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4일 토요일,
주말을 맞이해 집사람과 함께 아파트에서 그리 멀지않은 주안다 식물원(Taman Hutan Djuanda) 구경을 나섭니다. 그랩 차량을 호출하니 식물원까지 요금이 19,000루피아 나오기에 아파트 입구에서 기다렸다가 식물원을 향해 이동하는 데 하늘엔 금방 비가 쏟아질 듯 먹구름이 몰려들고 차량 정체는 심각한 수준이더군요. 결국 터미널 다고(Terminal Dago) 근처에서 그랩 기사에게 요청해 유턴한 다음 내려달라고 합니다. 요금을 확인하니 이 곳 까지는 16,500루피아가 나오더군요. 식물원 입구에 도착하면 2만 루피아를 드리려고 준비한 터라 그냥 2만 루피아를 그대로 드립니다.
이 분은 인도네시아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은퇴하신 64세 어르신으로서 한국중공업 회사와의 계약차 서울에 두 번 다녀오신 적이 있다 하시네요. 영어도 제법 하시는 터라 차량이 정체되어 있는 동안에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는데 결국 도중에 하차를 하게 되어 버려 많이 아쉽더군요.
마침 하차한 곳 바로 앞에 Bamboo Shack Cafe가 보이네요. 집사람과 카페에 들어가 자리를 잡기 무섭게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네요. 그랩 차량에서 도중에 하차하길 아주 잘 했네요.
카운터 앞에 냉장고에 다양한 주류를 팔고 있더군요. 헐... 대박... 빈탕 맥주 큰거 한 병에 37,000루피아 밖에 안하네요. 지금까지 반둥에서 본 가장 저렴한 가격이었어요. 한국의 레몬 소주도 팔고 있기에 가격을 물어보니 90,000 루피아 이더군요. 보통 10만 루피아 넘어가던데 이 곳에서는 저렴한 편이네요.
이런 카페 찾기를 학수 고대해 왔는데 우연히 이런 카페를 발견하게 될 줄을 몰랐네요.
집사람은 커피를 한 잔 시키고 저는 빈탕 맥주를 한 병 주문했어요.
술 안주로 뭘 고를까 하다가 The Boss Tenderloin 스테이크를 주문을 했어요. 그냥 Tenderloin 가격이 6만 루피아인데 이 건 큰 사이즈의 고기라고 적혀있고 가격은 85,000루피아 이더군요.
계란 발라서 구운 식빵으로 아침 식사를 한지 겨우 2시간도 채 안된터라 집사람은 배가 별로 안고프다고 하기에 보통 사이즈가 아닌 큰 사이즈의 스테이크로 하나만 주문하기로 한 거예요. 인도네시아에서 판매하는 소고기는 질긴 면이 있어서 조금 부드럽게 먹을 수 있도록 굽기 정도를 미디움으로 요청했고, 소스를 고르라기에 바비큐 소스로 주문을 했어요. 10분 정도 뒤에 나온 고기는 양이 많은 편이라 집사람과 둘이서 나눠 먹었네요. 고기도 그냥 덩어리를 자른게 아니라 다져서 구운 듯해 오히려 고기가 부드럽고 식감이 더 좋더군요.
스테이크가 나올 즈음에 큰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오더니 제 옆 의자에 슬며시 올라와서 잠을 청하네요.
스테이크를 먹는 동안에도 조용히 잠만 자고 있는데 먹는 거에 관심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잠을 자는 모습이 하도 귀여워서 몇 장의 사진을 남겨봤어요.
2층에도 카페의 일부인 것 같아 올라가 보니 포켓볼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그 옆에는 빔 프로젝트가 설치되어 단체로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더군요. 이들 공간은 카페 이용 손님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1층에 화장실이 있는 곳 근처에는 가라오케 시설도 되어 있던데 어느 수준으로 이용 가능한지 궁금하네요.
1시간 반 정도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카운터에서 계산을 했는데 이 곳은 메뉴 상에 나온 가격 이외에 택스나 봉사료를 전혀 받지 않더군요. 정말 착한 가게라는 생각이 들어 다음에 다고 헤리티지 골프 클럽에서 라운딩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주 이 곳에 들러 점심 식사도 하고 맥주를 마시리라 생각합니다. 카운터 앞 냉장고의 술은 판매 가격으로 구입해서 테이크아웃 가능하다 하니 집에 술이 부족하면 비어포인트(BeerPoint)로 가지않고 이 곳에 와야 겠어요. 이 곳이 아파트에서 더 가깝고 가격도 저렴하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