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Cambodia)

[캄보디아] 제2편 - 톤레삽 수상촌 구경 도중 모자가 악어 우리로 날아가 버리다

민지짱여행짱 2008. 7. 31. 22:38

2008년 7월 30일 수요일, 베트남/캄보디아 가족 여행 4일차입니다.

 

오늘은 앙코르 유적들로 넘쳐나는 캄보디아 씨엠립에 도착한 첫째 날입니다.

스텅 씨엠립 호텔에 체크인한 다음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서 오후 2시 반경 호텔 입구에 나가니 택시 기사 쏘켐(SOKHEM)이 기다리고 있다. 택시를 타고서 톤레삽(Tonle Sap) 수상촌으로의 관광을 떠날 예정이다. 

 

보통 한국 사람들은 톤레삽을 톤레삽 호수라는 말로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라네요. 왜냐하면 톤레(Tonle)라는 말이 캄보디아 말로 강이나 호수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톤레삽은 삽(Sap) 호수라는 뜻이라, 아는체 한다고 톤레삽 호수라고 말해버리면 역전앞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겠죠? 톤레삽은 동양 최대이며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담수 호수로서 1년 중 상당 기간은 둘레가 2700평방 킬로미터이고 수심이 1m 정도의 작고 평온한 호수이지만 우기가 되면 많은 비로 인해 메콩강(지도 오른쪽에 보이는 파란색 강줄기)이 범람하여 역류하게 되어 우기의 끝인 10월말경에는 호수의 크기가 16,000평방 킬로미터(경상북도가 약19,000 평방킬로미터)나 되고 수심은 최대 12미터까지 증가하게 되어 호수 주변의 대부분 지역이 물에 잠기게 된다네요.

 

[한국 땅덩어리 만한 캄보디아의 가운데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 톤레삽]

 

톤레삽 수상촌 관광을 하기 위해서는 입장 티켓을 끊어야 한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근처 여행사로 향한다.

 

[톤레삽 수상촌 관광 티켓팅을 위해 방문한 현지 여행사]

 

여행사 아가씨가 친절하게 우리 가족을 맞이한다. 톤레삽 관광 요금은 성인 15달러에다 어린이 10달러이다. 현지 물가에 비하면 상당히 비싼 편이다. 택시 기사에게 요금이 비싼 이유를 물어보니 우리 가족만 보트 한 대를 타고 투어를 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단체 관광객이 한 대의 보트로 투어를 하는 경우에는 싼 편이라고 한다.

 

날이 후덥지근 하다보니 생수가 필요하다. 여행사 바로 옆에 있는 가게에서 생수 작은 병 3개를 샀는데 하나에 2,000리엘(500원)씩이다. 큰 PET병은 4,000리엘(1000원)이라 하니 한국에서보다 생수 값은 더 비싸다.

 

택시를 타고 20분쯤 달려 톤레삽 수상촌 관광을 위한 보트 선착장에 도착한다. 마지막 5분 정도는 비포장 도로를 천천히 달려가야 할 정도로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편이다.

 

[쏘캠이 모는 승용차를 타고서 선착장에 도착해 보트에 탑승했어요]

 날씨는 약간 흐린 편이라 금새라도 비가 쏟아질 듯 한 분위기이다. 요즘이 우기인지라 자주 비가 오고 메콩 강이 역류하여 수위도 높아지고 호수의 물도 전부 황토색이다.

우리 가족을 태우고 수상촌 안내를 할 가이드는 두 명인데 한 사람은 나이가 열 여섯살이라 했고, 다른 사람은 열 세살이라고 한 것 같다. 배의 주인은 따로 있고 이 녀석들이 팀이 되어 관광객을 태우고 수상촌 주변을 구경시켜 주고서 팁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아빠가 학교에는 가냐고 물었더니 이곳의 수상 학교에 다닌다고 하네요.

 

[우기인지라 온통 호수는 황토빛 물색이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불안하게 물 위에 떠 있는 가옥들입니다]
[흙탕물에 풍덩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기는 게 이곳 어린이들의 유일한 놀이인 듯 하네요]
[학교에 다녀오는 건지 어린이들만 조각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배를 타고 이동 중에 움직이는 배를 찍다보니 초점이 안맞네요]
[톤레삽 수상촌 어린이들의 배움터인 학교랍니다. 왼쪽은 교실이고 오른쪽은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더군요]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배터리를 이용해 TV를 본다네요. TV 안테나를 달아놓은 자그마한 수상 가옥 모습입니다]  

 

보트를 타고 천천히 이동하면서 톤레삽 수상촌의 여러 모습들을 천천히 감상하는데 수상촌의 모든 생활 모습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보트 투어을 시작한 지 20분쯤 지나자 배를 모는 큰 애가 플로팅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 가자고 한다. 이 곳 휴게소에서 음료수나 식사 등이 가능하고 휴게소 내부에 이곳 톤레삽의 어류들을 전시해 놓은 자그마한 전시관이 있다고 한다.

 

[이 곳은 톤레삽에 있는 플로팅 휴게소입니다]

 

보트에서 내려 플로팅 휴게소에 내리자 마자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악어들 우리이다. 십여 마리의 악어들을 키우고 있는데 다행히도 애들이 벌거벗고 뛰어노는 이곳 주변에는 악어들이 없다고 한다. 아마 다른 곳에서 악어를 갖고 와서 관광객들에게 눈요기를 시켜주기 위한 목적으로 키우고 있는가 보다.

 

[고개를 숙여 발 아래 악어들을 쳐다보고 있어요. 그런데... 곧이어...바람이 불어....]
[1만동(600원)짜리 제 모자가 악어들 우리에 빠져버렸는데 건져주시는 분에게 사례를 해야겠지요?]

 휴게소 직원이 큰 물고기 한 마리를 악어 우리에다 던지자 이 녀석들이 흰 이빨을 드러내며 서로 뜯고 싸우다가 먼저 입에 문 놈이 임자라는 듯이 한 녀석이 먹어 치운다.

 

 

아빠가 제 모자를 건지러 악어 우리에 들어가려는 듯 포즈를 취해 보지만, 후후...아마 들어갔다가는 뼈도 못 건질 거예요.

 

플로팅 휴게소은 그리 크지 않지만 악어 키우는 곳을 입구로 해서 코코넛이나 음료수를 파는 자그마한 가게, 가게 뒤편에 이곳 톤레삽에서 잡히는 어류들을 샘플로 전시해 놓은 자그마한 전시관이 하나 마련되어 있다. 가이드 녀석들이 먼저 가게 뒤편에 마련되어 있는 톤레삽의 어류들 전시관으로 가보라고 한다. 전시관 입구에는 수상촌 어린이 서너 명이 놀고 있다가 자그마한 새끼 악어를 들고 있는 여자 어린이와 자기 키보다 훨씬 큰 뱀을 들고 있는 남자 어린이가 만져보라고 내민다.

 

[플로팅 휴게소에서 새끼 악어와 뱀으로 호객 행위를 하고 있는 캄보디아 어린이들]

 

뱀은 메콩 델타 투어할 때 어깨에 걸쳐본 터라 악어를 만지고 싶더군요. 새끼 악어의 입은 줄로 묶어 놓아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데 얼마나 사람 손을 탔는지 축 늘어져 있는 느낌이다. 여자 어린이가 건네주는 악어 새끼를 제가 들고서 사진을 찍으려는데 목에다 뱀을 두른 어린 녀석이 억지로 제 옆에 붙어 선다.

 

 [새끼 악어를 들고서 사진을 찍고 있어요. 뱀을 감은 녀석의 중요 부위를 뱀 꼬리가 절묘하게 막아주고 있다]

 

사진을 찍고나니 1달러를 외친다. 애들한테 1달러는 큰 돈이다. 심지어 어른들에게도... 어른들이 하루 종일 톤레삽에서 물고기를 잡아도 하루에 1달러 벌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애들이 너무도 쉽게 관광객들로 부터 1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걸 알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애들이 공부는 하지 않고 관광객들의 뒷 꽁무니만 쫓아다니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캄보디아의 관광지 주변 어린이들이 문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접한 터라 이곳 어린이들 주려고 색연필이랑 작은 노트랑 낱개로 포장된 비타민C와 자일리톨 껌을 미리 준비해 왔는데...

 

아뿔싸!! 톤레삽 수상촌 관광하기 위해 호텔에서 나설 때 깜빡한거다.

 

앙코르 유적 관광할 때 어린이들이 많이 달라붙는다 해서 미리 준비한 거였는데 이곳 톤레삽 수상촌에서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어찌 되었건 지금은 대체품이 준비된 게 없는 터라 1달러만 꺼내 주기로 하고서 누구를 줄까 하고 고민하다 악어를 제공한 여자 어린이한테 건넸다.

 

그러자 뱀을 두르고 있는 녀석이 땅바닥에 퍼질고 앉아 대성 통곡을 한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다. 나는 악어를 들고 사진 찍고 싶다고 했을 뿐이었고 뱀 두른 녀석은 그저 내가 사진 찍는데 끼어들었을 뿐이니 당연히 1달러는 악어를 가진 여자 어린이의 몫이다. 그렇다고 해서 1달러를 더 꺼냈다가는 주위에 있는 어린이들 다 달려들 게 뻔하기 때문에 무시하고 전시실로 들어갔다. 뱀 두른 녀석의 따가운 눈총을 뒤로 하고서 말이다.

 

전시관은 초라하기 짝이없고 겨우 10평 남짓 자그마한 공간에 벽을 따라 톤레삽에 대한 소개 판넬과 몇 개의 크고 작은 어항에 물고기 몇마리 담아놓은 정도였던거 같은데 제대로 기억이 안난다. 전시관 입구에 퍼질고 앉아 훌쩍이면서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 있을 뱀 두른 녀석의 모습이 아련거려 그 녀석을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으로 머리 속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ㅎㅎ

 

전시관을 그냥 한바퀴 휙 돌아보고 나오는데 2~3분도 채 걸리지 않은 듯 하다. 전시관을 나서는데 역시나 그 녀석이 눈물을 글썽이며 손을 벌리고 있다. 눈을 마주치지 않고 무시하면서 그냥 발길을 돌렸다.

 

따라오면서 1달러를 달라고 외칠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살짝 돌아보니 의외로 그냥 포기하고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눈물만 글썽이고 있다. 아마 1달러를 받은 여자 어린이가 이 녀석의 경쟁자가 아닌 친 누나 일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앙코르 유적을 관광하고 캄보디아를 떠날 때까지는 미리 준비해 간 학용품과 껌을 항상 챙겨 다니면서 1달러를 외치며 따라다니는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더 이상 돈을 건네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싱싱한 코코넛이 플로팅 휴게소의 가게 앞에 많이 쌓여있다. 하나에 1달러이다. 하나만 사서 가족이 나눠 마시고는 다시 보트에 올라타고서 나머지 수상촌 구경을 떠난다.

 

[플로팅 휴게소에서 코코넛 하나를 사서 나눠 마시고 있어요]

 

톤레삽 수상촌을 돌아다니면서 물건들을 파는 쪽배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갖가지 물건을 파는 쪽배들이 많이 모여 물건을 사러오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으면 수상 시장(플로팅 마켓)이 형성되는데, 이곳 톤레삽에는 그런 수상 시장의 모습이 아니라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쪽배를 타고 수상촌의 가가호호 방문해 물건을 팔러 다니는 그러한 모습이다.

 

수상촌 내에서도 간단한 생필품 파는 가게도 있지만 신선한 야채나 과일은 주로 자그마한 쪽배를 타고 다니면서 팔고 있다.

 

[수상촌의 가가호호를 방문해 물건을 팔고 있는 자그마한 쪽배들 모습입니다]

[톤레삽 수상촌에 자리잡고 있는 교회 모습입니다]

 

보트를 타고 좌우에 즐비한 수상촌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광활하게 펼쳐진 톤레삽이 나타난다. 수상촌들이 모여있는 작은 지류 하나를 타고 내려오면서 좌우의 수상촌을 구경한 것이다. 이곳에서 다른 지류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면서 출발지로 되돌아 간다고 한다.

 

배를 몰던 젊은 가이드가 아빠더러 운전해 보란다. 쉽다면서 요령을 가르쳐준다. 다른 지류의 입구까지 배를 몰고 가는 동안에는 별로 볼거리가 없고 수심도 깊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는터라 이 즈음해서 관광객에게 배를 직접 몰아보도록 해서 팁을 유도하는 것 같다.

 

[아빠가 직접 배를 몰아 다른 지류에 모여있는 수상촌 관광지로 이동하고 있어요]

다른 지류의 수상촌 관광이 시작되는 곳까지 약 5분 정도 아빠가 배를 몰고 가다 키를 건네줍니다. 좌우에 펼쳐진 수상촌의 모습들을 구경하면서 출발지로 되돌아 간다. 보통 날씨가 맑은 날에는 관광객들이 이 곳에서 일몰을 감상하는 행운을 얻는데 날씨도 흐린데다가 아직 일몰 시간까지는 두어 시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아빠가 그냥 돌아가자고 했어요. 

이미 수상촌의 이모저모를 소개했기 때문에 돌아갈 때에는 그냥 주저없이 배를 몰아간다. 한시간 반 정도의 수상촌 관광을 마치고 배를 정박할 즈음에 아빠가 팁은 보통 얼마를 받는지 물어보니 5달러에서 어떤 사람들은 10달러까지도 준다고 한다. 씨엠립 공항에서 100달러 환전을 한 터라 그 중에서 2만리엘(5천원)을 꺼내 두 사람의 팁이라고 하면서 건네자 고맙다면서 두 손을 모아 인사를 한다.

 

 

배에서 내리자 택시 기사 쏘켐이 대기해 있다. 지금 시각이 4시 반이다. 천천히 호텔로 돌아가면서 아빠는 쏘켐에게

오늘 저녁에 압사라 댄스(캄보디아 전통춤)를 보면서 저녁 식사를 할 만한 싸고 좋은 곳으로 소개해 달라고 한다. 그러자 쏘켐은 자기가 잘 아는 뷔페 식당이 있는데 저녁 6시부터 식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호텔에 도착한 시각은 5시경이라 저녁 식사까지는 1시간 여유가 있다.아빠가 쏘켐에게 레스토랑 예약해 달라고 하고 6시 10분전에 호텔 입구에서 보자고 한다. 호텔에서 레스토랑까지 태워다 주고 나중에 식사 마치고 나면 다시 호텔까지 태워다 줄 예정이다.

 

반나절 택시 대절 요금으로 15달러를 주기로 했지만 원래 앙코르 유적 관광시에 반나절 택시 대절 요금이 15달러이고, 오늘은 우리 가족이 톤레삽 수상촌만 잠시 구경한 거라 비싸다고 했더니 10달러만 달라고 한다. 앞으로 남은 일정에 자기 택시 이용하는 걸로 하고, 오늘 저녁에 호텔에서 레스토랑까지 왕복 요금 포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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