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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제3편 - 세계 최대의 불교 사원 보로부두르(Borobudur)를 구경하다

민지짱여행짱 2018. 5. 13. 00:49

2018년 4월 3일 화요일,

족자카르타와 까리문자와섬 가족여행 3일차입니다.


오늘은 이번 족자카르타 여행의 가장 핵심인 보로부두르(Borobudur) 사원을 구경하러 가는 날이예요. 보로부두르 사원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으로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알려진 곳이예요. 이 곳 족자카르타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약 4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차량으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하더군요.


오전 7시 조금 안되어 일어나 출발 준비를 마친 후 7시 반경에 호텔 레스토랑으로 가서 무료 뷔페 아침식사를 즐깁니다. 오전 8시에 렌트 차량 운전자를 만나기로 했거든요. 요즘은 호텔 뷔페 식사라 할지라도 샐러드와 과일 위주로만 먹는 편이랍니다. 밥이나 육류에 비해 훨씬 먹기에도 편하고 식후 거북한 느낌도 덜해서 좋은거 같아요. 집에서는 이렇게 챙겨먹기가 어려우니 이런 호텔 조식이나마 가볍게 챙겨 먹으려 노력하는 거지요.



오전 8시 정각에 호텔 입구로 나가니 렌트 차량 운전자가 미리 도착해 기다리고 있더군요.

호텔을 출발해 족자카르타 북서쪽 세마랑(Semarang) 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 1시간 반 정도 이동해 오전 9시 반경에 보로부두르 사원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시내를 벗어나기 까지 약간의 신호 대기 정도는 있었으나 도심을 벗어나자 도로는 한산하기 그지없더군요.



렌트 차량 운전자는 우리 부부가 보로부두르 사원을 구경하고 나와 전화 연락을 줄 때까지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네요. 보로부두르 입장 티켓 파는 곳은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른쪽에는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을 위한 매표소가 있고 왼쪽에는 외국인을 위한 매표소가 있답니다. 인터넷으로 가격을 조회해 봤을 때 외국인들은 보로부두르 사원 입장료가 25 USD 혹은 325,000루피아(2018년 4월 기준), 족자카르타 시내에 있는 쁘람바난(Prambanan) 사원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콤보 티켓은 40 USD 혹은 520,000루피아로 너무 비싼 편이더군요. 현지인들은 고작 단일 티켓 40,000 루피아와 콤보 티켓 75,000루피아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우리 부부는 미리 준비해 간 도미실리(Domisili)와 빠순단대학교(Universitas Pasundan) 초청장 등 서류들을 들고서 현지인들 매표소에 줄을 서보기로 합니다. 반둥에 있는 땅꾸반 프라후 화산 구경을 갈 때에는 이들 서류들로 항상 현지인 가격에 티켓팅을 할 수 있었거든요. 만약 이 곳 매표소에서 이들 서류로는 할인이 안된다고 하면 그냥 맞은편 외국인 매표소로 가서 비싼 외국인 티켓을 구입할 수 밖에 없답니다. 


현지인들 매표 창구는 그리 붐비지 않았으나 제가 줄을 서기가 무섭게 방금 도착한 현지인들이 우루루 제 뒤에 줄지어 서네요. 금방 제 차례가 되기에 창구 직원에게 보로부두르와 쁘람바난 콤보 티켓 2매를 달라고 하면서 미리 준비해 간 서류들을 창구에다 들이밀어 봅니다. 직원이 서류들을 대충 보더니 끼따스(KITAS)를 보여달라고 하네요. 우리 부부는 빠순단대학교 초청으로 1년간 반둥에서 살고 있는 중이며 끼따스는 처리중인데 아직 안나오고 있다고 현지어로 얘기를 합니다. 반둥에서 매표시에 습관적으로 해오던 문장들이라 이제는 능숙하게 할 수가 있거든요. 직원이 다시금 서류들을 힐끗 넘겨본 후 다시금 끼따스가 꼭 있어야 한다고 얘기를 합니다. 제가 또 응대를 하려고 하니 제 뒤에 줄지어 선 현지인들을 슬쩍 쳐다보고는 귀찮다는 듯 조용히 15만 루피아 내라고 하면서 서류들을 돌려주더군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15만 루피아를 내고서 2매의 콤보 티켓을 구입하는 데 성공했어요. 


보로부두르 입장 티켓과 쁘람바난 입장 티켓을 따로 구입하는 것보다 콤보 티켓을 구입하는 게 약간 저렴하기도 하거니와 매번 이런 식으로 해서 티켓팅을 시도하는 게 약간은 구차한 느낌도 들었거든요. 현지인 가격으로 티켓 구입이 되든 안되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시도했는데 운좋게 성공한 것 같아요.



구입한 티켓을 집사람과 하나씩 챙겨들고서 입구 검표기에 바코드를 갖다대고 무사히 입장했어요. 혹시라도 검표 과정에서 또 다시 외국인이 현지인 티켓으로 입장하는 거에 대해 문제 삼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현지인들 틈에 끼어 입장을 하다보니 아무런 얘기가 없더군요. 요즘 집사람이 제게 까무잡잡하니 현지인 닮아간다는 소리를 가끔 하던데 제 모습에서 현지인 티가 많이 난걸까요? ㅎㅎ

 

천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원인 보로부두르를 구경하다 무더위에 지치면 그늘에 앉아 잠시 쉬기도 하는 등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봅니다. 오늘은 이 곳 보로부두르 사원만 구경을 하는 걸로 일정을 잡았거든요. 좀 전에 구입한 콤보 티켓의 유효 기한이 내일까지로 적혀있어 쁘람바난 사원은 내일 구경할 예정이랍니다. 운전자 포함 차량 렌트를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반나절 6시간 기준으로 40만 루피아에 대절을 한 터라 낮 12시반에 차량 운전사를 만나 출발하면 될 것이고, 조금 늦게 호텔에 도착하더라도 약간의 팁을 더 드리면 되므로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느긋하게 보로부두르 사원을 구경합니다. 



낮 12시 반경에 보로부두르 사원 구경을 마치고 출구로 나서니 주차장이 있는 곳까지 현지인들 가게들이 좌우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더군요. 기념품을 팔아달라고 호객 행위를 하기도 하지만 모두 무시하고 도중에 갈증이 나서 1만 루피아짜리 음료수를 하나씩 사서 마신 후 계속 주차장으로 걸어갑니다. 현지인들 가게들이 늘어선 골목길을 거의 5분 이상 걸었던 거 같아요. 아뭏든 무사히 주차장에 도착하니 렌트 차량이 안보이네요. 전화를 걸어 우리 부부가 서 있는 주차장 번호를 불러주니 곧이어 차량이 도착하더군요. 12시 45분경 보로부두르 사원을 떠나 족자카르타를 향해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