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8일 화요일,
동유럽 4개국과 스페인 가족여행 21일차입니다.
세비야 대성당 구경을 마치고 나니 오후 2시 반이나 되었더군요. 집사람과 함께 근처에 있는 자그마한 광장에서 다음 목적지를 논의하다가 아침 식사도 안했고 점심 식사 시간도 훌쩍 넘긴 상황이라 우선적으로 식사를 할 만한 레스토랑을 찾기로 한다. 구글 지도를 열어놓고 주변의 추천 맛집을 검색하다가 집사람이 고른 세비야 왕궁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결정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늦은 점심 식사를 하러 찾아간 곳은 바로 비네리아(Vineria)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다. 손님들이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 편이나 우리 부부는 실내 테이블에 조용히 자리를 잡은 다음 먹물 스파게티와 문어 요리를 각각 하나씩 주문하고, 마실거리로 크루즈캄포 병맥주 작은거 하나랑 상그리아를 한 잔을 주문한다. 두 개의 요리를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부족함이 느껴지기에 돼지고기 스테이크를 하나 추가로 주문해 식사를 마친 다음 식사비 30.1유로(부가세 포함)에다 약간의 팁을 얹어 32유로를 현금으로 지불한다.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친 후 구글 지도를 보면서 다음 목적지로 근처 강변으로 가서 Torre del Oro 라는 탑을 구경하기로 한다. 옛날에 세비야를 수호하기 위해 세워놓은 탑으로서 금탑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는데 자료를 찾아봐도 황금을 보관했다거나 아니면 일몰에 금빛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든지 등과는 관련이 없다네요. 집사람과 함께 이동하다가 나 혼자서 다시 세비야 대학교를 둘러보기로 하고 학교 입구로 들어선다. 어젯밤에 세비야 대학교 외관을 잠시 구경했지만 건물 내부에 들어서서 구경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집사람은 뭐 특별한거 없을거라면서 그냥 금탑이 있는 곳에 먼저 가서 구경한 뒤에 근처에서 쉬고 있겠다고 한다.
집사람을 먼저 금탑이 있는 곳으로 보내놓고 나 혼자서 세비야 대학교를 구경하고 나와 천천히 금탑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이동 중에 주정부 청사 건물이 멋스럽기에 외관만 잠시 구경을 하고는 곧바로 금탑이 있는 곳으로 가서 집사람과 합류한다.
금탑은 내부에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는 곳은 아니더군요. 그냥 집사람과 함께 금탑 근처 계단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가 호텔로 돌아가기로 하고 도로 맞은 편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한다. 구글 지도에서 제공하는 교통 정보를 확인하니 이 곳에서 10여분 기다려 C5 버스를 타면 시내를 좀 돌고 돌아 호텔 근처까지 가는 걸로 나온다. 근데 이 곳은 바로 세비야에서 가장 큰 마에스트란자 극장(Teatro de la Maestranza)이 있는 곳이네요. 주로 오페라와 콘서트가 열리는 곳이라 하는데 출입문이 닫혀있는 데다가 두 사람 모두 지금의 관심사가 아니라서 그냥 패스한다.
이 곳에서 호텔까지 걸어가더라도 10여분 밖에 안걸리는 걸로 나오기에 버스 타기를 포기하고 천천히 걸어가기로 한다. 무엇보다 이 곳 극장 근처에 투우장이 있다고 구글 지도에 나오고 호텔로 가는 도중에 잠시 구경할 수가 있기에 투우장을 찾기로 한거다.
지금 투우 경기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텅 빈 투우장을 구경하려 해도 10유로 남짓 비싼 티켓을 구입해야 하더군요. 그냥 투우장 주변 풍경만 구경하다가 호텔을 향해 발길을 돌린다.
살바도로 성당과 세비야 대성당을 제외하고는 세비야 시내의 소소한 볼거리들을 대부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둘러본 셈이다. 오후 5시 반경에 호텔에 도착해 두 사람 모두 침대에 몸을 던지며 지친 몸을 뉘인다. 일단 휴식을 좀 취하고 난 뒤에 저녁 식사도 하고 플라멩고 공연을 보거나 메트로폴 파라솔 야경을 보러 나서기로 한다.
하지만 짧게 한숨을 자고 일어났더니 저녁 8시를 넘기고 있기에 내일 그라나다로 가는 일정을 고려해 외출을 접기로 한다. 그래도 저녁 식사는 해야할 것 같아 구글 지도를 보니 호텔 바로 옆에 아시안 마트가 있다고 나오기에 생수(0.75 유로)와 컵라면(1.49유로)을 사가지고 와서 저녁 식사를 대신한다. 며칠 뒤에 바르셀로나에서 먹으려고 봉지 라면(0.99유로)도 두 개 구입했어요.