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4일 목요일, 남미 가족여행 8일차입니다.
새벽 4시 반에 맞춰놓은 알람 소리에 잠을 깨서 간단히 세수만 하고서 어제 미리 챙겨둔 짐을 가지고 호텔 프런트로 내려가 체크아웃을 한다. 어젯밤에 호텔 직원에게 오늘 새벽에 일찍 체크아웃하고 마추픽추를 보러 갈 거라고 했더니 직원이 로비에 있는 소파에서 우리 가족의 새벽 체크아웃을 기다리며 잠을 청하고 있더군요. 오후 늦은 시각까지 마추픽추를 구경할 예정이라 체크아웃을 할 수 밖에 없고, 대신에 작은 백팩 하나를 뺀 나머지 두 개의 가방은 나중에 찾으러 오겠다며 프런트에 맡겨놓습니다.
이른 새벽이라 입맛도 없고 해서 아침 식사로 제공되는 빵을 하나씩 챙겨 가방에 넣은 다음 마추픽추로 가는 버스 탑승장으로 간다. 마추픽추로 가는 첫 버스가 새벽 5시 반에 출발하는 데 그 전에 미리가서 줄을 서 있어야만 한다. 이유는 마추픽추 앞에 우뚝 솟은 봉우리 와이나픽추에 오를 수 있는 입장객 수를 하루에 400명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와이나픽추에 오를 계획이라면 가급적 빠른 버스를 타야만 하는 거지요. 마추픽추 입구에도 숙소가 있는 데다가 새벽부터 도보로 마추픽추 입구까지 걸어가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랍니다. 와이나픽추에 오를 생각이 없다면 호텔에서 느긋하게 나서도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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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아빠가 이른 아침부터 줄서서 기다린 덕분에 세 번째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게 되었어요. 새벽 5시 35분경에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를 출발한 버스는 마추픽추를 처음 발견한 미국 학자 하이럼 빙햄(Hiram Bingham)의 이름을 딴 길을 따라 지그 재그로 산길을 오르더니 약 20분 정도 지나 마추픽추 입구에 도착한다.
마추픽추 입구에 도착했을 때 이미 200여명의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입장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그 이상의 사람들이 와 있다는 건데 우리 가족의 주된 관심사는 과연 와이나픽추에 오를 수 있는 400명 안에 들 수 있을 것인가이다. 일단 조금이라도 빨리 대열에 합류해 입장을 기다린다.
잠시 후 직원이 줄지어 서 있는 관광객들에게 차례대로 와이나픽추에 오르는 순번표를 배부하더군요. 아침 7시반과 10시에 두 차례 와이나픽추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거지요. 우리 가족까지 기회가 올 것인가 조마 조마하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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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있는 곳까지 직원이 오더니 "와이나픽추?" 라고 묻는 거예요. 아직 400명이 다 차지 않은 모양이다. 아빠가 다행이다고 하시면서 나중에 어찌될 지라도 3인 가족 모두의 와이나픽추 번호표를 받기로 한다. 우리 가족 때문에 뒷편에 줄지어 서 있는 관광객들 중에서 와이나픽추에 오르고 싶어도 입장 번호표를 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생각이 들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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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입장을 기다리는 사이 엄마와 나는 화장실에 다녀온다. 화장실 사용료 1인당 1솔이랍니다. 마추픽추 내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해서 미리 볼 일을 보고 온 거예요. 마추픽추 내에서 볼 일이 급하면 근처 숲에서 해결하거나 아니면 다시 마추픽추 입구로 나와야 하는데, 이 때 마추픽추 입장 티켓을 꼭 챙겨야 다시 입장 가능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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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의 집(Guard House)에서 마추픽추 유적을 내려다 보면 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마추픽추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고 해서 파수꾼의 집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사방에 자욱한 안개 때문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가 없더군요.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면서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파수꾼의 집 건물 내에 쪼그리고 앉아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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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안개가 걷힐지 모르는 상황이라 파수꾼의 집에서 너무 오랫동안 지체할 수가 없어 가까운 잉카의 다리를 구경하러 나선다. 잉카의 다리는 파수꾼의 집에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왕복 40분 정도 걸리는 곳이랍니다. 이 곳 파수꾼의 집에서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가면 왕복 2시간 거리에 있는 인티푸쿠도 다녀올 수 있답니다. 하지만 인티푸쿠는 산 능선을 따라 올라가서 마추픽추와 지그 재그로 나 있는 하이럼 빙햄의 길을 한 눈에 조망하기 위한 곳이라서 인티푸쿠 역시 안개가 걷혀야만 하기에 우리 가족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잉카의 다리를 선택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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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의 다리를 구경하고 다시 파수꾼의 집으로 돌아왔어요.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있지만 완전히 걷힐 때까지 근처에서 풀을 뜯고 있는 라마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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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에 안개가 완전히 걷히자 사진에서나 봐 왔던 마추픽추 전경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 번 남미 여행의 주된 목적지가 이 곳 마추픽추인 터라 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나타난 마추픽추의 환상적인 모습을 내려다 보니 정말 가슴 뿌듯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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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동안 파수꾼의 집 근처에서 마추픽추를 내려다 보며 감흥에 휩싸여 있는데 여러 마리의 라마들까지 몰려나와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환상적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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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각이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다.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고 잉카의 다리에 다녀오느라고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인티푸쿠 유적을 보러갈지 말지를 고민합니다. 인티푸쿠 유적을 보고 오려면 완만한 능선을 따라 왕복 2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너무 힘들것 같다. 더군다나 아빠가 10시에 마추픽추 앞에 우뚝 솟은 봉우리 와이나픽추를 다녀와야 하는 터라 저랑 엄마만 인티푸쿠 유적으로 갈 수도 없고 해서 그냥 포기하기로 한다.
파수꾼의 집에서 계단을 따라 시가지가 있는 쪽으로 걸어 내려가면 농지 관리인 주거지역(계단식 밭들과 창고들과 파수꾼의 집)에서 시가지로 들어가는 주 출입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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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지 입구를 지나자 좌측편에 채석장이 나오더군요. 이 곳에 있는 바위들을 다듬어서 건물 벽을 쌓는데 활용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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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장부터 차근 차근 구경하면서 둘러볼 예정입니다. 그런데 아빠가 와이나픽추에 오르려면 10시까지 맞은편 지점까지 가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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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계가 있는 언덕에 올라서니 벌써 9시 50분이 되었네요. 아빠가 와이나픽추에 오르려면 10시까지는 등산로 입구에 가야만 하는터라 오전 11시 반에 등산로 입구에서 가족들이 다시 만나기로 하고 걸음을 재촉해서 떠나신다. 보통 와이나픽추 등반하는 데 1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해서 약속 시각을 잡은 거랍니다.
아빠가 와이나픽추에 오르시는 동안 저랑 엄마는 유적지 구경은 안하고 마추픽추 입구로 나가서 화장실에도 다녀오고 카페에 들어가 20솔을 주고 커피와 음료수를 마시면서 쉬었답니다. 아빠가 등산로 입구로 가시는 동안에 제가 살짝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가야 할 상황이었거든요. 아빠가 와이나픽추 등반을 마치고 돌아오실 즈음해서 마추픽추 입장권을 직원에게 보여주고 재입장해서 시가지 유적을 가로질러 가면서 살짝 구경을 했답니다.
[페루] 제22편 - 마추픽추 앞에 우뚝 솟은 봉우리 와이나픽추에 오르다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