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0일 목요일,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과 숨바섬 가족여행 10일차입니다.
오늘은 플로레스섬과 숨바섬에서 열흘 간의 긴 여행을 마치고서 항공편으로 이 곳 숨바섬을 떠나 발리를 경유한 다음 반둥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 곳 Oro Beach House 호텔에서 2박 3일을 보내는 동안에 우리 부부의 남은 일정과 관련해 아직 못다한 숙제가 하나 있다. 오늘 오후에 발리에서 반둥으로 가는 항공편 티켓을 아직까지 예약을 못한 거다. 엔데에서 이 곳 땀볼라카로 오는 항공편 예약시에 오늘 땀볼라카에서 발리로 가는 항공편까지는 미리 예약을 해놓았기 때문에 오늘 발리까지 가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곳 Oro Beach House 호텔에서 2박을 하며 지내는 동안에 발리에서 반둥으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하려고 시도 했으나 객실에서는 와이파이 사용도 안되는 데다가 통신사 신호마저 미약하다 보니 데이터를 이용한 인터넷 조차도 불가능해 예약을 할 수가 없었던 거다. 잠시 후에 땀볼라카 공항에 도착하면 데이터 연결이 가능한 상황이라 항공편을 예약할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전 8시 반경 레스토랑이 있는 메인 건물에 가서 무료로 제공되는 팬케익과 오믈렛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한다.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에 건물 주변도 둘러보고 여주인장의 허락을 받아 건물 2층에 마련된 가족들의 생활 모습을 잠시 구경한다. 독일인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에 어린 자녀들을 키우면서 단촐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가 있다.
여행 가방은 미리 정리를 다 해놓은 터라 아침 식사 후에 곧바로 소화도 시킬겸 비치를 산책하러 간다. 2박 3일간 이 곳 호텔에서 지내면서 아직 비치에서 물놀이를 못해본 게 아쉽다. 아니 비치에서 물놀이를 할 시간 여유가 없었던 거다. 오전 9시 반경에 객실에 돌아오니 직원 한 명이 찾아와 공항 샌딩 차량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직원에게 가방 하나를 맡긴 후 나머지 짐들을 챙겨 메인 건물로 가서 여주인장과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짐을 들어 준 직원에게는 1만 루피아를 팁으로 건네고는 땀볼라카 공항으로 출발한다.
오전 9시 50분경 땀볼라카 공항 입구에 도착해 운전사 데니에게 규정된 샌딩 서비스 요금 12만 루피아를 지불한다. 가루다 인도네시아 부스에 가서 체크인을 끝내자 마자 곧바로 통신사 데이터로 인터넷에 연결한 후 발리에서 반둥으로 가는 항공편을 조회하니 표가 하나도 없다. 따로 방법이 없으므로 일단 발리에 도착해 항공사 사무실에 들러 반둥행 항공권 구입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고, 그래도 티켓을 구하지 못하면 발리에서 하룻밤을 더 보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오전 10시 40분경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편은 보딩을 일찍 마감하고 예정된 시각보다 10분 일찍 출발을 한다. 어제 오후 늦은 시각에 발리에서 부터 승객들을 태우고 와서 대기해 있다가 지금 발리로 출발하는 항공편이다 보니 출발 지연이 없다.
발리에서 반둥으로 가는 최저 가격의 항공편이 우리 부부가 지금 타고 있는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편이 발리에 도착하면 약 1시간 후에 출발하는 스케쥴이라 만약 이 항공편이 지연 출발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에 미리 예약하지 못한거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출발 상황을 확인한 후에 발리에서 반둥으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해도 될거라 생각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풀북 상태로 나와서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인도네시아 로컬 항공편이기는 하나 가루다 항공은 기내식이 나오고 커피/음료 서비스도 제공된다. 제공되는 기내식이 빵이기는 하나 가벼운 점심 정도로 생각하고 말끔히 먹어치운다.
숨바섬 땀볼라카를 출발해 약 1시간 정도 지난 오전 11시 50분경에 발리 덴파사르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한다. 열흘 전에 반둥에서 이 곳 덴파사르 공항을 경유해 플로레스섬 라부안바조로 이동해 여행을 시작한 이후 여행 끝마칠 즈음에 다시 들리게 되는 공항이다.
발리 덴파사르 국제공항에 도착해 국내선 출발 게이트 근처에 있는 라이언 에어 항공사 사무실로 가서 오늘 오후에 반둥으로 하는 항공편 티켓을 구할 수 있나 알아봤으나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오늘 반둥으로 돌아가려는 계획을 접고 이 곳 발리에서 하룻밤을 더 보내는 걸로 결정한다. 서둘러 내일 오후 3시 45분에 이 곳 발리를 떠나 반둥으로 가는 라이언 에어 항공편을 예약한다. 그런데 서두르다 보니 집사람 이름을 영문으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성(Last Name)을 LEE가 아닌 LRE로 예약하고 만거다. 스마트폰의 자그마한 자판에서 E 옆에 있는 R이 입력되었는데 그 상황을 모르고 결제까지 마치고 나서 컨펌 메일을 받았을 때에 실수를 확인하게 된거다. 약간 걱정이 되긴 하는데 내일 이 곳 공항에서 체크인 시에 문제 삼으면 즉석에서 해결하는 방법 밖에 없는 듯하다. 내가 항공편 예약을 하는 동안에 집사람은 호텔 예약 사이트를 통해 공항 근처 해리스 호텔(Harris Hotel)을 조식 포함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한다.
해리스 호텔이 공항 근처에 위치해 있다보니 무료 셔틀을 운행한다. 호텔에다 전화를 걸어 픽업 요청을 하니 국내선 도착 근처에 있는 솔라리아 레스토랑 앞에서 기다리라 한다. 솔라리아 레스토랑 앞에서 10분 정도 기다리고 있으니 오렌지 색상의 해리스 호텔 셔틀이 도착하기에 탑승해 호텔로 이동한다. 공항에서 불과 셔틀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더군요. 오후 1시경 해리스 호텔에서 체크인을 마치고서 배정받은 345호실로 이동해 가방 하나를 들어다 준 셔틀 운전사 겸 직원에게 15,000루피아를 팁으로 건넨다.
호텔 객실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오후 2시 반경에 혼자서 호텔 입구 근처에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간다. 집사람은 아까 기내식으로 빵을 먹고난 후 아직 배가 안고프다 하면서 객실에 그냥 쉬고 있겠다 한다. 호텔 입구 우측에 작은 레스토랑에서 소고기 수프와 밥 그리고 오렌지 쥬스를 주문해 점심 식사를 한 후 집사람을 위해 볶음면 하나를 테이크 아웃으로 해서 총 39,000루피아(약 3,100원)를 계산한다. 가격이 참 착한 편이다.
호텔에 돌아와 휴식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4시반 고카(Go-Car) 차량 서비스를 호출해 발리섬 남쪽에서 유명한 꾸따(Kuta) 비치로 이동한다. 고카 매칭 요금은 겨우 9천 루피아(약 700원)이 나왔으나 비치 근처 도착 후에 팁으로 2,500루피아를 더 지불한다.
꾸따 비치를 천천히 걸으며 비치 구경과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일몰 구경을 위해 비치에 마련된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빈탕 맥주 작은거 한 병에 25,000루피아라 하기에 둘이서 한 병씩 시킨다. 잠시 후 집사람에게 중년의 여자 한 분이 다가와 10만 루피아를 부르는 페디큐어 요금을 절반으로 요금을 깎아 5만 루피아에 페디큐어 서비스를 받는다. 집사람이 페티큐어 서비스를 받는 동안에 나는 먼저 주문한 맥주 한 병을 다 비우고 한 병을 더 주문한다.
꾸따 비치에서의 일몰을 구경한 후 오후 6시 반경에 천천히 걸어 발리 전통 음식 중의 하나인 바비 굴링(Babi Guling)을 전문으로 하는 자그마한 로컬 식당을 찾아간다. 인도네시아어로 바비(Babi)는 돼지고기를 말한다. 바비 굴링 한 접시에 3만 루피아라 하기에 두 접시에다가 병에 든 7천 루피아짜리 생강 쥬스 두 병을 주문한다. 아쉽게도 이 곳 식당에서 맥주는 팔지 않더군요.
바비 굴링으로 저녁 식사를 한 후에 천천히 꾸따 비치 근처 여행자 거리를 걷다가 집사람이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쪼리 샌들을 145,000루피아에 하나 구입한다. 이후 여행자 거리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밤 풍경을 구경하다 오후 7시 반경에 지나가는 빈 택시를 잡아타고 호텔로 이동한다. 호텔까지 거리가 멀지 않은 편이나 집사람이 피곤하다 하기에 택시를 타게 되었는데 호텔까지 이동하는 내내 차량 정체로 인해 차라리 걸어가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더군요. 저녁 7시 55분경에 겨우 호텔 입구에 도착해 미터 요금으로 20,650루피아가 나왔으나 차량 정체 때문에 고생한 운전사에게 팁을 약간 보태어 25,000루피아를 드린다.
계획에도 없던 발리섬에서의 1박인지라 그냥 꾸따 비치만 가볍게 구경하고 호텔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조만간 딸내미가 여름 방학을 맞이하게 되면 이 곳 발리로 오도록 해서 발리섬과 근처에 있는 롬복섬을 함께 여행할 계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