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8일 금요일,
오전 10시 정각에 맞춰 시설 관리실 직원 한 명과 비즈넷에서 나온 직원 두사람이 찾아 왔네요. 한 사람은 마켓팅 직원이고 한 사람은 테크니션이라고 소개하더군요.
저는 오늘 바로 인터넷 설치를 해주려고 찾아 온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랍니다.
우선 마케팅 직원은 우리 부부가 사용할 인터넷과 케이블TV 콤보 상품이 적정한지를 상담하고자 온 거고, 테크니션은 실내를 둘러보면서 설치 가능한 환경인지를 점검하러 오신 것이더군요.
마케팅 직원이 상품 설명서를 펼치면서 월 사용료가 비싼 콤보 서비스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려고 하기에 내가 그냥 우리 부부 두사람이 스마트폰 두 대와 노트북 하나로 인터넷 사용할거니 25Mbps 속도의 인터넷이면 충분하다고 정리해 버렸어요. 케이블TV 채널도 40개 정도인데 집사람이 필요로 하는 건 한국 방송이 하나라도 나오면 된다고 하니 마케팅 직원이 아마 한국 방송이 콤보1 서비스에 포함되어 있을거라고 하네요.
제가 비즈넷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할 때에도 TvN과 KBS World 이렇게 두 개의 한국 방송이 서비스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하나가 콤보1 서비스에 포함되는 걸로 나와있더군요.
마케팅 직원이 비즈넷 콤보1 서비스 설치를 위해서는 우선 고객 등록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로컬 신분증이 필요하다고 하기에 제가 1년간 방문 교수 자격으로 이 곳에 왔으며 엊그제 도착한터라 아직 로컬 신분증이 없다고 하니 그러면 자신이 알아서 고객 등록을 처리해 주겠다 합니다.
그러면서 간단히 제 이메일과 전화번호, 집 주소 등을 메모하네요.
자신이 바로 회사에 가서 고객 등록을 처리할 건데 등록이 완료되면 제 이메일 주소로 초기 설치비에 대한 인보이스가 올거라 하더군요. 해당 인보이스 나와있는 가상 계좌로 설치비를 이체하게 되면 다음 주 초에 테크니션들이 와서 인터넷과 케이블TV를 설치해 줄거라고 하네요.
비즈넷에서 찾아온 직원들이 돌아가고 난 뒤에 잠시 후 11시경이 되니 비즈넷에서 이메일을 보내왔네요.
설치비가 적힌 인보이스와 함께 입금 가상계좌가 담겨 있더군요.
초기 설치비는 1,491,000 루피아, 한화로 약 12만 5천원 이더군요.
이 돈을 가상 계좌로 이체를 하려면 또 다시 현지인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기에 협조 요청을 합니다.
제가 근무하게 될 학과의 동료 교수가 인보이스를 자기한테 보내주면 이체하고 결과를 알려주겠다 하네요.다음 주 월요일에 개학을 앞두고 학과의 모든 강사들과 교수들이 오후에 모이는 아젠다가 오후 3시에 있다고 하기에 그러면 내가 그 자리에 참석할거니 그 때 이체한 금액을 현금으로 주겠다고 전합니다.
집사람이 어제 구입한 배추와 양념 그리고 한국에서 챙겨온 고추가루로 김치를 담그려고 하네요.김장 준비하면서 심심해 할거같아 거실 TV에 미리 연결되어 있는 HDMI 케이블을 제 노트북에다 연결해 한국 영화를 하나 틀어줍니다. 미리 영화를 챙겨온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담아 둔 영화 파일이 하나 있더군요.
오후 2시경에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서려는 데 동료 교수에게서 이체 완료했다는 SNS 메시지가 왔네요.
이체한 결과를 담은 스크린샷도 함께 보내왔구요.
이 스크린샷을 오전에 다녀간 마케팅 담당자에게 역시 SNS로 보내주면서 설치비 이체 완료했음을 전합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월요일에 꼭 설치가 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하니 그렇게 처리해 주겠다고 하네요.
오전에 비자 업무를 도와주시는 학교 직원으로 부터 SNS 연락이 와서 이민국에 비자 발급 허가서를 신청하기 위한 사진이 필요하다기에 집사람과 제 여권용 사진을 몇 장 챙겨서 나섭니다.
아파트 로비에서 우버 차량을 불러 학교에 도착하니 2시 45분 경이더군요.비자 업무 도와주시는 분에게 사진을 건네니 배경이 빨간색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당황해 하더군요. 그러다가 자신이 사진을 스캔한 다음 배경을 빨간색으로 편집해 처리해 보겠다고 합니다.
아젠다에 참석하려 가려는데 직원이 제게 서류 두 장을 건네주네요.
무슨 서류인지 물어보니 인도네시아 말로 뭐라 뭐라 하는데 잘 모르겠네요. 대충 살펴보니 저랑 집사람이 소속된 기관과 체류지 주소 등이 적혀있는데, 아마도 10월 1일까지 한 달간 사용 가능한 임시 신분증 같아 보이더군요. 경찰이 요구하면 이걸 보여주면 된다고 직원이 얘기하는 걸로 봐서 중요한 서류인거는 확실한 거 같아 소중히 챙깁니다.
오후 3시에 정보기술학과 세미나실에서 교수 및 강사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아젠다 시간을 가집니다.
저도 참석해 제 소개를 하고 참석한 여러 강사들과 서로의 전공 관심 분야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며 다과를 즐깁니다. 비즈넷 설치비 이체를 도와준 교수에게 150만 루피아를 전해 드렸구요.
나이드신 여교수 한 분이 지금 정보 보안 관련 논문을 준비중인데 나중에 제가 좀 도와주면 좋겠다고 하기에 그러마 하고 응대합니다. 더불어 자신의 고향이 수마트라 섬에 있는 파당(Padang)인데 주변에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다고 태블릿으로 구글 지도와 관련 사진들을 펼쳐 보이면서 장황하게 소개를 하시더군요. 10월 첫 주에 한국에서 긴 연휴를 가질 때 저도 집사람과 여행 계획이 있는데 꼭 추천한 수마트라 서부 지역으로 계획을 세우겠다고 약속합니다.
아젠다를 마칠 즈음에 직원분이 집사람 갖다주라고 바나나 튀김과 빵이 담긴 박스를 건네 주더군요.
학교 입구에서 우버 차량을 불러 타고 아파트에 도착해 집사람이 만든 김치와 함께 저녁을 대신해서 먹었는데 궁합이 잘 맞는거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