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교수파견일기/미국(USA)

[파견일기] 제63편 - 무빙 세일에서 압력 밥솥을 구입하다

민지짱여행짱 2014. 11. 10. 21:02

2009년 7월 25일 토요일,
 
오늘 올랜도 워터파크로 1박 2일 일정으로 여행을 가려다가 아침에 플로리다대학교
유학생회 게시판에 우연히 들렀는데 무빙 세일에 쿠쿠 압력 밥솥을 파는 게시물이 올라온 것을
보고 집사람과 얘기해서 이걸 사기로 결정했다.
 
살림살이들을 귀국하시는 방문교수 한테서 일괄 인수했지만 밥솥이 영 아니었다.
가격 저렴한 일반 전기밥솥인데 바닥이 많이 상해있는 터라 밥 맛이 영 아닌데다가
하루 정도 보온해 놓은 밥은 쾌쾌한 냄새까지 날 정도인지라...
 
며칠전에 1년 정도된 쿠쿠 압력 밥솥을 150달러에 파는 게시물을 봤지만 비싼 가격이라
포기했었는데, 오늘은 2년 정도된 압력 밥솥을 75달러에 매물이 나와있는 거다.
 
급히 전화했더니 이미 다른 사람한테서 전화가 와서 구입하려는 의사는 비쳤다고 하는데
출발하기 전에 전화하기로 해놓고 아직 전화가 없다면서...
그 분이 사러 오실지 안오실지 모르므로 우리 가족에게도 기회가 있다면서 먼저 오면 드리겠다고 한다.
또한, 물건을 보고 안살수도 있기 때문에 먼저와서 구입해 가는 사람에게 파는게 맞는거다.
 
부랴 부랴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출발하기 전에 다시 전화해서 확인하고...
 
그 아파트에 20분쯤 후에 도착하니 다행히 밥솥이 그대로 있다.
플로리다대학교에서 석사과정 2년을 마치고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려고 귀국을 앞둔 유학생이
자신이 2년전에 구입해서 사용해 왔던 밥솥을 내놓은 것이었다.
 
우리 가족이 막 도착해서 물건을 보고 있는 사이에
그 이전에 전화를 주셨던 분이 아파트 근처에 도착해서 집 위치를 묻는 연락이 온 것이다.
집사람이 우리가 사겠다고 하고 돈을 건네자 전화를 걸어 온 분에게 사정을 얘기하면서 돌려보낸다.
 
유학생이라 집에서 밥을 자주 안해먹어서 그런지 밥솥이 깨끗하다. 2년된 것 같지않게...
새 걸 사려면 200달러는 넘게 줘야 하는데...


 [무빙세일에서 장만한 쿠쿠 압력밥솥]

그 유학생 집에서 딸내미가 갖고 놀 농구공과 주방 용품 중에서 밀폐형 용기들을
각각 10달러와 5달러를 주고 추가로 구입해 왔다.
 

 [시중 가격의 절반 정도에 구입한 농구공]

집사람이 무빙 세일에서 구입한 압력 밥솥을 보고 흐뭇해 한다.
나도 흐뭇해 할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