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3일 토요일,
베트남/인도네시아 여행 5일차입니다.
어제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든 터라 오늘은 아침 6시 이전에 눈이 뜨이네요.
객실 창밖을 보니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어 곧 일출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더군요.
하늘에 먹구름이 끼어있어 완전한 일출을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반둥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일출이라 느긋하게 변화 무쌍한 하늘의 변화를 구경하고 시간의 흐름을 느끼면서 상쾌한 아침을 맞이합니다.
오전 8시경에 호텔 레스토랑으로 내려가 아침 식사를 합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아침을 거르는 편인데 여기 와서는 매일 아침을 빼먹지 않고 먹게 되네요. 그 동안 다이어트를 하느라 거의 매일 1시간씩 땀흘리며 런닝 머신을 뛰곤 했는데... 다시 원상 복귀하는 느낌이 오네요.
오늘은 오후 3시 반에 있는 앙크룽 우조(Angklung Udjo) 공연을 볼 예정이랍니다. 대나무로 만든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공연인데 지금까지 두 번이나 관람을 했지만 다시 보고 싶더군요. 호텔 객실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침대 머리맡에 2만 루피를 팁으로 올려놓고, 오전 11시경에 근처에 있는 아울렛으로 쇼핑을 하러 나섭니다. 헤리티지 아울렛(Heritage Outlet)과 더 시크릿 아울렛(The Secret Outlet)이 호텔 근처에 모여 있어 이 두 곳 아울렛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기로 한 거예요. 우리가 생각하는 그리 규모가 큰 아울렛은 아니고 루마 모드(Rumah Mode) 팩토리 아울렛과 마찬가지로 단일 층의 건물에 매장들이 몇 개 모여있는 규모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호텔 근처에서 아울렛 방향으로 가는 앙콧을 타고서 10분 정도 이동해 헤리티지 아울렛이 보이기에 내립니다. 지나는 길에 더 시크릿 아울렛도 보이던데 그냥 헤리티지 아울렛을 먼저 둘러보기로 했어요. 요금은 3천 루피(300원)을 달라고 하더군요. 할인 상품으로 수영복 비슷한 운동복이 보이기에 3개 샀어요. 집사람과 딸내미까지 세트로 맞춰 입으려고요.
이 곳 반둥에서 명물로 알려진 아만다 브라우니 가게가 이 곳 헤리티지 아울렛 근처 Jessie James 쇼핑 센터 옆에 있다고 어떤 블로그에 올라와 있기에 찾아갔으나 잘못된 정보이더군요. 그냥 헛걸음을 한 거예요.
오후 1시 40분경에 쇼핑을 끝내고 더 시크릿 아울렛 입구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앙크룽 우조로 이동합니다. 앙콧은 많이 다니는 데 의외로 이 곳 앞으로 택시가 잘 안다니네요. 거의 십여분을 기다리다가 반대편으로 지나가는 택시를 돌려세워서 겨우 탈 수 있었답니다. 앞으로 이런 곳에서는 우버(Uber) 택시를 이용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 스마트폰에 이미 우버 택시 어플리케이션이 깔려있었으나 그 동안 이용할 기회가 없었는데...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에 이 곳 인도네시아 전화번호를 넣어 우버 어플리케이션에 정식 등록을 합니다. 지난 가을에 앙크룽 공연 관람을 마치고서 택시를 잡으려고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앙크룽 공연 관람을 마치고 나서 호텔까지 우버 택시를 이용해 보려고 합니다. 시내 목적지까지의 이동 경로는 맵스미(MAPS.ME) 지도 어플이 좋더군요. 오프라인 지도 어플리케이션이다 보니 GPS만 활성화시키면 와이파이나 데이터 사용 없이도 지도 이용이 가능하고, 또한 여행하는 도시의 지도를 다운로드 받아서 이용하는 방식이라 구글 맵 보다도 상세한 편이더군요.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서 앙크룽 우조로 가는 길을 확인하고 도착 예정 시각도 확인하며 가고 있어요.
오후 2시 15분 경에 사웅 앙크룽 우조에 도착했어요. 택시비가 37,500 루피 정도 나왔는데 택시 기사에게 40,000 루피를 드렸어요.
오후 3시 30분에 공연이 시작되는 터라 우선 티켓팅 부터 합니다. 입장료는 1인당 55,000루피입니다. 별도의 티켓이 없고 자그마한 목걸이형 앙크룽을 주는데 이게 바로 입장 티켓인 셈이예요. 공연장을 끼고 있는 레스토랑으로 이동해 점심 식사를 합니다. 식사류는 나시고랭과 비프 블랙페퍼를 주문했고, 마실 것은 아이스커피와 그린 헬스티를 주문했어요. 점심 식사비로 110,000 루피가 나오네요.
점심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오후 3시 15분 경이 되었네요. 공연장으로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작은 앙크룽이 붙어있는 목걸이를 메고서 공연장으로 들어가면 되구요, 생수나 아이스크림 중에서 하나를 무료로 제공한답니다. 저는 아이스크림을 선택했어요. 3시반부터 5시반까지 2시간 정도 공연 관람을 합니다. 이 번에 세 번째 관람인데도 흥미롭네요.
오후 5시 반경에 공연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우버 택시를 호출합니다. GPS를 활성화 시킨 후에 우버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근처에 있는 우버 택시들의 위치가 나와요. 목적지를 노보텔 반둥 호텔로 입력한 다음 대략적인 요금 견적을 확인하고서 호출 버튼을 클릭합니다. 곧바로 호출 접수가 되어 기사가 배정되고 우버 택시의 차량 번호와 차량 종류까지 보여주네요. 오후 5시 45분 경에 앙크룽 우조 주차장으로 우버 택시가 도착하더군요. 지도 상에서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 파악하면서 언제쯤 차량이 도착하는 지를 알 수 있어 좋네요. 약 35분 정도 걸려 오후 6시 15분 경에 호텔에 무사히 도착했어요. 목적지에 도착하면 운전 기사의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제 스마트폰 상에도 요금이 나타납니다. 37,500루피 요금이 나왔는데 차량도 깨끗하고 운전 매너도 좋은 것 같고 무엇보다도 제가 처음으로 우버 택시를 이용하게 된 기념으로 해서 팁 포함해서 50,000루피를 드렸어요. 그리고 별점도 5개 만점으로 해서 최고의 평가 점수를 드리겠다고 하니 너무 고마워 하시더군요. 호텔 입구에서 내려 객실로 이동하는 동안에 별점과 이용 후기를 남겨드렸어요.
어코호텔스 멤버로서 이 곳 노보텔 반둥 호텔을 예약하고서 받은 58만 루피 상당의 바우처를 사용해야 합니다. 호텔 내에서 맛사지를 받고 남은 금액으로 호텔 바(Bar)에서 칵테일을 몆 잔 마실 수 있더군요. 저녁 7시에 호텔 1층에 있는 오디세우스(Odiseus) 라는 스파에서 1시간에 26만 루피 가격인 자바 전통맛사지(Javanese Traditional Massage)를 받았는데 너무 좋더군요. 어차피 넉넉한 바우처 금액인지라 이 곳 스파에서 모두 탕진하자는 생각이 들어 이 번에는 아로마 맛사지(Aromatherapy Massage)를 1시간 추가로 받았어요. 맛사지를 받는 동안에 테라피스트들이 얼굴 맛사지도 10만 루피 밖에 안하니 받아보라고 권유하더군요. 이건 메뉴에도 없는 것이라 아무래도 테라피스트들의 팁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차피 공짜로 생긴 바우처로 2시간 씩이나 맛사지를 받은 터라 이 정도 팁은 드려야 겠다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얼굴 맛사지도 15분 정도 받게 되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계산을 할 때 26만 루피 짜리 맛사지 2회 가격인 52만 루피는 룸 차지로 처리하고, 얼굴 맛사지 비용은 현금으로 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미리 준비해 간 10만 루피를 현금 계산했네요. 룸 차지로 계산한 52만 루피는 바로 프론트로 가서 바우처로 계산하겠다고 합니다.
바우처 남은 금액인 6만 루피(6천원)로 칵테일 한 잔 마실까 하다가 딸내미가 좋아하는 반둥의 명물 아만다 브라우니(Amanda Brownies) 가게가 문을 닫기 전에 얼른 사러 나서야 할 것 같아 남은 금액을 포기하기로 합니다. 릴라 학생에게 물어보니 호텔 근처에 아만다 브라우니를 파는 가게가 있다면서 주소를 보내 왔기에 맵스미 지도를 보면서 찾아갑니다. 호텔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가게가 있는 걸로 나오는데 실제 지도를 보면서 찾아가다 보니 주택가 작은 골목으로 가는 것 같더군요. 이런 곳에 가게가 있을 것 같지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자그마한 가게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자그마한 집에서 소매로 몇 개 전시해 놓고서 파는 곳이더군요. 오리지날 브라우니 한 박스에 45,000루피를 부르던데 인터넷 블로그에 올라온 구입 가격보다 많이 비싸더군요. 하지만 내일 아침 일찍 반둥을 떠나야 하는 터라 딸내미를 생각해 오리지날 2박스를 사가지고 돌아옵니다.
호텔 근처에 돌아오면서 생각해 보니 아직 저녁을 안먹었더군요. 객실에 들어가서 방금 전에 산 브라우니를 하나 먹어치울까 하다가 딸내미 주려고 어렵게 산 걸 먹어치울 수는 없을 거 같아 호텔 바로 옆에 있는 D'Lotus 레스토랑에 들립니다. 반둥에 도착한 첫날 저녁에 식사를 한 레스토랑이지요. 밤 10시가 되어가는 터라 거의 문닫을 시간인 거 같더군요. 가장 빨리 되는 요리를 시켜 저녁 식사를 급하게 한 다음 객실에 돌아와 반둥에서의 마지막 밤을 맞이합니다.
역시 생각한 대로 헤리티지 아울렛의 규모는 루마 모드랑 비슷하다는 느낌이더군요.
하지만 근처에 더 시크릿 아울렛이 보이기에 들어가 구경하다가 티셔츠 하나 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