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교수파견일기/인도네시아(Indonesia)

[파견일기] 제70편 - 운전자 포함 렌트 차량으로 땅꾸반 파라후 화산 구경을 다녀오다

민지짱여행짱 2018. 1. 3. 11:52

2018년 1월 2일 화요일,


운전자 포함 차량을 렌트해서 반둥 근교에 있는 땅꾸반 파라후(Tangkuban Parahu) 화산 구경을 다녀왔어요. 당초 예정은 화산 구경을 한 다음 가까운 사리 아떠(Sari Ater)에서 온천을 즐긴 후 반둥으로 돌아오다가 렘방(Lembang)에 있는 플로팅 마켓(Floating Market)까지 덤으로 구경하려고 했는데 비가 내리고 차량 정체를 만난 탓에 화산 구경만 하고 돌아온 거랍니다.


차량 예약은 예전에 카와 부띠(Kawah Putih) 구경 다녀올 때와 동일한 http://tiket.com 사이트에서 예약했으며 오늘 역시 휴일의 연장인 듯 12시간 렌트 요금이 평소보다 약간 비싼 편이더군요. 도요타 아반자 차량으로 해서 운전자 포함 하루 대여료 40만 루피아(한화 약 3만 2천원)에다 처리 수수료 1만 루피아를 포함해 총 41만 루피아를 온라인으로 결제를 했답니다.



지난 번에는 하루 전날에 문자메시지나 전화로 컨펌 연락이 왔는데 이번에는 출발 당일이 되어도 아무런 연락이 없더군요. 다행히도 오전 7시경에 운전자로 부터 전화가 걸려왔고 약속대로 오전 8시 반 조금 넘어 아파트 입구에서 만나 땅꾸반 파라후 화산이 있는 곳으로 출발을 합니다.


운전자가 세띠아부디 거리는 차량 정체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고(Dago) 산길을 넘어 1시간 반 정도 걸려 땅꾸반 파라후 화산이 있는 곳에 도착했어요. 화산 입장료는 현지인의 경우 1인당 2만 루피아(한화 1천 6백원)에 불과하나 외국인의 경우 현지인의 10배인 1인당 20만 루피아입니다. 입구 매표소에서 역시나 제 전공인 할인 신공을 발휘해 체류 신분증 키따스(KITAS) 없이도 3인 가족이 모두 현지인 요금으로 입장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답니다. 운전자는 관광 목적이 아니므로 별도의 입장 티켓을 살 필요는 없지만 차량 한 대의 주차비 명목의 입장 비용인 25,000루피아는 내야 하더군요.



  함께 화산 구경을 떠난 여동생의 입장료는 제 할인 신공 범위 밖이라서 외국인 요금인 20만 루피아를 낼 수 밖에 없었구요.



우기 시즌이다 보니 거의 매일 오후에는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리기 때문에 화산 구경하기에는 오전 시간대가 가장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답니다. 화창한 날씨 속에 오전 10시경부터 시작해 화산 분화구와 그 주변을 천천히 돌아다니며 구경을 한 후 따가운 햇살을 피해 근처 가게 안에 들어가 구운 옥수수(현지어로 Jagung Bakar)를 하나에 1만 루피아(한화 8백원)씩에 몇 개 사고, 생강차랑 음료수 등을 사마시며 휴식을 취합니다.



일반 여행객들은 대부분 이 곳 땅꾸반 파라후에서 분화구 구경만을 마치고 되돌아 가는 편이지만, 우리 가족은 온천수가 끓어오르고 뜨거운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관을 볼 수 있는 좋은 곳으로 트래킹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곳까지 트래킹을 하려면 안전을 고려해 가이드를 동행해야 하는 걸로 규정되어 있는데 가이드 비용이 비싼 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트래킹을 포기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지난 해에 집사람과 둘이서 방문했을 때에는 가이드 비용으로 30만 루피아를 냈는데 이번에는 가격 할인 신공을 또 발휘해 20만 루피아에 티켓팅을 하게 되었답니다.



30분 정도 계단 길을 걸어 내려와 목적지에 도착했어요. 뜨거운 온천수에 계란을 삶아 먹는게 재미 중의 하나인데 이 곳에서 파는 계란은 하나에 5천 루피아(한화 400원)나 하네요. 분화구 주변 가게에서는 6개 들이 계란이 겨우 1만 루피아에 팔리고 있던데 말입니다.

결국 2만 루피아를 내고 4개의 계란을 사서 바구니에 담아 뜨거운 온천수 안에 매달아 둡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오른쪽 뒷편에 가서 뜨거운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자그마한 구멍에 예쁘게 붙어있는 샛노란 유황들을 구경합니다. 지난 해에 집사람과 이 곳에 왔을 때 투어 가이드가 소개해 준 곳인데 이번에도 우리 가족 이외에는 아무도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없더군요. 



샛노란 유황이 매달려 있는 구멍들을 찾아 구경한 다음 되돌아 오니 족욕을 즐기던 관광객들이 대부분 떠나고 없더군요. 조용히 우리 가족만이 뜨거운 온천수를 골라가며 발을 담근 후 족욕을 즐깁니다. 바닥에 쌓인 묽은 진흙같은 유황을 퍼내어 발과 손에 문지르기도 하구요. 뜨거운 온천수에 담가 두었던 계란을 들고와서 하나씩 까먹었는데 잘 익었네요. 미리 지퍼백에 소금을 조금 챙겨왔는데 그냥 먹어도 될 정도의 맛이었어요.



삶은 계란을 먹고 충분히 족욕을 즐긴 후 우리 가족이 맨 마지막으로 자리를 뜹니다. 가이드 투어 비용만 저렴한 편이어도 많은 사람들로 붐빌 것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에서 다시 땅구반 파라후 분화구가 있는 곳으로 고생을 하며 산길을 걸어 올라갈 필요없이 산 허리를 따라 평탄하게 나 있는 길을 따라 20여분 걸어가면 매표소에서 분화구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간이 주차장이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답니다.


이미 분화구 주차장에서 렌트 차량 운전자에게 약 2시간 후에 이 곳에서 만나기로 해놓은 거예요. 분화구에서 30분, 트래킹 30분, 온천수 족욕과 유황 구경 30분 그리고 간이 주차장까지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해 약 2시간 정도 후에 만나기로 한거지요. 하지만 우리 가족은 분화구 구경과 온천수 족욕을 즐기는 데 예상보다 더 시간을 보낸 탓에 총 3시간 정도 걸린 오후 1시경에 렌트 차량 운전자를 다시 만나게 된거예요.

 


이 곳 주차장까지 안내를 해 준 투어 가이드에게 5만 루피아를 팁으로 건네고서 렌트 차량을 타고 출발합니다.

점심 식사를 함께 해야 하는데 차량 운전자가 근처에 맛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해서 다음 목적지인 사리 아떠(Sari Ater) 방향이 아니라 다시 렘방(Lembang) 쪽으로 향하더군요. 잠시 후 운전자가 안내하는 레스토랑 입구에 도착했으나 만석이 관계로 그 옆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여러가지 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했네요. 차량 렌트 규정에 나와 있는 바대로 연료비랑 점심 식사비를 운전자에게 추가로 내야 하는데 아침에 출발하자 마자 20만 루피아를 추가로 지불했고, 땅꾸반 파라후 입장 요금 할인 받는데 조금 도움을 준 것도 있고해서 5만 루피아를 추가로 팁으로 건넸답니다. 이미 렌트 차량 운전자에게 점심 식사비를 지불한 거였지만 이 곳 레스토랑에서 옆 테이블에 앉아 함께 점심 식사를 하게 된터라 운전자의 식사비도 제가 계산합니다.    

  


점심 식사 후에 식사비 계산을 마치고 나니 딸내미가 사향 고양이인 루왁을 어깨와 손에 올려놓고 재밌게 놀고 있더군요. 이 곳은 레스토랑과 카페 운영과 더불어 손님들에게 루왁 커피의 생산 과정을 둘러보게 한 다음 루왁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기도 하더군요. 워낙 가격이 비싼 커피이다 보니 대부분의 손님들이 그냥 둘러보기만 할 뿐인데 딸내미가 루왁을 데리고 놀았기에 싼 커피라도 하나 팔아줘야 하는 분위기입니다.



커피 콩이나 가루가 든 병 단위로 판매를 하거나 티백에 담아서 10개 들이 소포장으로 주로 판매를 하네요. 

가격표를 보니 커피 콩이나 가루, 티백 구분없이 100그램 용량의 루왁 커피를 50만 루피아와 30만 루피아에 각각 팔고 있더군요. 50만 루피아 짜리는 Male Bean 이라 적혀있던데 수컷 사향 고양이로 부터 생산되는 커피로서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귀하고 비싸다고 하네요. 


저는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집사람이 커피를 좋아하는 터라 이 번에 루왁 커피 맛을 보게 해주고 싶더군요. 더군다나 딸내미가 루왁을 안고서 기념 사진도 찍으며 놀았던 터라 커피를 안팔아 줄 수가 없더군요. ㅎㅎ 기왕이면 좋은 커피를 사주자는 생각에 100그램에 50만 루피아 짜리로 한 병을 샀네요. 주인장과 가격 흥정을 통해 동일한 10그램짜리 티백 하나를 덤으로 받았구요. 


정말로 루왁 커피가 맞는지 몇 번을 물어봐도 주인장은 진짜 루왁 커피라고 하면서 진짜가 아니면 컴플레인을 하라고 하면서 명함을 건네주더군요. 집사람이 루왁 커피를 마셔봤어야 진짜인지 아닌지 알건데 그렇지 못하니 그냥 진짜 루왁 커피라고 생각하고 마시는 수 밖에 없는 거지요. 괜히 가짜일거라는 생각을 가지고서 커피를 마시면 커피 맛도 떨어질 거니깐요. 오늘 땅꾸반 파라후 입장료를 현지인 가격으로 엄청 할인받았으니 그 돈으로 커피를 산걸로 생각하고서 그냥 맛있게 마셔주길 바란다는 얘기를 집사람에게 전합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루왁 커피를 사고나니 어느 듯 오후 2시 반경이 되었네요. 사리 아떠로 가려다가 딸내미가 트래킹으로 인해 피곤한 데다가 이미 온천 족욕을 즐겼으니 그냥 안가고 싶다 하더군요. 이미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는 집사람도 온천 수영장과 계곡물에 몸을 담그는 정도로 크게 기대할 만한 곳은 아니다 라고 덧붙이기에 사리 아떠를 포기하는 걸로 합니다. 운전자에게 사리 아떠는 포기하고 그냥 이 곳 렘방에 있는 플로팅 마켓(Floating Market)이나 구경한 후 반둥으로 돌아가자고 하니 맘속으로 흐뭇해 하는 모습인거 같네요. 


하지만 플로팅 마켓 구경을 가는 동안에 차량 정체가 심각하더군요. 날씨 상황도 썩 좋은 편이 아니라서 플로팅 마켓은 우버나 그랩 차량을 이용해 다시 찾기로 하고 모든 일정을 여기서 끝내는 걸로 합니다.

차량 정체 구간에서 차량을 되돌린 다음 샛길로 빠져 반둥으로 향하다 도중에 집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망고 스틴을 파는 가게가 보이기에 2키로(1키로에 35,000루피아) 사가지고 아파트로 돌아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