 룰렛을 한 번 돌려 기념품 받을 수 있다 하기에 영수증 합산해보니 겨우 84달러에 불과하다. 딸내미가 아쉬워 하자 여직원이 자신을 따라 구호를 외치면 한 번 돌리게 해준다고 한다.
 
결국 딸내미가 한 번의 기회를 부여 받아 룰렛을 돌렸는데 2등에 당첨되는 행운이 찾아 온 거다. 그래봐야 상품은 연필 4개가 든 필통이다.
 
10시 20분 인천공항 출발인 대한항공 KE035편이 늦게 온 손님 때문에 15분 정도 지연되어 출발한다. 그리고 약 13시간 정도 지난 미국 현지 시각 8일(수) 오전 11시 15분 (한국 시각 9일 낮 12시 15분) 아틀란타 핫츠필드-잭슨 공항에 무사히 도착한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 미국 출입국 신고서(I-94 Form)를 개인별 작성하고, 세관신고서(가족당 1매만 작성) 작성하는데 고민 대상은 김치, 양념(된장, 간장, 참기름), 멸치와 김 같은 마른 반찬류를 갖고 가기 때문에 이를 세관신고서에 신고해야 하는 식품으로 생각해 적어야 하나 말아야 하는 것이다.
 
2004년도에 방문교수로 올 때 뭐라 적었는지 가물가물하다. 그냥 신고 대상 물품이 없는 것으로 체크한다. 
 

 

 

 한국 사람들의 음식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양념류와 반찬들을 내가 미국에 갖고 가서 내가 먹으려고 하는 거지 판매해서 돈을 벌려고 갖고 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관세를 물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틀란타 공항에서 입국 심사하는 데 줄을 잘못 선 탓인지 지루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우리 가족 차례가 되자 몇 가지 질문을 해 온다. 


- 당신 교수냐? 그렇다.
- 얼마나 체류할 것인가? 1년 반이다.
- 이번이 처음 나오는 거냐? 두 번째이다.
- 신고할 음식물이나 술 있냐? 없다. (이 답을 할 때 조금 뜨끔 하더군요)
 
2004년도에 조지아텍에 방문 교수로 다녀간 적이 있어 지문 인식은 손가락 모두 하지 않고 오른쪽 엄지를 제외한 4개의 손가락만 올리면 되더군요. 얼굴 사진은 다시 찍는다. 마지막으로 여권에 도장 찍고, DS-2019와 I-94 Form에다 뭐라 적으면서 또 다시 묻는다.

 

- 신고할 음식물이나 술 있냐? 없다. 간장, 참기름 같은 양념은 조금 갖고 간다
 
아마 부치는 짐 검사할 때 음식물이 있을 거라는 정보가 등록되어 있는지 다시 한 번 물어볼 때에는 김치랑 멸치, 김 같은 거 갖고 간다고 말할까 말까 짧은 순간 고민하다 말이 번복되면 더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 계속 없다고 하면서 음식물이 아닌 양념류는 조금 갖고 간다고 덧붙인다.
 
더 이상은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여권에다 I-94 Form 중에서 하단의 출국증명서 부분을 찢어 스테플러로 여권의 비자 있는 부분에다 찍어(출국 시에 이것이 여권에 반드시 붙어있어야 함) DS-2019와 함께 돌려준다.
 
아무 문제없이 입국 수속을 끝냈지만, 세관 신고서에 김치, 멸치, 김 정도를 면세 범위 이내 금액으로 신고하고 나오는 것이
오히려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서 술을 갖고 오는 경우 뺐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던데, 우리 가족은 2004년도에 소주 팩을 가방에 여러 개 넣어왔었는데 아무 문제없이 입국이 가능했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운동이나 열심히 해서 체중을 줄이자는 생각에서 술은 일체 챙기지 않았던 터라 이번 미국 입국 심사에서 별로 신경 쓸 건 없었어요.

 
미국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니 벌써 12시가 넘었네요. 12시에 온라인으로 중고 자동차를 제게 판 오토** 황사장을 만나기로 했었는데...
 
짐을 찾아서 카트에 싣고 잠시 이동해 짐을 재 검사하는 절차를 밟는다. 기내에 휴대했던 짐들을 빼고 나머지는 그대로 다시 재검사 벨트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골프 가방은 오버 사이즈 짐이라 따로 맞은 편에 있는 곳에 갖고 가라고 한다. 짐은 나중에 출구의 Baggage Claim에서 다시 찾게 된다. 이처럼 짐 찾는 과정을 두 번이나 거쳐야 하기 때문에 미국의 입국 수속은 최소 1시간 반은 걸린다고 생각해야 한다.
 
기내에 휴대했던 가방들을 챙겨 계단을 내려가 콩코스(Concourse)를 타게 된다. 공항 내에서의 지하철이라 생각하면 된다. 
 
아틀란타가 최종 목적지인 사람들은 마지막 정거장(Baggage Claim 부분)에서 내려야 하고, 미국 국내선 항공을 계속 이용하게 되는 사람들은 중간 정거장에 내려야 한다. 콩코스 타기 전에 운항 노선과 내릴 정거장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우리 가족은 마지막 정차역인 Baggage Claim에서 내려서 계단을 올라가니 오토** 황사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다시 짐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황사장과 자동차 매매 계약서와 필요한 서류에 사인을 하고, 인터넷으로 가입한 자동차 보험(프로그레시브) 관련 서류들을 챙겨 받는다.
 
다른 가방들을 다 찾았는데 골프 가방이 안보인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오버 사이즈 짐은 10번 짐 찾는 곳에 있다고 한다. 텐이라고 하면 될 것을....틴 틴... 그러면서 손가락 10개를 편다.
 
10번에서 짐 찾으려면 항공권에 붙은 수하물 표가 있어야만 찾을 수 있다. 집사람이 먼저 찾으러 갔다가 못 찾고 되돌아 오기에 내가 수하물 표를 갖고 가서 찾아온 거다.
 
아무튼 장시간에 걸친 입국 수속을 마치고 짐을 다 찾고 미리 구입해 놓은 자동차에 짐들을 싣고나서 황사장에게 잔금을 지불한 다음 자동차 키를 받아 들고 아틀란타를 떠난다.
 
벌써 오후 1시이다. 비행기가 도착한 시각이 오전 11시 20분 경이었으니 비행기 도착부터 입국 수속을 거쳐 마지막으로 짐을 찾기까지 1시간 40분이나 걸린 셈이다. 아틀란타에서 게인스빌까지는 I-75만 타고 가면 되기에, 공항에서 I-75 이정표만 보고 나가니 쉽게 I-75 하이웨이를 탈 수 있더군요. 가자~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