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3일 일요일,
어제 오후에 몇 군데 아파트들을 둘러본 결과로 집사람이 다고 슈트 아파트를 선택했어요.
오늘은 일요일인데다가 이 곳 아리야두타 호텔에서 하룻밤을 더 묵을 수 있으므로 내일 이 곳 호텔에서 체크아웃 한 후에 모든 짐들을 챙겨가지고 다고 슈트 아파트를 찾아가 계약을 하기로 합니다.
방학 기간에 딸내미가 이 곳 반등에 와서 지낼 수도 있고, 또한 지인들이 그저 인사 치레로 얘기했을 수도 있겠지만 오는 겨울에 꼭 반둥에 놀러가겠다고 하는 터라 원룸식 보다는 침실 두 개를 갖춘 곳에서 사는 걸로 최종 결정을 내렸어요.
다고 슈트 아파트에 70 제곱미터 유닛은 16층에 하나만 남아있는 상황인데 전망이 좋을 뿐만 아니라 층간 높이도 높고 바닥에 대리석이 깔려있어 다른 층의 동일 크기 유닛보다 조금 비싼편이라 하더군요.
마케팅 매니저가 처음에는 1년치 월세가 1억 1천 5백만 루피아라고 했다가 우리 부부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보더니 조금 깎아서 1억 1천만 루피아(한화 925만원 정도, 월세 77만원)에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다른 물가는 한국보다 훨씬 싼 편이지만 20평 남짓한 크기의 아파트 월세는 한국이랑 비슷한 거 같아요.
비록 유닛 내에 가구와 침대 그리고 주방 시설 등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할지라도 여전히 비싸다는 느낌은 감출 수가 없더군요. 딱 1년간만 살거니깐 돈 아깝다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을 하고 또 다시 다짐을 해 봅니다.
오전 10시가 조금 안되어 호텔 레스토랑으로 내려가 아침 식사를 합니다.
저는 과일 위주로 아침식사를 했네요.
어차피 오늘은 일요일이라 별다른 할 일이 없으므로 호텔 수영장에서 조금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한국에서 올 때 수영복을 미리 챙겨왔거든요. 지난 6월에 와서 아파트들을 둘러볼 때 모두 수영장이 갖추어져 있었고, 반둥에 살면서 주변 동남아 국가로 여행을 할 때에도 수영장 시설을 이용하게 될거라서 미리 챙겨온 거지요.
약간 물이 차가운 느낌이 들었지만 일단 물 속에 들어가니 괜찮더군요.
우리 부부만이 수영장을 독차지 하고서 한시간 반 정도 물놀이를 즐기고 광합성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수영을 마치고 객실에 올라가 샤워를 한 다음 클럽 라운지에 가서 시원하게 맥주를 한 잔 마십니다.
클럽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 가능한 옵션이 객실 예약시에 포함되어 있거든요.
늦은 아침 식사에다 클럽 라운지에서 맥주를 비롯해 안주거리로 주섬 주섬 먹은게 있어서 그런지 배는 안고프네요. 오후 3시경에 호텔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는 브라가 거리(Jalan Braga)로 구경을 나섭니다.
반둥의 젊은이 들이 자주 찾는다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선 거리인 거지요.
주말을 맞이해 시티 공원에 놀러 나온 시민들도 구경하고, 반둥 기차역과도 가까운 터라 기차 철길도 건너서 브라가 거리에 도착하기 까지는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걸린거 같아요.
브라가 거리는 제가 3년 전에 처음 반둥에 여행을 왔을 때 와본 곳이네요. 그 때에도 아리야두타 반둥 호텔(그 당시에는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 묵었고,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현지 젊은이들과 이 곳 브라가 거리에서 만나 스테이크를 먹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나더군요. 오늘은 집사람과 함께 브라가 거리를 걷고 함께 스테이크를 먹을 예정이랍니다.
아직 저녁 식사를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이 곳 브라가 거리에 있는 쇼핑 센터를 먼저 둘러보게 되었어요. 근데 쇼핑 센터 내에 들어서니 자그마한 무대가 마련된 곳에 많은 청소년들이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들이기에 무대를 살펴보니 K-POP과 댄스 경연대회가 곧 열릴 예정인가 보더군요. 한국의 K-POP과 드라마를 통한 한류 열풍이 이 곳 반둥의 청소년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게 되니 가슴 뭉클함이 밀려오더군요.
잠시 쇼핑 센터를 둘러본 다음 근처에 있는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가서 이른 저녁 식사를 합니다.
3년 전에 처음 반둥에 왔을 때 현지 젊은이들과 함께 스테이크를 먹었던 바로 그 레스토랑이랍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느듯 해가 질 무렵이네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호텔로 천천히 돌아가기로 합니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철길도 건너고 시민 공원을 지나서 호텔 바로 옆 인다(Indah) 쇼핑센터에 도착했어요.
내일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면 필요한 세면 용품과 생활 용품을 미리 좀 사려고 하는 겁니다.
쇼핑한 물품을 객실에 갖다놓고 클럽 라운지에 가니 초밥을 비롯한 고급 안주류가 준비되어 있더군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시원하게 맥주 한 잔 들이키며 아리야두타 호텔에서의 마지막 밤을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