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Cambodia)

[캄보디아] 제1편 - 베트남 호치민을 떠나 앙코르 유적 도시 씨엠립에 도착하다

민지짱여행짱 2008. 7. 30. 14:10

우리 가족은 지금 13박 15일간의 베트남-캄보디아 여행 중이예요.

2008년 7월 30일 수요일, 13박 15일간의 베트남과 캄보디아 가족 여행의 4일차이자 캄보디아 여행 첫째 날입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3박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다음 호치민 딴손넛 국제공항에서 베트남 항공 프로펠러기를 타고서 1시간 반 정도 걸려 캄보디아 씨엠립에 도착합니다. 드디어 우리 가족이 캄보디아에 첫 발을 내 딛는 순간이다. 날씨는 베트남과 거의 마찬가지로 후덥지근하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셔틀버스도 없다. 그냥 몇 발자국만 걸어가면 입국장이 나올 정도로 공항이 자그마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타고 온 프로펠러 비행기 모습입니다]

 

씨엠립 국제공항은 앙코르 유적을 간직한 곳이다 보니 공항 청사 또한 갈색의 지붕을 덮은 사원같아 보인다. 아쉽게도 이곳 공항은 캄보디아의 소유가 아니라 프랑스인 소유라고 하며, 앙코르 유적 역시 캄보디아에 있을지라도 돈 많은 베트남 사람이 소유권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작지만 예쁜 씨엠립 국제공항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어요]

 

씨엠립 국제공항의 입국장에 들어서니 직원인듯한 한 사람이 다가오면서 비자 발급 받을 건지 물어본다. 캄보디아에 입국하려면 e-비자를 발급받거나 공항에 도착해서 직접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미 비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입국 심사를 받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비자 발급 받는 곳에 줄을 서기 시작한다.

 

그 직원에게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니깐  우리 가족을 데리고 입국 심사대를 지나쳐서 한적한 곳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라 하면서 가족들의 여권을 모두 달라고 한다. 그리고 1인당 20불씩 비자 발급비도 함께 달라고 한다. 그 직원은 가족들 여권을 들고 비자 발급대로 가더니만 비자 발급 담당 직원에게 슬쩍 여권을 건네주는 모습이 보인다.

 

아빠는 지갑 속을 열어보시더니 베트남 돈과 100달러짜리 고액권만 있고 1달러 짜리가 하나 뿐이라고 한다. 나랑 엄마 호주머니에도 1달러 짜리는 안보인다 하니 아빠는 가지고 있던 1달러 짜리 하나를 꺼내 반으로 접은 다음 호주머니 속으로 옮겨 둡니다.

 

[캄보디아 입국 심사장에서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그 직원은 우리 가족의 비자를 발급 받아와서 입국 심사대의 심사관들에게 여권들을 하나씩 나눠 건네더니 입국 심사 확인 도장까지 받은 다음 우리 가족에게 가지고 온다. 우리 가족은 손 안대고 코 푼 격이다. 비자 발급을 위해 줄을 서지도 않고 입국 심사대를 거치지도 않고 모든 일을 해결한 셈이다.

 

그 직원은 아빠에게 여권을 건네주면서 은근슬쩍 눈길을 건네더군요. 아빠가 호주머니 속에 넣어둔 1달러를 꺼내 다른 직원들 안보이게 슬쩍 건네주니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사라진다. 본인은 10달러쯤 되는 걸로 알았을 것 같은데...

 

아뭏든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서 짐들을 찾은 다음 공항 환전소를 찾는다. 택시를 타고서 미리 예약해 놓은 호텔로 갈 예정인데 100달러 지폐 밖에 없는 터라 캄보디아 화폐인 리엘(Riel)로 바꾸어야 할 듯 하다. 보통 1달러가 4,000리엘 정도의 환율인데 공항 환전소이다 보니 1달러에 3,800리엘로 바꾸어준다. 일단 100달러만 환전을 한다. 1달러당 200리엘 씩 해서 100달러에 약 20,000리엘(=5달러) 손해 본 셈이다. 비자 발급과 입국 심사를 도와준 직원한테 팁을 더 얹어 준 셈 치고 공항 밖으로 나온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 기준 요금이 7달러인데 택시 티켓을 구입해 도착하는 택시를 아무거나 잡아 타면 된다. 아무래도 이 곳은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다 보니 달러로 택시비를 받는 것 같다. 시내 호텔까지 택시비를 조달하려고 방금 100달러 짜리를 환전했는데 괜히 손해 보면서 리엘로 바꾼 것 같다. 방금 전에 환전한 리엘로 택시 티켓을 구입하려다가 아무래도 달러 고액권을 미리 잔돈으로 바꿔 놓아야 할 것 같아 100달러 짜리 지폐를 건넨다. 7달러 짜리 택시 티켓을 사고 다시 리엘로 거스름 돈을 받고 보니 두 번에 걸쳐 손해보며 환전한 듯 해서 기분이 찜찜하다.

 

이후 씨엠립에서 이렇게 환전한 리엘을 사용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펼쳐집니다. 택시 티켓을 구입하고서 잠시 기다리니 도요다 캠리 택시가 한 대 도착한다. 운전 기사 얼굴에 큰 점이 있는데 나이는 40대 중반을 넘은 듯 하다. 기사 이름은 소켐(Sokhem)이다. 택시 기사더러 씨엠립 시내 올드마켓 근처에 있는 스텅 씨엠립(Steung Siem Reap) 호텔까지 가자고 한다. 호텔까지 이동하는 동안에 아빠가 쏘캠과 얘기를 나누는데 영어도 제법 하면서 상당히 친절한 기사인 것 같다 하신다.

 

우리 가족 3명에다 외사촌 오빠까지 있으니 4명이서 무더운 날씨에 3일간 앙코르 유적을 둘러보려면 택시를 이용하는 게 제일 나을 듯 싶다. 당초 오토바이 택시인 툭툭(오토바이 뒤에 의자들을 마련해 서너 명이 탈 수 있는 수단)을 이용할까 했는데...

 

아빠가 택시 기사더러 하루 택시 대절하는 데 얼마 주면 되는지를 물었다. 기사는 택시 티켓 뒷편에 적힌거 보여주면서 하루 30달러임을 얘기한다. 툭툭을 이용하는 경우 절반 가격인 15달러~20달러만 주면 되는데, 우리 가족이 고생하는 것 보다 이런 무더위에 시원한 에어컨 틀어 놓고 이동하는 게 좋을 듯 싶어 아빠는 택시 기사한테 일단 오늘 반나절 대절에 15달러를 주기로 약속한다.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 하는 동안 택시 기사는 택시 지붕 위의 택시 안내판을 떼내어 운전석 밑으로 치우고 있다. 택시 대절로 고용이 된 차량이란 뜻이다. 그걸 치우고 나니 그냥 일반 승용차가 되어 버린다. 

 

스텅 씨엠립 호텔은 자그마한 도로를 경계로 두 개의 건물로 되어 있는데 아빠가 예약한 딜럭스급 룸(스탠다드룸 보다 한 단계 위)은 지금 체크인하고 있는 건물이 아닌 맞은편 건물에 있다. 수영장이 딸린 건물이라서 내가 앙코르 유적 둘러보고 나서 

수영하며 놀 수가 있도록 등급을 높여 예약한 것이다. 3인 가족이 한 침대를 쓸 수 있는 퀸 사이즈 베드에다 그 옆에 외사촌 오빠의 엑스트라 베드가 놓여있다. 호텔 룸까지 카트에 짐을 실어 옮겨다 준 직원에게 1달러를 챙겨주니 두 손 모아 인사를 한다.

 

호텔 룸에 짐을 풀고 난 시각은 2시 조금 넘은 시각이다. 베트남 호치민에서는 휴대폰 로밍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는데(전화요금 때문에 문자 메시지만 주고 받았음) 이 곳 캄보디아는 휴대폰 로밍도 안되는 터라 앞으로 이 곳에서의 3박 4일 동안 통신 두절 상태로 지내야 한다. 무사히 앙코르 유적을 둘러보고 베트남 호치민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택시 기사랑 톤레삽 수상촌 구경을 가기로 약속한 2시 반이 점점 다가온다.

 

[캄보디아] 제2편 - 톤레삽 수상촌 구경 도중 모자가 악어 우리로 날아가 버리다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