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9일 수요일,
지난 9월 1일자로 이 곳 반둥에 있는 빠순단대학교에 1년간 파견을 나와서 처음 9월 한 달은 아파트 계약을 비롯한 정착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냈고, 10월 한 달은 한국의 황금 연휴 기간에 맞춰 수마트라섬 서부에 있는 부키팅기와 파당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오고 비자 문제를 해결하느라 싱가폴에 다녀오는 등 반둥을 떠나 있는 날이 많았던 거 같아요.
더군다나 이번 11월에 들어서는 갑자기 제 왼쪽 눈 상태가 안좋아져서 안과 진료 및 치료를 위해 일주일 정도 한국에 다녀오고, 집사람은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딸내미랑 몇일 더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터라 11월 중순까지는 걷잡을 수 없는 나날들이 흘러가고 말았답니다.
이런 바쁜 나날들을 보내는 중에도 이 곳 빠순단대학교 정보기술공학과 교수 두 명과 함께 시작한 공동 연구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년말 즈음이면 국제학술대회에 논문을 투고해도 될 정도로 성과가 나오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부가적으로 이 곳 학과 교수 및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주겠노라 하고 야심차게 세웠던 계획은 자꾸 미루어 지고 있어 안타깝더군요.
지난 주에 학과 교수 및 직원 일부를 모시고 학교 근처 카페에서 점심 식사를 대접하면서 얘기 나눈 결과 오늘부터 매주 수요일에 관심있고 시간되는 분들만 모여 점심 식사를 함께한 다음 한국어 및 한국 문화 교육을 받는 걸로 재차 일정을 잡았답니다. 매주 수요일 오전에 학과 회의가 잡혀있고 이 회의가 끝나면 오후에는 대부분의 교수 및 강사들이 강의 스케쥴이 없어 시간 여유가 생긴다 하더군요.
오늘 첫 한국어 및 한국 문화 교육을 위해 한국어 강의 자료도 직접 만들고, 유투브에서 한국 홍보 영상도 적당한 거 찾아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이 분들이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의 대학교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기에 학교 홈페이지를 방문해 영어로 된 홍보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아 준비를 했구요.
오늘 첫 교육에 참석하시는 분들에게 점심 대접하고자 마르타박(Martabak) 이라는 음식을 준비했어요.
세띠아부디 슈퍼마켓에 있는 KIOSK 레스토랑에 가서 한국의 두꺼운 빈대떡 비슷한 마르타박(Martabak) 아신(Asin)과 두터운 빵 비슷한 마르타박 마니스(Manis)를 각각 두 개씩 사서 학교에 직접 들고 왔답니다.
낮 12시 부터 1시경 까지 제가 준비한 마르타박과 이 곳 학과에서 준비한 매운치킨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이런 저런 한국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 시작한 후 오후 1시부터 약 2시간 정도 본격적으로 제가 준비한 자료들을 가지고서 교육을 진행했어요. 앞으로도 매주 수요일에 이러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