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3일 목요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보고르 가족여행 1일차입니다.
오늘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이 곳 반둥을 떠나 자카르타로 이동한 다음 자카르타 구 시가지 구경, 내일은 보고르 타만사파리 구경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아시안게임 한국팀 골프 경기를 관람하고서 기차를 타고 반둥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오전 8시 35분에 반둥역을 출발하는 기차표를 예매해 놓은 터라 오전 7시 50분경에 아파트 로비에서 고카(Go-Car) 차량 호출을 했는데 잠시 후 택시가 도착하더군요. 반둥에서는 택시가 시내를 돌아다니며 손님을 태우지 않고 이렇게 고카나 그랩 차량 호출을 받아 운행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약 20분 정도 걸린 오전 8시 10분경에 반둥역 입구에서 하차한 후 고페이(Go-Pay)로 선지불된 매칭 요금 19,000루피아 이외에 팁으로 1만 루피아를 현금으로 드린다. 개인 승용차량이 아닌 택시인지라 매칭 요금이 택시 요금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카나 그랩 택시를 타게되면 현금으로 1만 루피아를 더 내고 있다.
티켓 무인발급기가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예약 번호를 입력해 두 장의 기차표를 출력하는 동안에 근처 로띠오 가게에서 커피와 빵을 구입해 온다. 이 곳 반등에서 출발하는 기차인지라 서둘러 기차에 탑승해 잠시 기다리니 오전 8시 35분 정시에 자카르타를 향해 출발하네요. 자카르타까지 약 3시간 15분이 걸리는데 이동 중에 바깥 풍경도 구경하고, 로띠오 빵과 미리 챙겨온 캔맥주 그리고 과자를 먹으며 무료한 시간을 달랜다.
반둥역을 출발해 약 3시간 20분 걸린 오전 11시 55분에 자카르타에 있는 감비르(Gambir) 역에 도착한다. 역사 내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블루버드 택시를 잡아타고서 꼬따 뚜아(Kota Tua = Old City)으로 가자고 한다. 오늘은 자카르타 북부에 있는 꼬따 뚜아를 구경한 후 자카르타 남부에 미리 예약해 놓은 호텔로 찾아갈 예정이다. 꼬따 뚜아는 자카르타의 옛 시청 청사와 그 앞 광장 주변의 오래된 건물들을 구경할 수 있는 올드 타운을 말한다.
약 20분 정도 택시를 타고 올드 타운 입구에 도착했으나 택시 기사가 주정차 금지 표지를 가리키며 다소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더니 그제서야 우리 부부를 내려준다. 미터기 상에 31,000루피아가 나왔기에 주차비를 고려해 4만 루피아를 주고 하차한다. 잠시 후 택시 기사가 머뭇거리더니 창문을 열고 2만 루피아가 찍혀있는 주차비 영수증을 보여주며 난감한 표정을 보인다. 제대로 영수증 발급 날짜와 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결국 1만 루피아 짜리 하나를 더 드리는 걸로 한다. 보통 기차역이나 쇼핑 센터 같은 곳에는 1시간 주차비로 3천~5천 루피아 정도가 나오는 게 정상인데 2만 루피아가 적혀있는 영수증을 어디서 구했는지 궁금하더군요. 이미 돈을 더 내고 떠나 보낸터라 더 이상 따질 필요가 없기에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블루버드 택시이지만 감비르 역 내에 주차해 있는 차량 이용은 아무래도 조심하는 게 좋을 듯 하다. 감비르 역 바로 옆에 있는 대로변으로 나가 지나가는 택시를 타는 걸 추천드린다.
택시에서 내려 올드 타운 입구로 천천히 되돌아 걸어가며 주변을 구경한다. 인도네시아라기 보다는 유럽에 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예쁜 건물들 모습이다.
택시에서 내려 약 5분 정도 걸어 옛날 시청 청사가 있는 광장에 들어선다. 광장 한 켠에서 형형 색색의 예쁜 자전거를 대여하는 분이 한국말로 인사를 하기에 화답을 한다. 잠시 한국에서 온 우리 부부에게 주변 건물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하기 시작하는데, 광장에 돋보이는 큰 건물이 바로 옛날 시청 청사였지만 지금은 국립 역사 박물관(National History Museum)으로 운영 중이라 한다. 시청 건물 맞은 편에는 우체국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곳은 옛날에 댄스 홀로 사용된 곳이며, 시청을 바라보는 기준으로 왼쪽 편에는 미술관과 박물관(Fine Art and Ceramic Museum)이 자리잡고 있으며, 오른쪽에 있는 건물은 인형 박물관(Wayang Museum)이라 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30여개 나라의 외국 지폐를 수집 중인데 한국 것도 하나 갖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 내가 인도네시아 말로 내가 한국인이지만 지금 반둥에서 살고있어 한국돈이 수중에 없음을 전하니 바로 포기를 하신다. 대신에 한국 지폐 종류와 금액별 인도네시아 루피아로 어느 정도 가치인지를 설명해 걸로 사례를 대신한다.
옛날 시청 청사 건물 맞은 편에 Batavia 라는 유명한 카페가 있다. 집사람이 이 곳에 들러 커피도 마시고 간단히 점심 식사를 하자고 하기에 들어서니 벽면에 온통 액자들로 꾸며져 있어 특색이 있다. 곧바로 2층에 올라가니 운좋게도 광장이 내려다 보이는 창가 좋은 자리가 비어있어 자리를 잡는다. 기차를 타고 오면서 맥주와 안주까지 혼자 먹다시피 한 터라 나는 시원한 빙수(Es Campur)를 주문하고, 집사람은 속이 더부룩하나 배가 고프다면서 죽(Bubur)과 커피를 주문한다. 이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카페를 나서려다 1층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가 봤는데 화장실 내에도 사방에 액자로 도배를 해놓은 듯 특색을 갖추고 있다.
바타비아 카페에서 나와 다시 천천히 광장을 한바퀴 돌면서 주변을 구경한다. 광장에는 형형 색색의 대여 자전거와 모자를 쓰고서 기념 사진을 찍거나 광장을 돌아다니는 현지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역사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직접 관람할건지 집사람의 의향을 물어봤으나 더위에 지친 탓인지 관심 없어 하기에 그냥 패스하기로 한다.
시청 광장을 떠나 근처에 있는 자카르타 시티 기차역(Stasiun Jakarta Kota)으로 향한다. 도중에 은행 박물관(Indonesia Bank Museum)도 도로 건너편에 보이지만 우리 부부의 관심사는 아니다. 자카르타 시티 기차역 또한 1899년에 지어진 역사가 오래된 건물이나 감비르(Gambir) 역에 중심 기차역 역할을 넘겨주고 지금은 시내 및 근교 도시로 운행하는 전철의 출도착 역으로만 이용되고 있는 듯하다.
자카르타 시티 기차역을 가볍게 구경하고 난 뒤 반대쪽 출구로 나서니 지하 상가로 연결이 되더군요. 트랜스 자카르타(Trans Jakarta)라는 시내 버스를 타려고 하니 지하 상가를 통과해 반대쪽으로 이동해야 하더군요. 자그마한 규모의 지하 상가를 슬쩍 지나가며 구경한 후 버스 정류장을 찾아가니 교통 카드를 구입해야만 하더군요. 현금 승차는 불가능 하기 때문에 4만 루피아를 주고 FLAZZ 라는 이름의 자카르타 시내 교통카드 한 장을 구입한다. 내가 도우미 직원에게 각자 카드 한 장씩 구입해야 하냐고 물으니 출입시에 두 번에 걸쳐 단말기에 갖다 대면 된다고 하더군요.
4만 루피아를 주고 교통카드를 구입하면 카드 보증금이 2만 루피아이고 나머지 2만 루피아만 교통편 탑승시에 이용 가능하다. 트랜스 자카르타 버스 1회 이용시에 요금이 3,500루피아(약 270원)이므로 현재 충전되어 있는 금액으로 우리 부부가 버스를 2회 탑승이 가능하다. 충전 금액이 부족하면 창구에서 추가로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카르타 여행시에 이 카드 하나를 구입하면 여러모로 편리할 것만 같다. 전철, 택시 및 편의점에서도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카드 전면에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우리 부부는 오로지 트랜스 자카르타를 타고 호텔까지 이동하는 게 주 목적이다. 택시를 타고 갈 수도 있으나 자카르타 북부에서 남부까지 먼 거리인지라 택시비도 많이 나올 뿐더러 교통 체증으로 인해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어 전용 차로를 이용하는 트랜스 자카르타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거다.
타고난 순발력 덕분에 우리 부부가 타야하는 1번 버스가 도착했을 때 출입구 부근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네요. 하지만 다섯 정류장 지나 하모니(Harmoni) 버스 정류장에서 8번 버스로 환승을 위해 내려야 한다.
1번 버스를 타고 하모니 정류장에서 8번 버스로 환승해 다시 40여분 이동해 우리 부부의 최종 목적지인 Pondok Indah 1 버스 정류장에 하차한다. 구글 지도를 보면 도로에 붉은 색으로 표시되어 교통 체증이 심한 걸로 나오지만 트랜스 자카르타 버스는 전용 차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신호 대기 이외에는 큰 교통 정체가 없었던거 같다. 처음 버스를 탑승할 때와 마찬가지로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두 번에 걸쳐 단말기에 교통 카드를 갖다 대고서 버스 정류장을 빠져나간다.
오후 4시 조금 넘어 Pondok Indah 1 버스 정류장에서 도보 2~3분 거리에 위치한 스위스 벨 호텔(Swiss-Belhotel Pondok Indah)에 도착해 체크인을 한다. 자카르타 남쪽 끝에 위치한 이 호텔을 예약한 이유는 내일 자카르타에서 남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보고르(Bogor) 도시에 있는 타만 사파리(Taman Safari) 동물원에 다녀올 건데 자카르타 시내 교통 체증과 무관하게 다녀올 수가 있고, 모레 Pondok Indah Golf Course에서 펼쳐지는 아시안 게임 골프 경기를 직관하면서 한국팀 선수들을 응원할 건데 이 곳 호텔에서 트랜스 자타르타 버스를 타고 불과 한 정거장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 호텔은 집사람 이름으로 예약해 놓은 터라 내가 웰컴 드링크를 마시는 동안에 집사람이 체크인을 마치고서 707호 객실 카드키를 챙겨온다.
호텔 객실에서 1시간 반 가량 휴식을 취하다가 오후 5시 40분경 저녁 식사를 하러 호텔을 나선다. 도보 거리에 고객 이용 후기가 좋은 레스토랑이 몇 개 보이기에 찾아나서는 거다. 한식, 중식 그리고 일식 중에서 고를 수가 있었는데 결국 미도리(Midori) 라는 일식 레스토랑을 골라 특선 초밥 및 프로모션 식사 등 푸짐하게 주문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식사비 358,000 루피아를 현금으로 계산한다.
저녁 식사 후 바로 옆에 있는 Berish Sehat 이라는 패밀리 맛사지 가게에 들러 1시간 짜리 맛사지를 받는다. 실내도 깨끗한 편이고 무엇보다 맛사지 퀄리티가 높은 거 같다. 1인당 1시간 맛사지 비용으로 16만 루피아씩 계산하고 테라피스트에게 팁을 2만 루피아씩 지불한다. 맛사지를 마친 후 그 옆에 있는 인도마렛 편의점에서 마실거리와 아이스크림 등을 구입해 호텔에 돌아와 여행 첫날밤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