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교수파견일기/미국(USA)

[파견일기] 제28편 - 국제운전면허증과 운전경력증명서를 발급받다

민지짱여행짱 2014. 10. 27. 11:12

2009년 6월 22일,
 
마산 내서에 있는 마산밸리에 사업평가차 참석했다가 업무를 마치고 진동에 있는 운전면허시험장에 가서 국제운전면허증과 운전경력증명서(영문)를 발급받는다.
 
국제운전면허증 발급을 위해서는 비치된 신청서를 작성하고, 여권과 3Cm x 4Cm 크기의 칼라사진 1매, 그리고 발급 수수료 7,000원이 있으면 된다. 국제운전면허증은 유효기간이 발급일로 부터 1년이기 때문에 1년 혹은 그 이상의 장기로 파견을 나가게 되는 경우에는 꼭 현지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도록 하자.
 
미국에서 슈퍼나 쇼핑센터 등에서 신용카드 결재시에 자주 포토 ID를 보여달라고 하기 때문에 항상 여권을 소지하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따르는데 현지 운전면허증을 취득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포토 ID를 보여달라면 사진이 담긴 운전면허증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국제운전면허증을 인정하지 않기도 하므로 장기간 체류하게 되는 경우에는 가급적 현지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는 게 좋다. 내 경우에는 미국 조지아주 운전면허증이 있으나 유효기한이 지난해 8월에 만료된 까닭에 플로리다주 면허증으로 갱신(별도의 시험없이 수수료만 내면 갱신해 준다고 함)할 때까지는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차를 몰아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한 것이다.
 
영문 운전경력증명서는 신청서만 작성하고 3,000원의 수수료를 내면 즉시 발급해 준다. 영문 운전경력증명서는 현지 자동차 보험 가입시에 조금의 혜택이 있을까 싶어 발급한 것이나 들리는 바에 의하면 별로 쓸모가 없다고 한다. 운전경력증명서는 면허증을 따서 지금까지의 사고나 벌점에 대한 리스트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운전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자료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지 미국의 보험사들은 이를 알기 때문에 한국에서 발급한 영문 운전경력증명서를 거의 인정하지 않고 미국 현지에서의 운전 경력만을 보험 금액 산정시에 고려한다고 한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운전면허 시험을 보려면 약물 및 알콜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발급한 영문 운전경력증명서랑 한국의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이를 면제해 준다고 한다. 집사람의 경우에는 2004년도에 국제운전면허증으로 1년을 버틴 터라 이번에는 미국 면허증을 따서 포토 ID로 사용하려 하므로 이 증명서가 꼭 있어야 할 것 같다. 


나의 국제운전면허증과 영문 운전경력증명서를 발급하고 난 다음 집사람 것도 발급 받으려고 하는데 본인이 아니라서 위임장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집사람 여권, 사진, 자동차 운전면허증, 혹시나 해서 가져온 주민등록 등본 다 보여줬으나 본인이 아닌 경우 위임장이 없으면 안된다고 한다. 당연히 위임장이 필요한 것은 알겠으나, 비가 많이 오는 상황이라 민원인도 본인 앞에는 나 혼자 뿐이고, 적어도 남이 아니라 가족이 와서 당사자의 관련 서류들을 제출하면 융통성있게 처리해 줘도 되지 않냐는 뜻으로 부탁을 해 본 것이다.
 
위임장 만들어 오겠다고 하면서 위임장 서식을 하나 달라고 하니 그 것도 없다고 한다. 이 곳 면허시험장에는 본인들이 직접 와서 처리하는 것을 고려하기 때문에 위임장을 비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적당한 양식을 찾아 출력해 사용하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차를 몰아 진동 읍내에 있는 PC방을 찾아나선다. 눈에 띄는 PC방이 하나 보이기에 근처에 주차하고 PC방에 가보니 프린터가 없단다. 게임하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프린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또 프린터를 잘 안쓰면 잉크가 말라 고장이 나기 때문에 PC 방에 프린터를 두지 않는다고 한다. 근처에 PC방이 하나 더 있는데 그곳에도 프린터가 없을 거란다.
 
PC방에서 나와 이리 저리 둘러보다 휴대폰 대리점에 프린터가 보여 들어가 돈을 낼 테니 한장만 출력하자고 하니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면서 퇴짜를 놓는다. 맞은 편 휴대폰 대리점에 가 보라해서 찾아가니 그곳에서는 프린터가 있기는 하나 출력하면
통신사 전용 마크가 배경에 인쇄된 용지에 출력되어 안될거란다.
 
근처를 둘러보다 1층에 모 보험회사 간판이 보여 들어가서 사정을 얘기하니 흔쾌히 쓰라고 한다. [마산운전면허시험장]을 검색해 자료실에 있는 위임장(제대로 된 양식도 아니고 당사자와 대리인 신상명세를 적는 간단한 서식이었음)을 2장 출력한다. 한 장은 국제운전면허증 발급에 쓰고, 다른 한 장은 영문 운전경력증명서 발급에 쓰려고 하는 거다. 직원에게 계산하려고 말하니 괜찮다고 그냥 가란다.
 
우여곡절 끝에 2장의 위임장을 받아들고 면허시험장에 다시 간다. 위임장의 당사자 란에 내가 직접 집사람과 나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를 적고, 대리인 란에 나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를 적는다. 집사람 서명은 내가 대충 그려서 낸다.

 
아까 적어놓았던 신청서 2매(동일한 신청서지만 국제운전면허증, 영문운전경력증명서 별도 작성)랑 집사람 여권과 사진 1매, 수수료 1만원 그리고 내가 만든 위임장 2매를 그 직원에게 내미니 아무 소리없이 집사람의 국제운전면허증과 영문 운전경력증명서를 발급해 준다. 
 
나와 집사람의 국제운전면허증과 영문 운전경력증명서를 우여곡절 끝에 발급받고 나니 오후가 거의 다 지나간다. 기분도 씁쓸하고 해서 학교로 복귀하지 않고 그냥 집으로 바로 퇴근하기로 한다.
 

[발급받은 영문 운전경력증명서]
[발급받은 국제운전면허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